마스터링

21.3.5 - 클리셰 SF 세계관의 크리쳐는 그어그어하고 울지 않는다 (For. 남봉구)

넨네넨네 2021. 5. 25. 02:45


지아라
(네)

남봉구
(하민)

 

 

 

 
으
 
아
 
폐부에서부터 강한 압력이 치솟고, 이내 거센 기침 소리와 함께 당신은 핏덩어리를 토해냅니다.
 
그와 동시에 당신은 눈을 뜹니다.
 
모든 것이 얼어붙을 듯한 겨울날의 추위 속,
 
회색 하늘 위로 어지럽게 흩날리는 눈송이들,
 
어깨의 상처에서는 끊임없이 피가 흐르고 있습니다.
 
끔찍한 비린내에 머리가 아픕니다.
 
불쾌한 기분에 팔이나 다리를 움직이자 여기여기 끈적하게 말라붙은 피가 보입니다.
 
사방으로 흩어진 머리카락은 핏물에 젖어 축축합니다.
 
몸에 꼭 맞는 검은 군복이 지독하게 무겁습니다.
 
생명줄처럼 쥐고 있던 총은 저 멀리 날아간 지 오래입니다.
 
그보다, 당신의 상처에서 흐른 피가 차가운 웅덩이를 이루고 있습니다.
 
자신에게 발생한 참혹한 상황에, SAN c. 0/1d2
 
남봉구:
SAN Roll
기준치: 70/35/14
굴림: 86
판정결과: 실패
2
 
그리 떨어지지 않은 곳에서 오래된 라디오의 잡음 섞인 소리가 울려 퍼집니다.
 
"오늘은 크리쳐 발생 시...으로부터 866...니다."
 
"안심...시오, 국민..."
 
"안심, 안심하십시오."
 
"안전지대의 최전방은 최강의 인류에게 지켜지고 있습니다."
 
안전지대가 무엇인지 기억나지 않습니다.
 
나이가 기억나지 않습니다.
 
출생지, 부모, 무엇을 하던 사람이었는지조차 기억해낼 수 없습니다.
 
하지만 당신은 일어나야 합니다.
 
이런 곳에 누워있을 시간이 없으니까요.
 
바짝 마른 입에서 혈항이 느껴지고, 이곳에서 벗어나고 싶은 욕구가 치밉니다.
 
피 웅덩이 속에 계속 누워있다간 다양한 사인 중 하나로 죽어버리고 말 테니 움직이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그렇게 생각한 당신은 자리에서 일어납니다.
 
상처를 보아하니 팔이 달랑달랑하게 달려있던 것 같은데, 지금은 제법 잘 움직이네요.
 
던져둔 총을 주워들어도 크게 부담 가지 않습니다.
 
사방은 눈에 쌓여 질리도록 새하얗습니다.
 
이곳은 도시 외곽.
 
아득하게 휘몰아치는 검은 눈보라 너머로 야경이 빛나고 있습니다.
 
드문드문 어둠이 잠식한 도시의 야경은 어쩐지 위태롭고 쓸쓸합니다.
 
네 (GM):관찰판정!
 
남봉구:
관찰력
기준치: 75/37/15
굴림: 97
판정결과: 실패
 
멀지 않은 곳에서 라디오 소리가 들립니다.
 
소리의 출처는...
 
어라, 불 앞에 낯선 사람이 등을 돌린 채 앉아있습니다.
 
저곳에서 들리는 것 같네요.
 
원인을 알 수 없는 허기와 살벌한 추위가 당신을 괴롭힙니다.
 
저 사람에게 무언가를 받을 수 있지 않을까요?
 
주지 않는다면 억지로 빼앗는다거나, 아무쪼록 총을 가진 당신에겐 많은 방법이 있겠죠.
 
두 사람의 거리는 순식간에 좁혀집니다.
 
매끄러운 눈을 밟을 때마다 볼품없는 소리를 내며 발이 잠깁니다.
 
온기, 식량, 그 외 다양한 것을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하니 들뜨기까지 합니다.
 
어쩐지 심장이 두근거리는 것 같기도 해요.
 
등을 돌린 사람은 당신이 바로 뒤에 왔음에도 고개를 돌리지 않습니다.
 
레토르트 식품의 푹 익은 건더기를 일회용 포크로 휘저을 뿐.
 
라디오 소리에 푹 빠져 있습니다.
 
여전히 최강의 인류를 운운하는 걸 보니, 분명 시답지 않은 가십 뉴스겠지만요.
 
문득 당신은,
 
자신의 숨이 굉장히 거칠어졌다는 것을 깨닫습니다.
 
당신은 무엇을 위해 이 사람에게 왔나요?
 
그러니까,
 
여긴 너무 춥고,
 
배고 고프고,
 
그래서, 식량과 온기를 얻기 위해서,
 
그리고,
 
아, 맞습니다...
 
남봉구:무엇이든 좋으니 죽여버리고 싶어.
 
라고, 생각해버렸는지도 몰라요.
 
부추기듯 두드리는 심장 고동 소리를 결국 참지 못하고 낯선 사람에게 달려듭니다.
 
아니, 달려들었을 겁니다.
 
분명 달려들지 않았나요?
 
작은 방식도 알지 못하는 총을 내던지고,
 
날카로운 이빨과 손톱을 세운다거나...
 
대충, 그랬던 것 같은데...
 
"―――!"
 
굉음이 울리고, 허수아비가 쓰러지는 것처럼 무기력한 퍽! 소리와 함께,
 
당신의 세상이 한 번 크게 뒤집히더니,
 
어느덧 낯선 사람은 당신을 내려다보고 있었습니다.
 
새까만 검은 눈을 가진 여자와 눈이 마주칩니다.
 
모든 것을 집어삼킬 듯 부는 바람과 내리는 눈,
 
그것들로만 이루어진 전부 잿빛인 세계에서... 그 홀로 선 채로.
 
문득, 당신은 가슴이 허합니다.
 
소중한 것을 잃어버린 것 같아요.
 
이를테면 심장이라거나.
 
...
 
이런, 내려다보니 정말 없습니다!
 
사람이 살아가는 데 있어야 할 장기들은 존재하지 않고,
 
휑한 구멍이 붉고 끈적한 액체를 토해내고 있을 뿐입니다.
 
어디선가 그런 이야기를 들었던가요?
 
정말로 잔인한 장면은 장기를 흘리고 있는 것이 아닌,
 
있어야 할 것이 없는 광경이라고...
 
대단해요! 엄청난 위력이에요!
 
아마 거대한 주포 같은 것에 맞은 게 아닐까 싶습니다.
 
한가하게 이런 걸 추측하고 있을 땐 아닌 것 같지만요.
 
피를 토할 틈도 없이 시야 너머의 모든 것이 어두워지며 몸을 지탱하고 있던 의식이 멀어집니다.
 
강렬한 충격과 온몸의 세포가 전멸하는 듯한 고통이란!
 
당신은 어렴풋하게나마 자신이 이제 곧 죽는다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대로 끝? 정말?
 
당신의 삶이 마무리되는 걸까요?
 
END 6. 배드엔딩.
 
남봉구, 로스트
 
...
 
...
 
...아니, 안 돼요!
 
일반적인 상식으로는 받아들이기 힘등 상황에, SAN c. 0/1d3
 
남봉구:
SAN Roll
기준치: 68/34/13
굴림: 97
판정결과: 실패
3
(ㅋㅋㅋ 아 이럴때 아닌데 웃음이 나네)
 
네 (GM):zzdk
ㅋㅋ아
 
죽음을 받아들이거나, 혹은 받아들이지 못했거나...
 
혼란스러워할 무렵, 시야가 가물가물한 당신의 시야에 무언가가 들어옵니다.
 
낯선 사람의 손에 들린,
 
끝에서 작은 연기가 피어오르는, 검고 긴, 섬세하고 복잡한 기체는...
 
잠에서 깨어난 당신이 집어들은 총과 꼭 닮은 종류의 것이었습니다.
 
날파리처럼 웅웅거리던 지겨운 라디오 소리가 말을 끝맺습니다.
 
"걱정하지 마십시오, 시민여러분."
 
"아직 우리에겐 최강의 인류가 있습니다."
 
"남봉구 씨와 지아라 씨에 의해, 제 13번재 안전지대는 오늘도 지켜지고 있으니까요."
 
그 말을 끝으로 모든 것이 흐려집니다.
 
낯선 사람은 무전기를 고쳐 잡고 당신에 대해 보고합니다.
 
사무적인 어조는 덤덤하게 말을 이어나갑니다.
 
지아라:일시적인 기억 상실, 전투에 대한 비정상적인 집착 발생.
일단 한 번 리셋 했으며 다음 소생까지 남은 시간은...
 
와우! 저 사람은 정말 어딘가의 SF 장르 클리셰 영화 등장인물처럼 말하는군요.
 
그런데, 방금 라디오가 뭐라고 말했죠?
 
정말 이상...
 
...
 
...
 
[ SYSTEM : 꺼져가는 의식의 틈을 비집고, 탐사자의 '소중한' 기억이 회복됩니다. ]
 
삽입
 
이
 
이
 
이
 
폐부에서 강한 압력이 치솟고, 이내 거센 기침 소리와 함께 당신은 핏덩어리를 토해냅니다.
 
그와 동시에 당신은 눈을 뜹니다.
 
모든 것이 얼어붙을 듯한 겨울 날의 추위 속,
 
회색 하늘 위로 어지럽게 흩날리는 눈송이들,
 
가슴의 상처에서는 끊임없이 피가 흐르고 있습니다.
 
끔찍한 비린내에... 아, 됐어요. 같은 걸 또 반복할 필요는 없죠.
 
자신에게 발생한 참혹한 상황에, SAN c. 0/1d2
 
남봉구:
SAN Roll
기준치: 65/32/13
굴림: 67
판정결과: 실패
(로판을 꿈꿨는데 이런 하드보일드한 세계에 떨어졌으니 제정신을 차릴수가 없죠) 2
 
그래도 이전 소생 직후와 달리 혼란스러움은 한결 덜합니다.
 
짜증나는 라디오 소리는 더 들리지 않습니다.
 
한층 더 어둡게 가라앉은 회색 하늘을 바라보고 있으면,
 
묵직하게 눈 바닥을 밟는 군화 소리가 가까워집니다.
 
지아라:이제 정신이 들어?
 
총을 고쳐잡은 지아라가 근처에 다가와 묻습니다.
 
그렇지 않다고 대답하면 당장이라도 한 발 더 갈길 기세입니다.
 
지아라:전자기기도 맞으면 고쳐진다던데, 크리쳐도 TV같은 건가?
 
남봉구:잠깐,잠깐 아라씨 나 정신 차렸으니까...
 
지아라:이번엔 확실히 멀쩡한 것 같네...
 
남봉구:너무해... 아깐 내가 심하긴 했지만... 그렇다고 가슴을 쏘는게 어딨어...
 
지아라:자, 일어나. (방금 봉구를 꿰뚫은 빅-건의 끝을 내민다.)
 
남봉구:(그런거 강조하지마 ㅜ) 저기 아라씨... 아무리 나라도 방금 내 가슴을 가차없이 뚫어버린걸 붙잡고 일어나고싶진 않아...
 
지아라:그래서, 안 일어날거야? (총 끝 흔들흔들)
 
남봉구:아냐 일어나, 일어날거니까(ㅜㅜ)(끙끙대며 일어남)
 
지아라:(일어나는거 지켜보면서) 이런 상황이 싫으면 애초에 죽지 않으려고 노력을 하라고~
매번 널 죽이는 것도 힘들어. 알아?
 
그래요. 지아라는 당신을 처참하게 살해한 뒤에도 가벼운 농담을 던지고 있지만,
 
당신의 소중한 전우입니다.
 
남봉구:그럼 죽이지 않으면 되잖아...
 
지아라:그럼 네가 오작동 일으키는 걸 가만히 지켜보고 있으라고?
나한테 덤벼들기까지 하는데?
나도 좋아서 하는 일이 아니야. 가끔 한눈 판 사이에 까마귀가 뭐 물고 가기도 한다고.
 
남봉구:한눈 팔지마! 한눈 팔지 말고 나에게 집중을 해줘...
 
지아라:으이그, 염병하네...
 
지아라와 가벼운 대화를 나누며 기억을 더듬어보면,
 
분명 이전 임무를 끝낸 직후에 당신이 사망했던 것 같습니다.
 
소생 직후에는 10번 중 1번 꼴로 이번처럼 정신이 이상해지는 때도 있었는데,
 
그때마다 지아라가 물리적인 '리셋'을 도와줬던 기억이 납니다.
 
죽음은 익숙하지만 다정하지 않고, 소생직후의 첫 숨은 유난히 차갑습니다.
 
지아라:뭐... 지금은 멀쩡해진 것 같으니 다행이네.
 
임무가 끝나면 휴식기가 주어지니 느슨하게 풀어질 법도 한데,
 
어째서인지 지아라는 농담 도중에도 빈틈없는 모습으로 조금 떨어진 도시에 시선을 던지고 있습니다.
 
시간이 꽤 흘렀는지, 당신이 주변을 둘러보아도 음식과 모닥불은 이제 보이지 않습니다.
 
지아라:너, 저번에 있었던 일은 기억 나?
 
남봉구:(나는...기억하나? 하늘 흘끔 봄)
 
음.. 임무 열심히 하고 있던 건 기억나는데....
 
아무래도 죽은 이후를 기억하긴 힘든 일이죠.
 
남봉구:음...아니...? (데헷페로)
기억해야 해...?
 
지아라:으이그 화상아~ (머리 빡!)
 
남봉구:아, 아파 아라씨! (맞은곳 문지름)
말로 해 말로... 허구헌날 때리기만 하고...
 
지아라:크리쳐면서 이 정도로 뭘... (아니다 크리쳐도 아픈건 아프다)
 
남봉구:크리쳐도 살아있는 생명이라구...
(암세포도 생명이잖아요 톤)
 
지아라:(쌩무시) 그럼 기억 못 하는 걸로 알고...
 
남봉구:...저기, 아라씨... 나 아픈 것 같아...
 
지아라:(역시나.. 무시.) 이전 임무는 네가 죽은 이후에도 이 누나가 뒤처리 해서 성공적으로 완수했어.
 
남봉구:저기, 아라씨 나 아프다니까...? (누나 발언 무시함)
 
지아라:넌 그 동안 과다출혈로 죽었었고... (한심하다는 눈으로 봄!)
 
남봉구:피가 흐르는걸 어떻게 막아...
 
지아라:애초에 몸을 조심히 써야지, 바보야.
...아무튼.
원래 네 자가소생에 걸리는 시간이 좀 복불복이긴 했는데, 어째선지 이번 소생은 진짜 오래 걸렸거든?
지인짜 오래 걸린데다가 네가 두 번이나죽는 바람에 임무가 지체되었지 뭐니?
 
남봉구:알...알았어 미안해...
그치만 내가 죽고싶어서 죽은 것도 아닌데... 아라씨는 맨날 갈구기만 해...
 
지아라:아니 그럼, 내가 죽는 거 본 적 있니?
난 인간이고 넌 크리쳐인데 넌 왜 맨날 죽을까?
(끝나지 않는 갈굼ㅡ)
 
남봉구:
SAN Roll
기준치: 63/31/12
굴림: 8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지아라:(이럴때만 성공하고 앉았네 아오ㅋㅋ)
 
남봉구:(ㅋㅋ)
아라씨...
그냥 나 한번 더 죽일래...?
죽으면 이 갈굼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 같은데...
 
지아라:(다시 한 번 머리 빡!) 안 그래도 늦었다니까 뭔 헛소리래?
 
남봉구:아파!
 
지아라:헛소리 짱짱하게 잘 하는 것 봐선 멀쩡한 것 같은데, 바로 돌입해도 되겠지?
자, 이게 이번 임무다.
 
지아라가 단말을 조작해, 화면을 당신에게 보여줍니다.
 
이
 
남봉구:(화면 물끄럼...) A시가 어디에 있는데...?
 
지아라:지금부터 이동할거야.
내용을 보다시피, 이번엔 좀 규모가 큰데다 전투도 잦을 것 같아서 힘들 것 같아.
뭐, 힘들지 않은 임무가 있었나 싶지만...
 
남봉구:나 벌써 피곤한 것 같기도...
나는 그냥... 운명적인 내사랑을 만나고 싶었을 뿐인데 왜 이러고 있지...
 
지아라:어허, 인~간도 이렇게 있는데 어딜 감히 크으리쳐가 그렇게 엄살이야?
 
남봉구:아라씨... 꼰대같아..
 
지아라:너만을 위한 맞춤형 꼰대다 이자식아. (등 손으로 퍽 치고 먼저 앞장 선다...)
이제 출발할거니까 따라와.
 
남봉구:(아...아무래도 건강판정 해야할듯)(맞은곳 문지르고 싶은데 등이라서 팔 안닿음) 알았어... (털레털레
 
크리쳐도 본인 등을 만지는 것은 어려운 일이었습니다..
 
지아라의 뒤를 따라갑니다.
 
매서운 칼바람에 반복 재생을 눌러둔 영상처럼 규칙적으로 머리카락이 흔들립니다.
 
A시의 오늘 날씨는 영하 20도.
 
방한복을 뚫고 싸늘한 냉기가 침입합니다.
 
지아라가 무어라 말하려는 듯 입을 벙긋거리지만,
 
이내 거대한 소음에 묻혀버립니다.
 
쌓인 눈을 날려버리는 강한 바람,
 
그리고... 헬기입니다.
 
두 사람을 태운 헬기는 상공으로 날아오릅니다.
 
목표 지점은 일주일 전 크리쳐에게 점령당한 A시.
 
전력이 채 끊기지 않은 유령도시의 야경은 눈이 시리도록 푸른 빛을 띠고 있었습니다.
 
음울한 빛 사이 드문드문 자리 잡은 어둠은,
 
분명 도시의 예비 전력이 다해가고 있기 때문이겠죠.
 
감상에 젖어있을 때가 아닙니다.
 
전력이 끊긴다면 생존자를 구해낼 수 있는 확률도 떨어질 테니까요.
 
헬기이 문이 열리고, 따가운 겨울바람이 휘몰아칩니다.
 
복잡한 머릿속이 한결 식는 것 같습니다.
 
발각당할 위험이 있으므로 헬기는 착륙하지 않습니다.
 
같은 이유로 낙하산 또한 없습니다.
 
내려갈 방법은 단 하나.
 
지아라:이제 도착 지점인데, 준비 됐어?
 
남봉구:준비 안됐다고 해도 끌고 갈거면서 왜 물어봐...
 
지아라:예의 상 물어보는 거지, 예의상.
자, 그럼 갈까?
 
그 소리와 함께 지아라의 손길이 당신의 등을 떠밀고,
 
우리는 맨몸으로 도심에 뛰어듭니다.
 
이
 
쿵!
 
허공을 한 바퀴 돈 당신이 착지한 시멘트 바닥에 굉음과 함께 금이 가며 사방으로 파편이 흩어집니다.
 
파괴력과 달리 미끄럼틀을 타듯 능숙한 착지입니다.
 
문제는 조금도 없습니다.
 
까딱 잘못하면 머리로 박을 수도 있지만,
 
뇌가 터져도 살아나는 체질이라 가능한 작전이죠.
 
사실, 이 소리 때문에 발각되지 않을까 싶기도 하지만...
 
헬기보다는 눈에 덜 띄는 방법이니 어쩔 수 없습니다.
 
남봉구:(투머치하드보일드)
 
우선 두 사람 몫의 짐가방은 내려두고 아직 떨어지는 중인 지아라를 받아볼까요.
 
네 (GM):민첩판정!
 
남봉구:
민첩
기준치: 40/20/8
굴림: 22
판정결과: 보통 성공
 
이제는 익숙한 낙법입니다.
 
턱, 소리와 함께 당신은 지아라를 두 손으로 받아 사뿐히 안아 올립니다.
 
남봉구:아라씨 무거워...
 
눈 내리는 도심이 한눈에 보이는 높은 건물의 옥상에 단 둘이네요...
 
물론, 낭만적인 구석은 없습니다.
 
지아라:어이구, 엄살 부리긴. (익숙하게 품에서 내려가곤 어깨 찰싹!)
 
남봉구:아프다니까... 그만 때려..
 
지아라:죽는 것도 많이 죽어봤는데 이게 뭐 아파?
 
남봉구:그건 그거고 이건 이거지
 
지아라:내 눈엔 그냥 엄살이야, 엄살.
 
남봉구:
건강
기준치: 99/49/19
굴림: 36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엄살 맞는듯)
 
지아라:(아무래도 99니까...)
 
현재 우리가 있는 곳은 굴지의 대기업, B시의 옥상입니다.
 
A시의 중심지이자 가장 높은 곳으로, 도시의 상황을 파악하기에 가장 적합한 장소이죠.
 
새벽 2시.
 
시야 아래로 새카만 밤의 어둠이 펄쳐지고 그 위에 창백한 도심의 빛이 번집니다.
 
지아라는 주변을 둘러본 뒤 지도를 펼칩니다.
 
이
 
지아라:(손가락 끝으로 표면의 점을 짚어가며 얘기한다.) 자, 여기 이 긴급 대피 구역에 미처 피난하지 못한 사람들이 뭉쳐있을거야.
 
지아라가 짚은 곳은 학교, 백화점, 병원, 지하철역입니다.
 
지아라:어디부터 갈래?
 
남봉구:가까운 곳부터 가는게 좋지 않을까...
 
지아라:그러엄...
학교인가?
 
남봉구:(고개 꾸닥)
 
지아라는 지도를 집어넣고 먼저 앞장 서서 나아갑니다.
 
남봉구:(뒤 쫄래쫄래 따라감)
 
가까운만큼 금방 나온 학교는 장기지 않은 정문 너머로 운동장에 티 하나 없이 새하얀 눈이 이불처럼 덮여져 있습니다.
 
한 발씩 내디딜 때마다 두툼한 군화 아래로 발자국이 새겨집니다.
 
지아라:학교라... 옛날 생각나네.
 
지아라는 학창 시절을 떠올리는 듯 잠시 감성적인 표정을 짓습니다.
 
남봉구:이제 그거 나올 차롄가...? 나때는 말이야?
 
지아라:얌마, 원래 추억팔이가 가장 재밌는 거거든?
 
남봉구:아라씨 진짜 꼰대...
 
지아라:내가 어? 왕년에 말이야, 급식실로 뛰어가는 게 제일 빨랐다~ 이말이야.
 
남봉구:알았다니까 꼰대...
아니, 아라씨..
 
지아라:(어깨를 퍽 치고 말을 이어간다.) 맨날 애들이 나보다 빨리 가보겠다고 종 치기 5분 전부터 엉덩이를 들고 있었다니깐?
뭐, 그래봤자 다 나한테 잽도 안 됐지만.
그래서 육상부에 들어오지 않겠냐고 제의까지 받았었지.
 
남봉구:언젯적 얘길 하는거야 대체...
 
지아라가 뭐라뭐라 얘기를 떠들고 있지만,
 
처음부터 크리쳐였던 당신은 전혀 공감할 수 없는 얘기군요.
 
남봉구:(그래도 맞을까봐 열심히 들어주고 잇음)
 
문득 이야기를 듣던 당신은 학교 꼭대기에 시선을 고정합니다.
 
시린 바람에 휘청이듯 흔들리는 깃발을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으면...
 
네 (GM):바라보고 있었더니?
지능판정 입니다.
 
남봉구:
지능
기준치: 80/40/16
굴림: 76
판정결과: 보통 성공
 
네 (GM):우리 봉구 똑똑이야
 
남봉구:(ㅎㅎ)
 
네 (GM):4차이로 아슬아슬하게 성공했지만.
 
남봉구:(그건 좀 넘어가)
 
목구멍 아래에서 낯선 감정이 치밀어오릅니다.
 
어쩐지 간지러운 이 기분은 마치...
 
그리움 같습니다.
 
돌아갈 곳도 없는 당신에게는 과분한 감정이네요.
 
지아라:학교의 긴급 대피 구역은 강당이라고 들었는데...
아, 저쪽인가?
 
남봉구:일단 가볼까...?
 
별채처럼 따로 나뉘어진 강당 문을 열고 들어서면,
 
휑한 어둠만이 두 사람을 반깁니다.
 
...이곳에 생존자 무리는 없는 것 같습니다.
 
네 (GM):그리고 여기서
강제 행운 판정입니다...ㅎㅎ
 
남봉구:
행운
기준치: 65/32/13
굴림: 67
판정결과: 실패
(shit)
(한번만)
(진짜 한번만 우리 좋앗잖아)
 
네 (GM):ㅋㅋ
 
남봉구:(ㅜㅜ)
 
네 (GM):알앗어 그럼
한번만 다시 굴릴 기회준다
 
남봉구:(헤헷)
행운
기준치: 65/32/13
굴림: 67
판정결과: 실패
(걍 갑시다)
 
네 (GM):똑같이 67나온것도 존나웃기네
이쯤이면 운명인듯ㅅㅂㅋㅋㅋ
 
남봉구:(언럭키 보이 출격합니다)
 
어둠이 들이찬 내부를 둘러보고 있던 중,
 
이상한 낌새가 밀려옵니다.
 
가히 동물적인 예감을 발휘해 성큼 물러섬과 동시에,
 
당신이 딛고 있던 바닥이 원뿔에 의해 반파됩니다.
 
두 사람은 날렵하게 몸을 굴려 피했으나, 그곳에는...
 
운이 나빴네요.
 
어느새 우리를 포위한 크리쳐들이 몸을 둥글게 말며 뾰족한 가시를 세웁니다.
 
남봉구:(젠장~ 한번만 더 조를걸)
 
얼핏 아름다운 금속 모형처럼 보이는 이 크리쳐는,
 
금속형 크리쳐입니다.
 
금속형 크리쳐 21마리 출현!
 
남봉구:?
 
네 (GM):이제 전투 넘어가는데요
아ㅋㅋ 걱정마삼
우리는 먼 치 킨아니겟습니까?
우리의 먼 치 킨 력을 돋보이게 하기 위한 전투니까
쫄거없음ㄹㅇㅋㅋ
 
남봉구:(ㅎㅎ)
 
네 (GM):이제 크리그어의 전투에 대한 설명을 드릴건데요
무기란 보시면 대 크리쳐 살상탄 있죠?
거기 데미지로 나온만큼 크리쳐가 죽습니다.
 
남봉구:네네 선생님
 
네 (GM):데미지로 21이상 나오면 걍 한방에 전부 끝낼 수 잇는거임.
 
남봉구:,,, (수치 25 봄)
 
네 (GM):아ㅋㅋ 이거 먼저 말해줫어야햇는데
우리는 먼 치 킨이니까
적당히 님이 ㄱㅊ을 것 같다 싶은 정도로 라이플 올려두세요
 
남봉구:양심없는 남봉구. 90 설정 하겠습니다.
 
네 (GM):양심없네~
 
남봉구:(ㅎㅎ
 
네 (GM):하지만 봉구는 군대도 다녀왓엇잖아
인정해주겟음
그리고 약식전투라서 반격이나 회피같은 건 없고요
끝내주고 갠쥐나는 전투RP를 하면 무려 뽀너스 주사위가?!
 
남봉구:(뽀너스 주사위. 포기합니다.)
 
네 (GM):여기에 써져잇는 예시
★ 전투 중 PL이 끝내주는 RP를 할 경우 KP 임의로 보너스 다이스 지급이 가능합니다.
 
- 보너스 다이스 1개 : 이 녀석... 멋진데?! 라는 말이 나오는 RP
 
- 보너스 다이스 2개 : 테메 코레 난다 멧챠 캇코이 오마에 스게나!!! 라는 말이 나오는 RP
 
네 (GM):보너스 주사위를 먹을 수 잇도록 힘내봅시다 아자아자ㅋ
순서는 남봉구>지아라>크리쳐 순으로 진행되니까요
바로 처음부터 봉구 턴~~
 
남봉구:(안돼 아라씨가 먼저 해줘)
 
네 (GM):언제까지 아라한테 의존할 셈이야
이제 독립해!!
 
남봉구:(싫어실어 죽을때까지 의존할래)
(아방수 봉구씨 시켜달라고)
 
네 (GM):어허~ 씁~
크리쳐는 원래 사회의 톱니바퀴처럼 굴러야하는 법
거의 뭐 노예죠?
 
남봉구:(흐아앙)
(노예 그거 아라씨가 좋아하는거잖아)
 
지아라:(난 너같은 노예는 별로다.)
 
남봉구:(나도 아라씨같은 주인님은 싫어)
 
지아라:(이새끼가?)
남봉구, 어서 총이나 쏴! (뒤에서 궁디 발로 참)
 
남봉구:아, 너무해 진짜...
맨날 나만 시켜먹구...
(간지? 그런게 있을리 없음 입으로 징징대면서 손으로는 착실하게 살상탄 쏨)
대 크리쳐 살상탄
기준치: 90/45/18
굴림: 24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피해: 10
 
간지? 남봉구에겐 어려운 일이었다...
 
가오 떨어지게 총을 발사하지만, 위력은 어디 안 갑니다.
 
크리쳐의 사이로 파고든 총알이 가운데에서 터지듯 퍼져나가 수많은 크리쳐의 몸을 꿰뚫습니다.
 
남은 크리쳐, 11마리!
 
남봉구:아라씨 파이팅~
 
지아라:말은 그렇게 하면서 몸은 솔직하군... (징징거리면서도 반 정도 죽인 것을 보고...ㅋ)
 
남봉구:...역시...아라씨 같은 주인님은 싫은 것 같아..
 
지아라:조용히 해, 인마. 집중 안 되잖아. (다리에 힘을 단단히 주고는 잠시 숨을 참는다. 떨림 없는 총구의 끝이 크리쳐들의 머리를 각각 노렸다.)
대 크리쳐 살상탄
기준치: 75/37/15
굴림: 19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피해: 13
 
남봉구:와~ 아라씨 멋지다~ (박수 짝짝짝)
 
지아라의 총이 크리쳐의 머리를 빠르게 꿰뚫어 나갑니다.
 
탕, 탕, 탕, 탕...
 
번쩍거리는 빛이 가라 앉을 때마다 서있는 것의 숫자는 점점 줄어들어갑니다.
 
어느샌가 서있는 이는 우리 둘 뿐이고, 바닥에는 크리쳐'였던' 것들의 잔해가 가득합니다.
 
지아라:뭐... 별 것도 아니네. (흥~ㅋ)
 
남봉구:아라씨... 재수없어..
 
지아라:그냥 네가 크리쳐에게 공격 당하도록 내버려둘 걸 그랬나?
 
남봉구:너무해
 
지아라:네가 생각해도 혼날만한 소리 했잖아?
 
남봉구:그치만 입이 비뚫어져도 바른말만 해야한다고 그러잖아...
 
지아라:바른말은 무슨, 뚫린 입으로 대가리 뚫린 말만 하고 있는걸...
 
남봉구:아라씨... 나 또 아픈 것 같아...
(가슴 부여잡음)
 
지아라:어어, 또 리셋 필요하다고? (총 들음)
 
남봉구:응 이제 안아프다
다른 곳 가자 우리
 
지아라:참나...
그래서 이번엔 어디 갈까? 백화점, 병원, 지하철... 어디 한 번 골라봐.
 
남봉구:백화점...?
 
지아라:그래, 그럼 백화점.
 
지아라는 지도를 보며 앞으로 나아갑니다.
 
남봉구:(뽈뽈 따라감)
 
하지만 지도를 볼 필요도 없을 정도로 고층 백화점의 불빛은 멀리서도 한눈에 알아볼 수 있게 빛나고 있습니다.
 
그만큼 크리쳐들에게 노출되기 쉬우니 조심해서 나쁠 건 없겠죠.
 
딴 생각을 하는 듯 입구의 회전문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세 바퀴 째 돌던 지아라가 회전문을 잡더니 겨우 나옵니다.
 
남봉구:아라씨... 지도 읽을 줄 몰라?
 
지아라:어우 씨, 요즘 회전문 누가 쓴다고...
아오, 내가 지도 못 읽어서 이런거겠냐? 딴 생각해서 그렇다!
 
남봉구:무슨 생각을 그렇게 해...
나는 아라씨가 회전문 쓸 줄 모르는 줄 알았잖아...
 
지아라:내가 그렇게 멍청해 보이냐? (어깨 퍽)
 
남봉구:아파...
 
지아라:아니, 그게... 곧 크리스마스(이 시날기준..ㅎㅎ;)잖아.
 
남봉구:으응 그래서...?
헉, 설마 나한테 크리스마스 선물 주려고...?
감동이다...
 
지아라:원래대로면 이 백화점에서 선물 세트 잔뜩 팔고 있었을 것 같다고.
가족들한테 뭘 보내나 했거든. (남봉구 쌩무시)
 
남봉구:...저기 아라씨... 나는...?
 
지아라:뭐... 보내기만 할 수 있지, 우리는 연휴에도 집에 돌아갈 수 없지만 말이야.
 
남봉구:아라씨의 남봉구에게는 선물 안 줘...?
 
지아라:넌 줄 생각은 안 하고 받을 생각만 하고 있냐? (흘겨봄)
 
남봉구:그게 무슨 소리야...
나라는 존재가 아라씨에겐 선물이지..
(살포시 양손으로 가슴 가림)
 
지아라:그으래?
 
남봉구:미안 안깝칠게
 
지아라:그럼... 크리스마스에 혼자 일 뛰어라.
 
남봉구:미안하다고 했잖아(ㅜㅜ)
 
지아라:깝치면 좆되는 거 잘 알면서 우리 봉구는 왜 그리 맨날 깝칠까..
 
남봉구:어쩔 수 없어...이건 영혼에 각인된 본능 같은 거라구...
 
지아라:마조야?
 
남봉구:내가 마조면 아라씨는 새디야?
... 아라씨는 새디 맞는 것 같기도 하고...
 
지아라:...선물 주려고 했는데 방금 말로 선물권이 날아간 것 같다.
 
남봉구:
잘못했어
 
지아라:자, 저기 날아가는 선물에게 인사해.
 
남봉구:아라씨 내가 미안해
 
지아라:자~ 안녕, 선물아~
 
남봉구:안돼 가지마...
안돼 가지마...!
 
지아라:(한심하다는 듯이 봄)
우리 봉구, 선물 다시 받으려면 어떻게 해야할까~
 
남봉구:어떻게 해야하는데...?
 
지아라:누나한테 안 깝치고 잘 기어야지, 당연히.
 
남봉구:지금도 잘 기고 있는 것 같은데...
여기서 뭘 더 얼마나 어떻게...?
 
지아라:일단 그 경솔한 입에 본드 질을 좀 해야하지 않을까...
 
남봉구:나도 표현의 자유 정도는 있는데
 
지아라:까짓거 탄압하면...
 
남봉구:ㅇ0ㅇ
아라씨...!
 
지아라:아, 농담농담~ 조크조크~^^;
 
남봉구:개인의 자유를 탄압하면 어떡해...!
전혀 농담같지 않았는데도
아라씨라면 완전 탄압 할 것 같았는데..
 
지아라:아 조용히해
아무튼, 이번 임무 잘만 수행하면 선물 줄게.
아예 크리스마스 때 우리끼리라도 파티하는 건 어때?
 
남봉구:앗... 나는 좋아...
잠깐, 이거 그거 아냐...?
사망 플래그...?
 
지아라:아오 (퍽침)
 
남봉구:백화점에서 우리...죽어...?
아야, 아프다니까
 
지아라:죽긴 누가 죽는다고 그러냐? (이 역시 사망플래그...)
 
남봉구:으응...역시 그렇지...?
아, 저기 아라씨... 나 이 임무 끝나면 아라씨한테 하고싶은 말 있어... (사망플래그 냅다 꽂음)
 
지아라:아, 고백. 곤란.
 
남봉구:?
미안...아라씨..
그런걸 기대하고 있을 줄은 몰랐는데...
내가 어떤...오해할만한 여지라도 준 걸까...?
 
지아라:아니... 내가 너무 멋진 여자니까 네가 반했을 수도 있잖아.
후... 이 죄많은 여자..
여지를 주기 싫어도 내가 너무 멋있는걸 어떡해.
 
남봉구:백화점 어디로 가면 돼...? (씹고 걸어감)
 
지아라:(아오ㅋㅋ 뒤에서 차고 앞으로 감)
 
남봉구:(바닥에 무릎꿇고 말았음)
 
지아라:여기의 대피 장소는 주차장이야. 저 앞에 있는 에스컬레이터로 내려가면 될듯?
그리고 크리스마스에 파티하자는 거, 농담 아니고 진심이었으니까 그때 뭘 할지 미리 생각해 놔.
 
남봉구:나...그거 해보고 싶었어...
쓸데없는 선물 하기...
 
지아라:오~ 그거 좋네!
 
남봉구:이거 한 번쯤은 해보고 싶었거든... (수줍게 로망 밝힘)
 
지아라:흠... 난 이미 뭐 줄지 골랐으니까 크리스마스 때 기대해라?
 
남봉구:...갑자기 나...불안해지는데...
괜한 걱정일까...?
 
지아라:하하하. (대답없이 웃기만 함)
 
남봉구:저기, 아라씨 나 무서워
 
반쯤 장난이긴 하지만 지아라는 평소와 달리 제법 들뜬 얼굴입니다.
 
백화점 안은 쥐죽은 듯 고요하지만 크리스마스 선물을 받은 아이가 기뻐하며 뛰어다니는 모습이 눈에 그려집니다.
 
네 (GM):지능판정~
 
남봉구:
지능
기준치: 80/40/16
굴림: 7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네 (GM):와우;
 
남봉구:(지니어스 맨)
 
연휴나 명절은 줄곧 당신과는 상관없는 이야기였습니다.
 
그러나, 지아라의 말을 듣는 지금은...
 
네, 확실히 덩달아 크리스마스가 기대됩니다.
 
비록 지아라는 종종 당신을 괴롭히기는 하지만,
 
크리스마스를 함께 해도 나쁘지 않을 것 같아요.
 
남봉구:(종종?)
 
어쩐지 낯서면서도 낯익은 기대감이 피어오릅니다.
 
남봉구:((종종?))
 
네 (GM):조용히해.
 
남봉구:
 
그렇게 내려온 주차장에선 인기척이 느겨지지 않습니다.
 
지아라:이상하다... 여기도 비어있단 말이야?
주차된 차 내부라도 살펴봐야하나?
 
남봉구:시민들 있는거 맞아...?
 
지아라:으음...
 
두 사람이 빠르게 주차된 차의 내부까지 살폈으나...
 
이곳에 생존자 무리는 없습니다.
 
네 (GM):강제 행운판정!
 
남봉구:
행운
기준치: 65/32/13
굴림: 18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네 (GM):2
 
주차장을 맴돌던 남봉구는 바닥에 떨어진 무언가를 발견했습니다.
 
그것은...
 
시원하고 달콤한 음료수캔 입니다!
 
심지어 안 깐 새 음료수네요!
 
네 (GM):마시면 이성 1d3회복합니다ㅋ
 
남봉구:(ㅋ아 그럼 마셔야지)(하나 따서 원샷함)
아라씨도 마실래 이거...? 3
 
지아라:바닥에 있는걸... 마신단 말이야?
우리 봉구 땅그지야....?
 
남봉구:.....................
나...다시 뱉을까...?
 
지아라:...그게 더 더러워...
 
남봉구:3분만 주면 다시 꺼내볼게...
 
지아라:됐어..... 잘.... 속에 담아....
 
남봉구:으응... (이미 땅그지 된거 하나 더 까서 마심) 3
 
네 (GM):어이 음료수캔 하나밖에 없는데
복사버그 쓰지말라고
 
남봉구:(아니지 하나밖에 없나?)
(ok)
(걸렷네 까비)
 
지아라:(어째 한 발 멀리 떨어져 있음) 여기도 시민은 안 보이는데 다른 곳에 모여있나?
 
남봉구:아라씨... 우리 사이의 거리가 좀 멀지 않아...?
 
지아라:이게 우리 사이의 올바른 거리인 것 같아...
 
남봉구:너무해,,,
아무튼... 여기도 없으면 지하철이나 병원으로 갈까...?
 
지아라:아무래도 그래야겠지?
다음엔 시민이 있어야 될텐데... 흠, 어디로 갈까?
 
남봉구:음... 지하철 갈래...?
 
지아라:(고개를 끄덕이고는... 여전히 한 발 멀어진 상태로 지하철을 향해 앞서 나간다.)
 
남봉구:(쫄래쫄래 따라감)
 
우리는 백화점 바로 앞에 위치한 지하철 역으로 발을 옮겼습니다.
 
역 내부로 이어지는 계단을 밟고 천천히 진입합니다.
 
지아라:...아, 그러고보니 넌 지하철 타본 적 없지?
크리쳐보다 더 어마어마한 소리가 나는데.
 
남봉구:...? 그러면 소음공해로 고소 안당해...?
 
지아라:그래서 지하에 있는 거잖아. 소리 어느정도 막으려고. (사실무근)
 
남봉구:제법 그럴듯 한 이론이야...
 
지아라:그리고 시끄럽고 좀 갑갑하긴 해도, 안전 구역 내라면 어디든 갈 수 있어.
면허가 없어도 말이야. 그건 꽤 편해.
예전에 일하기 전에는 혼자 지하철 타고 아무데나 가서 모험한 적도 있었어. 국내 미아가 될 뻔했지만...
 
남봉구:역시 아라씨...길치인거지...?
앞으로 지도...내가 볼까...?
 
지아라:아니, 처음가는 장소에 지도도 없이 가서 그런거 뿐이거든?!
지금은 지도 잘 보니까 걱정 마!
그리고 길 잃으면.... 그냥 높은 건물 아무데나 올라가서 보지, 뭐.
 
남봉구:으응...그래그래...
 
지아라:아무튼....
넌 뭐, 어디 여행가고 싶은 곳 없어?
 
네 (GM):그리고 이때
지능판정임니다.
 
남봉구:
지능
기준치: 80/40/16
굴림: 93
판정결과: 실패
?
 
네 (GM):음.
 
바보같은 소리입니다.
 
목줄을 차고 있는 한 당신이 자유를 누릴수 있는 날은 오지 않을텐데요.
 
몸속에 뿌리 내린 혈관 전부를 불쾌한 감정이 틀어막는 것처럼 답답합니다.
 
남봉구:난 잘 모르겠는데... (미간 찌풀)
 
지아라:원, 직장인 토크도 할 수 없네..
원래 일 할 때 쉬게 되면 어디로 가고 싶다~ 그런 희망 말하면서 시간 떼우는거라고.
 
남봉구:아라씨...아까도 말한거지만 꼰대같아...
 
지아라:이게 다, 어?! 피가 되고~ 살이 되는~ 그런 얘기를 해주는거다.
 
남봉구:그래 알았어...
 
기운 없이 답한 이후로도 지아라는 계속해서 꼰대같은 말을 하며 이동합니다.
 
그렇게 겨우 다다른 역 내부는 역시나 비어있습니다.
 
척 봐도 이곳에 생존자 무리는 보이지 않는군요.
 
네 (GM):강제 행운판정!
 
남봉구:
행운
기준치: 65/32/13
굴림: 48
판정결과: 보통 성공
 
네 (GM):1
 
여기에도 사람은 없는건가?
 
주변을 둘러보며 발을 움직이던 중에 무언가가 발에 채입니다.
 
그건... 폭신하고 부드러운 빵이었습니다.
 
아직 포장도 뜯지 않았군요!
 
네 (GM):먹으면 체력 1d3회복함...^6
 
남봉구:(음... 일단 챙겨둠)
 
지아라:(또 뭔갈 주워드는 것을 보고...) 그... 봉구야.
힘들면... 언제든지 누나한테 말해. 알았지...?
 
남봉구:아라씨가 나를 제일 힘들게 해...
 
지아라:우리 봉구는 해낼 수 있다. 아자아자!
 
남봉구:아라씨가 나를 제일 힘들게 한다니까...?
 
지아라:(쌩무시) 그나저나 여기에도 생존자 무리는 없는 것 같네...
 
남봉구:언제든지 말하라면서...
 
지아라:원래 소원수리함에 상사 이름 적으면 뒷조사 들어가는거 몰라?
 
남봉구:그런게 어딨어..
전혀 수리되지 않잖아 소원이...
 
지아라:익명함도 그런데 본인한테 그걸 말하고 있으니... 떼잉~ 쯧
 
남봉구:
마음의 상처 적립 Roll
기준치: 50/25/10
굴림: 54
판정결과: 실패
 
네 (GM):ㅋ아
 
남봉구:(이정도는 상처 축에도 안끼지 응응 이런걸로 상처받앗으면 아라씨 옆에 못잇지)
 
응응, 마음 굳세게 먹자!
 
지아라:그래서... 이제 남은건 병원 밖에 없나?
 
남봉구:그런 것 같은데... 가볼까?
 
지아라:이런 곳의 병원이라 하면... 꼭 공포게임 배경같단 말이지.
 
남봉구:싫어...
이왕이면 5월의 장미정원 같은 곳이면 좀 덧나...?
 
지아라:5월의 장미정원에서 크리쳐와 오붓하게 전투하는 것도 좀 그렇지 않냐?
언제 뭐가 일어날지 모르는 상황인데..
 
남봉구:그치만...그래도...
보기엔 좋잖아...
 
지아라:5월의 장미정원에 크리쳐 피를 잔뜩 묻히고 참 보기 좋겠다...
 
남봉구:(파스스 로망부서지는 소리)
 
지아라:자자, 빨리 가기나 하자. (로망 부서지든 말든... 그냥 앞서 가버림)
 
남봉구:너무해... (쫄래쫄래 따라감
 
역에서 한 정거장 정도 이동하자 목표인 병원이 보입니다.
 
한 걸음 들어서니 익숙지 않은 소독약 냄새가 코를 찌릅니다.
 
지아라:일단 대피하지 못한 중환자가 있을지 모르니까 그곳부터 살필까?
 
남봉구:으응 좋아..
 
지아라:(중환자실 안을 둘러보다가 대뜸) 그러고보니 넌 오래 아파본 적 없었겠네. 크리쳐잖아.
 
남봉구:아니...난 항상 아파...
아라씨가 날 차갑게 대할때마다 가슴이 아프거든...
 
지아라:그건 몸이 아픈 게 아니니까 됐어. (cool하게 넘겨버림)
 
남봉구:너무해
너무해!
 
지아라:그래도... 몸이 오래 아파보지 못한 건 그닥 좋은 일이 아닌 것 같아.
 
고통은 인간을 보호하기 위한 통각 수단이라고 했던가요.
 
아! 물론 당신은 인간이 아니니 괜찮습니다.
 
당신의 경우 긴 치료가 필요한 부상은 죽었다 살아나는 쪽이 '효울이 높기 때문에' 이해할 수 없을지도요.
 
물론 당신이 아픔을 못 느끼는 건 아니지만요.
 
지아라:음... 하지만 임무 중에 다치면 불편하긴 하지. 난 인간이니까....
어디 하나 부러지거나 하면 엄청 아픈데 엄청 오래가거든.
 
아무리 최강의 인류라고 해도 지아라 역시 인간입니다.
 
임무에서 뼈가 부러지거나 내장이 손상된 경험이 있는 만큼,
 
자신을 철저하게 보호하려는 성향이 강하기도 하고요.
 
지아라는 꼭, 크리쳐가 되고 싶은 것처럼 말하네요.
 
네 (GM):지능판정입니다~
 
남봉구:
지능
기준치: 80/40/16
굴림: 94
판정결과: 실패
(돌앗나)
(한번만
 
네 (GM):
 
남봉구:(우리좋앗잖아요)
(한번만요
 
네 (GM):아 알앗어
투플러스 원 이벤트다ㅋㅋ
 
남봉구:(LOVE U)
(투플원? 이번에도 실패하면 한번 더 굴리게 해준다는 소리?)
(감삼다)
지능
기준치: 80/40/16
굴림: 76
판정결과: 보통 성공
(1개는 앱에 넣어둘게요)
 
네 (GM):아오ㅋㅋ 적립하고 앉앗네
 
아팠던 기억을 더듬던 중, 문득 어떤 기억이 스쳐지나갑니다.
 
예전에 지독한 감기에 걸려 고생했었죠...
 
...어라? 잠깐,
 
당신이 감기에 걸린 적 있었나요?
 
남봉구:(고개 갸웃)
 
갸웃봉구
 
남봉구:감기?(갸웃)
 
지아라:응? 웬 감기?
 
남봉구:아니...나 감기에 걸린 적이 있는것 같기도 해서... (갸웃)
 
지아라:뭐? 뭔 소리야, 크리쳐가 감기에 걸릴 리가 없잖아.
웬만한 병에도 안 걸리는 게 크리쳐인데 무슨...
 
남봉구:그런가...?
 
지아라:다른 사람이 걸렸던 거랑 착각한 거 아니냐?
남봉구 지능이면 그럴만 해...
 
남봉구:내가 바보도 아니고 그러겠어...?
저기 아라씨
저기 아라씨?
저 바보 아닌데요?
 
지아라:흠... 내가 말했지만 괜찮은 추론이었군.
 
남봉구:저기, 아라씨?
아라씨 내 말 듣고 있어?
 
지아라:피하지 못한 중환자는 없는 것 같으니 대피장소인 대기실로 갈까?
 
남봉구:아라씨? 여기 세상에서 제일 명석하고 감수성 넘치는 남봉구가 말하고 있죠?
아라씨 듣는 척이라도 해줘
 
지아라:감수성은 과하게 넘치는 건 알겠는데...
명.... 석....? (말을 처음 알게 된 몬스터처럼 말하며 갸웃...)
 
남봉구:
마음의 상처 적립 Roll
기준치: 50/25/10
굴림: 32
판정결과: 보통 성공
크리쳐는 난데 아라씨가 크리쳐처럼 말하네..
 
지아라:너와 같은 급의 시선에서 생각해보려고 애썼어.
 
남봉구:같은 급이라니...
 
지아라:그럼 아니야?
 
남봉구:아무래도 아라씨보단 내가 낫지?
 
지아라:진심으로 하는 소리야?
 
남봉구:나는 언제나 진심이었어 아라씨
 
지아라:어어, 목줄 폭파 버튼 가지고 있는 사람이 누구였더라~
 
남봉구:미안...내가 잠깐 정신이 헤까닥 했나봐..
 
지아라:알면 됐어.
 
남봉구:폭정 반대...
 
지아라:아니, 이기지도 못할 일에 깝치는 사람 잘못 아닌지?
 
남봉구:(우)
한번쯤은 져줘라...
 
지아라:흠.... 기분 내키는 날이 오면~
 
남봉구:그거 안해주겠다는 소리지...?
 
지아라:아무래도.
 
남봉구:너무해
 
그렇게 말한 지아라는 쌩하니 대기실로 가버립니다.
 
남봉구:(투덜거리면서 따라감)
 
대기실에 들어서면 역시나 사람은 커녕 옷자락 하나 없이 휑하니 비어있습니다.
 
이곳에도 생존자 무리는 없습니다.
 
네 (GM):강제 행운 판정!
 
남봉구:
행운
기준치: 65/32/13
굴림: 32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네 (GM):열~
2
 
남봉구:(ㅎㅎ)
 
남봉구는 내부를 둘러보다 한쪽 테이블 위에 음료수가 놓여 있는 것을 발견합니다.
 
수고비 대용인가? 이 정도는 마셔도 괜찮겠죠?
 
남봉구:(이거 마시면 뭐 있나? 하늘 흘끔)
 
네 (GM):아까처럼 이성 1d3회복~
 
남봉구:(냅다 까서 호록)
1
 
네 (GM):단 하나!
 
남봉구:(shit)
(팍팍하다 사는게)
 
그렇게 남봉구가 음료수를 주워마시며 인생의 팍팍함을 느끼고 있을 때...
 
지아라는 다시 지도를 꺼내 이리저리 살피며 생각에 잠깁니다.
 
지아라:야, 봉구야, 이건 좀 이상하다...
 
남봉구:뭐가...?
 
지아라:긴급 대피 구역은 원래 크리쳐가 진입하기 어렵지만 사람들이 모이기 쉬운 곳으로 설정된 거거든?
근데 왜 사람은 없고 우리가 마주친건 크리쳐 밖에 없냐?
뭔가... 놓친 게 있는 걸까...
 
남봉구:글쎄... 남봉구는 바보라서 잘 모르겠는데 '-')=3 (뒷끝작렬)
 
지아라:하긴... 봉구한테 내가 뭘 바라겠어... (다큐로 받아들임)
 
남봉구:아니 저기
농담이었는데
저기 아라씨?
 
지아라:아냐... 내가 혼자 생각해볼게.
 
남봉구:아라씨 !
 
지아라:괜찮아 봉구야, 애써 무리하지 마.
 
남봉구:그게아니라니까 아라씨?
 
지아라:우리 애 가뜩이나 머리 안 좋은데 뇌세포 과부하 걸릴라..
 
남봉구:너무해...
 
지아라:(다정하게 등 토닥여줌)
 
남봉구:기분나빠...
 
지아라:아무튼, 지금 너 놀리면서 내가 좀 생각해봤는데...
 
남봉구:으응...
 
지아라:이상한 점이 너무 많아. 우선, 크리쳐가 이렇게 한 장소에 많이 모여 있는 건 처음 봐.
애초에 안전지대가 생기고 나서는 크리쳐들이 도시를 통째로 장악할 정도로 큰 피해를 본 적은 없었어.
녀석들에게는 안전지대를 뚫고 들어올 만한 지능이 없었으니까.
...무리를 이끄는 통솔력 있는 리더가 있다면 몰라도.
아니면 누군가가 크리쳐에게 정보를 흘렸다거나, 아니면 원래부터 생존자는 없었다던가...
그것도 아니면 처음부터 전부 함정이었을지도...
 
남봉구:저기... 그럼 우리 위험한거 아닌가...?
 
지아라:꽤 위험한 상황이긴 하지.
크리쳐로 가득한 도시에 우리 둘만 살아있는거니까.
거의 뭐... 좀비아포칼립스 아니겠어? 물론, 여긴 좀비가 아니라 크리쳐지만.
 
남봉구:도망가자 (비장)
 
지아라:일단 보고를 먼저 좀 해야 할 것 같은데...
 
그렇게 말하고 있던 때,
 
네 (GM):듣기판정입니다
 
남봉구:
듣기
기준치: 60/30/12
굴림: 15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당신은 웅웅거리는 듯한 소리를 듣습니다.
 
아주 미약하고, 끊어질 것처럼 가늘고 얇은 소리지만 이명은 아닙니다.
 
지아라는 듣지 못한 듯 여전히 지도에 집중한 얼굴입니다.
 
어쩌면 생존자가 보내는 구조신호일 수도 있겠군요.
 
남봉구:저기 아라씨
저기서 이상한 소리 들리는데...?
 
지아라:응? (고개를 들더니 그제서야 소리를 들은 듯 빠르게 지도를 집어넣는다.)
뭔진 모르지만 일단 가봐야 할 것 같지? 생존자일지도 모르니까.
 
남봉구:으응... (소리 나는곳으로 뽈뽈)
 
소리가 나는 곳으로 이동하자 보이는 것은 빈 공터입니다.
 
공교롭게도 소리는 더 들리지 않습니다.
 
거짓말처럼 끊겨버린 신호에 지아라는 의문을 품고 총을 고쳐잡습니다.
 
지아라:신호를 보내던 사람에게 무언가 문제가 생겼나?
아니면... 역시 함정?
 
남봉구:아무도 안보이는거 보면 함정인 것 같은데...
잽싸게 튀는게 좋지 않을까...?
 
지아라:얌마, 일단 사람이 총을 뽑았으면 문고리에 쏴보기라도 해야지!
 
남봉구:으응 나는 크리쳐라서
그런거 몰라
 
지아라:허이구, 자랑이다...
 
남봉구:(ㅎㅎ
 
그렇게 잠시 얘기를 나누던 때,
 
지아라?:뭐야, 여태 어디 있었어?
 
또 다른 지아라가 저 너머에서 걸어 나옵니다.
 
남봉구:으응...?
 
그는 당신의 옆에 있는 지아라를 보고 사색이 되었습니다.
 
지아라?:남봉구, 도망쳐! 그 녀석은 가짜야!
 
남봉구:(아 뭐지 이 익숙한 기시감)
어어, 응? 으응?? (아라씨 말이라면 일단 듣고 보는 편이라 스스슥 멀어짐)
 
그 말을 들은, 여태까지 같이 있던 지아라의 표정이 해괴해집니다.
 
지아라:뭐? 아니, 남봉구 넌 왜 멀어져?!
 
남봉구:어, 어어? (다시 스스슥 가까이감)
 
지아라?:저 녀석이 내 장비를 훔쳐서 달아났다고!
 
지아라:잠깐, 뭐라는 거야! 아무리 남봉구라도 그런 거짓말엔 안 속겠다!
 
남봉구:아라씨가...물건을 훔쳐...?
우리 아라씨는 그정도로 끝낼 사람이 아닌데...
 
지아라?:절대 속지 마, 널 속이고 외진 곳에 데려가 살해하려는 속셈이라고!
 
지아라:저 새끼 죽여봤자 다시 살아나는데 무슨?
 
남봉구:
마음의 상처 적립 Roll
기준치: 50/25/10
굴림: 98
판정결과: 실패
(맞는말이긴하지...)
 
아무래도 그런 편이죠..
 
똑같은 얼굴의 두 사람, 그 논쟁은 혼란스럽기 그지 없습니다.
 
아니, 이럴 시간이 아닙니다.
 
이게 대체 어떻게 된 일인가요?
 
네 (GM):지능판정입니다!
 
남봉구:
지능
기준치: 80/40/16
굴림: 70
판정결과: 보통 성공
 
그러고보니 한 사실이 떠오릅니다.
 
98%의 하급 크리쳐들을 처리하는 게 우리의 일이지만,
 
간혹 특수한 능력을 가진 상급 크리쳐와 조우하기도 했다는 것을.
 
본능적으로 둘 중 하나는 상급 크리쳐라는 사실을 깨닫습니다.
 
남봉구:아라씨 나한테 기가막힌 방법이 하나 있어...
크리쳐는 안죽는다며...? 그러니까 일단 둘다 쏴 보고 안죽는 애가 크리쳐인걸로... (터진입
 
지아라:저저저, 미친 새끼가 아주, 지는 크리쳐라고 아주 그냥...!
 
지아라?:야 인마, 생각을 그것 밖에 못해?!
 
지아라가 둘이라 욕도 두 배!
 
남봉구:어떡해... 둘 다 너무 아라씨 같아...
STRESS Roll
기준치: 60/30/12
굴림: 26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네 (GM):아오ㅋㅋ
정 모르겟으면,,
아이디어로 힌트?
 
남봉구:
지능
기준치: 80/40/16
굴림: 61
판정결과: 보통 성공
(휴)
 
당신은 급한 상황에서 힘껏 머리를 굴려봅니다.
 
그러니까... 둘 중 하나는 지금 막 지아라인 척을 하는 가짜라는 뜻인데...
 
그럼 평소 지아라 밖에 모르는 것을 물었을 때 대답하는 게 진짜지 않을까요?
 
남봉구:(곰곰)
첫번째 문제. 아라씨의 소설 취향은 뭘까요? (난데없는 퀴즈타임)
 
지아라?:아니, 이 상황에 그걸?!
 
지아라:아무튼 하드한거!
 
남봉구:내가 언제는 상황 봐가면서 말했어...?
...? (아라씨한테서 좀 멀어짐)
 
지아라:아니 샹, 니가 말하라며!!
 
남봉구:이쪽 아라씨는 대답 안해...?
 
지아라?:쟤가 먼저 말했잖아!
 
남봉구:그건 그렇지...
(물음표 안붙은 아라씨한테 감) 대답한 이쪽이 진짜 아라씨인거 같은데...
 
다른 누구도 아닌 지아라는 헷갈릴 리 없잖아요.
 
그는 긴 시간 함께해온 당신의 동료인걸요.
 
남봉구:(잠깐! 부담주지마!)
 
진짜 지아라를 짚어내자, 가짜 쪽은 말없이 당신을 바라봅니다.
 
남봉구:(휴)
 
찰나의 순간이 흐른 뒤,
 
지아라의 형태를 가지고 있던 크리쳐의 얼굴이 순식간에 녹아내리며 길쭉한 팔을 휘두릅니다.
 
퍽! 커다란 소리가 울리고...
 
그 타격을 미처 피하지 못한 채 고스란히 맞은 지아라가 반쯤 날아갑니다.
 
남봉구:아라씨 !
 
날아간 지아라에게 시선이 빼앗긴 그때,
 
크리쳐가 당신의 방향으로 몸을 돌립니다.
 
크리쳐는 어째서인지 공격하지 않으며,
 
흐물흐물 반쯤 녹은 입으로 무언가 말하고 싶은 듯 우물거립니다.
 
남봉구:나... 되게 여린 사람이라 이런거 보면... 비위 상한다구...
 
당신이 얼떨떨하게 서 있는 사이 그는 천천히 팔로 추정되는 것을 뻗어 당신의 양어깨를 움켜쥡니다.
 
역한 냄새가 밀려옵니다.
 
"어떻게든 도움을 청하고 싶어서 신호를 보낸거야... 크리쳐의 몸이면 공격당할 테니까."
 
"이런 미세한 소리를 잡아낼 수 있었다는 건, 역시 너... 네가 인간처럼 살고 있다는 크리쳐지?"
 
"널 여태 찾았어."
 
"최강의 인류라고 불리는 두 사람 중 한쪽이 크리쳐라는 건 도시 괴담처럼 돌아서 알고 있어."
 
남봉구:내가 운명적인걸 좋아하긴 하지만 이런 운명은 별로인데...
 
"너도 크리쳐잖아, 부탁이야, 제발... 나 좀 살려줘."
 
"나도 사람처럼 살 수 있어. 응?"
 
남봉구:어...어떻게...?
 
여태껏 단 한 번도 크리쳐가 의사소통을 시도해온 적은 없었습니다.
 
이게 어떻게 된 일인가요?
 
혼란스러운 상황입니다.
 
SAN c. 0/1
 
남봉구:
SAN Roll
기준치: 67/33/13
굴림: 85
판정결과: 실패
 
네 (GM):이성은 귀신같이 실패하는 봉구
 
남봉구:(ㅜㅜ)
 
공교롭게도 그의 말은 길게 이어지지 않았습니다.
 
익숙한 파열음과 함께 크리쳐는 더 말할 수 없는 몸이 되어버렸기 때문이죠.
 
너덜너덜한 머리는 축 늘어지며 당신의 손에서 빠져나와 바닥에 엎어집니다.
 
반사적으로 고개를 돌리자 이마가 찢어진 지아라가 흉흉한 표정으로 총구를 내립니다.
 
남봉구:ㅇㅁㅇ) 아라씨 피...!
 
조금 전 공격으로 인해 어딘가에 머리를 부딪친 모양입니다.
 
지아라:(눈가로 흐르는 피를 대충 닦아내고는 인상 팍!)
아, 진짜 거지 같네... 뭐 그딴 헛소리를 왜 듣고 있냐?
 
남봉구:그치만 날 찾아다녔다잖아...
얘기 들어보고... 스토커 같으면 아라씨한테 맡기려고 그랬지...
 
마땅히 제거되어야 할 대상을 제거했을 뿐인데 어째서인지 찜찜한 기분이 듭니다.
 
지아라가 말하는 대로 정말 당신을 현혹하기 위한 쓸데없는 소리였을까요?
 
상념이 이어지기 전,
 
지아라:됐고, 그보다 이쪽으로 좀 와봐.
 
남봉구:으응... (뽈뽈 감)
 
지아라는 조금 전까지 넘어져 있던 바닥을 가리킵니다.
 
빼곡하게 타일로 채워져 있으나 그가 가리키는 곳만 다른 칸과 재질이 다릅니다.
 
지아라:지금 머리에 빵꾸나서 힘줬다간 피 더 터질 것 같다... 네가 좀 열어 봐.
 
남봉구:맨날 나만 시켜 (투덜거리면서 타일 뜯어봄)
근력
기준치: 99/49/19
굴림: 14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투덜거리면서도 당신이 손을 끝을 밀어넣고 타일을 걷어내면,
 
아! 생존자들이 숨어있던 벙커입니다.
 
대피 구역이 전부 크리쳐에게 점령되어 어쩔 수 없이 이곳에 숨어있었군요.
 
쓰러진 와중에 바로 재질 차의 이상함을 알아차리다니, 역시 지아라입니다.
 
이것으로 구출 성공입니다.
 
우리에게 구해진 사람들이 계속해서 감사를 표합니다.
 
아이:아, 덕분에 정말 살았어요!
 
노인:말로만 듣던 분들을 만나게 될 줄은 몰랐습니다.
 
청년:이제 우린 안전해!
 
남봉구:(이곳에 나의 운명의 상대는 없는가?)
 
아저씨:아아, 신이시여....
 
네 (GM):...
아저씨라도 괜찮다면..
 
남봉구:(운명의 상대는 다음에 찾는 것으로)
 
남녀노소 가릴 것 없이 생존자들은 바깥 공기를 마시며 얼싸안고 눈물을 흘립니다.
 
'최강의 인류'라고 불리는 우리를 신기한 듯 보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아이:저기... 사인 좀 해주실 수 있나요?
 
청년:어어, 나는 같이 사진 찍어줘요!
 
무수한 팬서비스 요청이!
 
지아라:...남봉구, 우리 거절해야 하는 거 알지? 우린 요원이지 연예인이 아니니까.
 
남봉구:(이미 사인도 해주고 사진도 찍어주고 다 하고 있었음) 으응?
 
지아라:(이미 했던 사인 쑥쑥 뺏어들고 사진도 하나하나 지우고 있음...)
 
남봉구:너무해...
 
줬다 뺐긴 사람들의 표정이 좋지 않습니다.
 
좋지 않을 뿐만 아니라 경악에 물든 것 같아 민망할 지경입니다.
 
덩달아 이쪽을 보기 시작한 사람들의 표정 역시 최악이네요.
 
꼭 저렇게까지 할 필요가 있었던 걸까요?
 
벙커 안에만 있기 힘들었을텐데...
 
그들의 고통을 생각하니 당신의 마음까지 덩달아 쓰라려 옵니다.
 
남봉구:
마음의 상처 적립 Roll
기준치: 50/25/10
굴림: 75
판정결과: 실패
 
아니, 가슴이 아픈건가요?
 
남봉구:(별로 안쓰린듯?)
 
울컥, 하고 혈액 덩어리를 뱉은 당신은 그제야 '뾰족한 무언가'가 가슴을 관통했다는 것을 깨닫습니다.
 
호흡이 어렵습니다.
 
아, 상급 크리쳐의 숨이 붙어있었군요.
 
남봉구:(아니네 굉장히 쓰리네)
 
간신히 고개를 돌린 당신은 원망스러운 듯 당신을 바라보는 크리쳐의 형형한 두 눈과 마주합니다.
 
지아라:남봉구!
 
뒤늦게 지아라가 당신의 이름을 부르고,
 
탄환을 장전하는 소리가 들립니다만...
 
아무래도 늦은 것 같습니다.
 
불타는 통증과 함께 당신의 의식이 멀어집니다.
 
그래도 생존자들을 구출한 후에 죽어서 다행이에요.
 
임무의 절반은 성공했으니 아주 잠깐 쉬는 것 정도는 용서해주겠죠.
 
풀린 눈으로 쓰러지는 당신을 지아라가 받아내는 것이 느껴집니다.
 
...
 
...
 
당신은 눈을 뜹니다.
 
폐부에서부터... 이런, 이제 이 상황도 지겨울 정도네요.
 
자연스럽게 몸을 일으키려던 당신은 찌릿한 통증에 힘을 잃고 도로 누워버립니다.
 
가슴 부근이 숨을 쉴때마다 칼로 살을 저미는 것처럼 고통스럽습니다.
 
이건... 이상합니다.
 
소생 후의 컨디션은 최고조여야 하는데, 이게 어떻게 된 일인가요?
 
당신은 자신의 상처가 완전히 회복되지 않았다는 것을 깨닫습니다.
 
SAN c. 0/1d2
 
남봉구:
SAN Roll
기준치: 66/33/13
굴림: 55
판정결과: 보통 성공
 
낯선 천장과 함께 고개를 돌려 상황을 파악해보지만 이곳은 당신이 모르는 사람의 방입니다.
 
어두컴컴한 창문 너머로 푸른 조명이 넘어오는 것을 보니,
 
일단 당신은 여전히 A시 안에 있는 것 같습니다.
 
지아라가 죽은 당신을 길바닥에 둘 수 없어 적당히 민가 안으로 들어온 것 같네요.
 
남봉구:(눈만 데굴데굴) 아라씨...?
나 깨어났는데, 아라씨 있어...?
 
당신의 목소리가 들리자 지아라가 급하게 방으로 들어옵니다.
 
머리에 붕대를 감은 지아라는 한 손에 무전기를 들고 있는 채입니다.
 
네 (GM):관찰력 판정!
 
남봉구:
관찰력
기준치: 75/37/15
굴림: 4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지아라의 거동이 낯섭니다.
 
평소의 그보다 조금 더 굼뜨고 불편해 보이네요.
 
단순히 머리를 다쳐서 그렇다기엔 더 아픈 곳이 있는 것 같습니다.
 
지아라:야, 너... 3일 동안 깨어나지 않았었어.
이번엔 정말 잘못된 줄 알았다고...
 
남봉구:뭐야... 아라씨 왜 그래...?
나 소름돋을 것 같은데...
 
지아라:야 인마! 네가 죽을 줄 알았어서 쫄았었다고! (남봉구 팍!)
 
남봉구:아파, 아파!
나 3일동안 누워있었는데 이렇게 막 대해도 되는거야?1
다시 드러누워버린다...??
 
지아라:넌 3일 동안 너 돌본 사람한테 그딴 소리 하고 싶냐? 응?!
 
남봉구:앗, 헉...
나... 누워있는 동안 이상한 짓 안했지...?
 
지아라:...
 
남봉구:(눈치봄) 미안... 나 또 깝쳤어?
 
지아라:응, 존나...
 
남봉구:미안...
그보다 아라씨도 어디 다쳤어...?
 
지아라:참 빨리도 물어본다...
 
남봉구:헤헤
 
지아라:좋댄다. (머리 퍽 때림)
 
남봉구:아프다니까...
 
지아라:3일동안 크리쳐들이 덤벼드는 걸  지킨다고 좀 다쳤어.
 
남봉구:우와...
완전 의리...
나 감동 받을 것 같애...
 
지아라:그런 사람한테 대고 그딴 소리나 하고....
우리 봉구 사회화 언제 되려나....
 
남봉구:으응...미안...
나 꿇을까?
 
지아라:지금은 환자니까 봐준다, 짜식. 나중에 꿇어라.
적립해둬.
 
남봉구:적립은 해두는거야...?
 
지아라:당연하지. 남봉구 갈구는게 내 인생의 낙인데.
 
남봉구:다른걸 낙으로 삼을 생각은 없어...?
 
지아라:흠.... 음....
없는듯?
 
남봉구:좀 만들어 봐...
 
지아라:그것보다. (싹둑)
 
남봉구:
마음의 상처 적립 Roll
기준치: 50/25/10
굴림: 16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차곡차곡 적립하는 중)
 
지아라:네가 쓰러진 3일동안 꽤 많은 일이 있었거든?
일단 그때 구출한 생존자들은 헬기에 태워 보냈어.
그래서 2순위 사항인 크리쳐 제거로 임무가 넘어갔는데...
 
남봉구:으응 그래서...?
 
지아라:문제는 3일이나 지나서 현재 손을 쓸 수 없을 정도로 크리쳐가 증식해버렸지.
현재 상부에서는 A시를 포기한다는 결정을 내렸어.
안전지대 내부로 크리쳐가 진입하는 것을 막기 위해 크리쳐와 함께 A시를 폭파할 예정이래.
그래서 너 데리고 조속히 빠져나오라고 했고...
 
남봉구:진짜 뭐가 많네...
그럼 이제 가?
 
지아라:...근데, 문제가 하나 있어.
 
남봉구:(불안...
 
지아라:지금 시를 날릴 규모의 폭탄이 실린 헬기가 이쪽으로 오고 있거든?
 
남봉구:어어 그래서...?
 
지아라:근데...
 
이
 
지아라:지금 막, 구조 요청 신호를 확인했어.
위치는 X 제약 회사...
기상 악화 때문에 더 이상의 무전은 어려워. 헬기에 폭격 지연 요청은 안 될 것 같다고...
 
남봉구:그치만 여기 가면 도망치기엔 늦지 않을까...
 
지아라:음... 그래서, 네가 정신을 차리지 않아서 어쩔 수 없이 구조를 포기하려고 했는데...
 
남봉구:나 정신 차렸으니까 가게...?
 
지아라:네가 타이밍 좋게 일어났으니까, 뭐... 거의 운명이지.
나 혼자 가서 구해올게. 넌 부상이 심하니 먼저 빠져나가.
 
남봉구:(대가리 열심히 굴려봄) 가려면 내가 가는게 좋지 않을까 아라씨...?
나는 죽어도 다시 살아나는데, 아라씨는 아니니까...
 
지아라:이번에 재생 속도 느려진거 보면 네가 가도 똑같을 것 같은데?
 
남봉구:이거...맞잖아...!
백화점에서 한거 사망플래그 맞잖아....!
 
지아라:아오, 불길한 소리하고 앉아있네. (퍽 때림)
 
남봉구:아파!
 
지아라:아~ 안 죽어, 안 죽어... (죽기 전 제일 많이 하는 소리 1위)
 
남봉구:또 플래그...
나도 같이 갈래...
 
지아라:(곤란하다는 듯 위아래로 훑어보다가) ...괜찮겠어? 그 몸으로?
 
남봉구:으응 안 죽어, 안 죽어 (죽기 전 제일 많이 하는 소리 1위)
 
지아라:흠... 그래, 뭐, 크리쳐니까...
느려지긴 했어도 죽진 않겠지...
그럼 서두르자. 사실 지금 시간이 정말 촉박하거든.
한... 1시간 내로 A시를 빠져나가야 해.
 
남봉구:1시간?? (진짜 촉박하네
 
지아라:이미 간다고 했잖아? 후회하는 건 아니지?
 
남봉구:아니지... 후회 안하지...
후회해도 어쩌겠어...나는 아라씨 껌딱지니까 옆에 붙어있어야지...
 
지아라:짜식, 제법 귀여운 소리 하네.
 
남봉구:아라씨... 역시 많이 아파...?
3일간 힘들었어...?
왜 헛소리를 해...
 
지아라:네가 내 키링 선언 하는 거 하루이틀도 아니고...
 
남봉구:그건 그렇지...
그치만 난 아라씨 키링 맞으니까...
 
지아라:받아들인 것 뿐인데 왜 그래? 힘들어?
왜 헛소리해...
 
남봉구:(아ㅋㅋ 이걸 이렇게 돌려받네) 으응...
일어난지 얼마 안되어서 그래...
 
지아라:...정말 데려가도 되는 것 맞지? (의심의 눈초리)
 
남봉구:으응 데려가 데려가
 
지아라:못 미덥긴 하지만...
그래, 바로 출발하자.
 
남봉구:뭐 언제는 미더워 했다구... (투덜대면서 일어남
 
우리는 자리에서 일어나 거리로 나옵니다.
 
목적지에 도착하기 전까지 우리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 크리쳐들과 마주했습니다.
 
수많은 크리쳐들을 빠르게 총으로 쏘아가며 길을 옮기는 것은 그리 쉬운 일은 아니었습니다.
 
거듭되는 전투에 체력은 떨어지고, 정신력은 흔들립니다.
 
겨우 도착한 X 제약은 공기업은 아니지만 치료용 연고의 판매로 대중들에게 친숙한 곳입니다.
 
신호가 나오는 곳은 X제약의 지하입니다.
 
1층까지 진입은 수월했으나, 지하로 가는 길은 자동 개폐 시스템으로 막혀있습니다.
 
지아라:쯧... 개폐를 해제하려면 경비실을 찾아야 할 것 같은데...
깊게 숨겨져 있을 것 같진 않아. 내가 좌측부터 찾을테니까, 넌 우측을 맡아.
 
남봉구:으응... 무슨 일 있으면 소리지를테니까 바로 와야해...
 
지아라:오냐, 이 누나가 바로 구해주러 달려간다.
 
찢어진 우리는 각각 내부를 둘러봅니다.
 
경비실처럼 보이는 곳으로 들어가자, 그곳엔 책상 위에 컴퓨터만이 존재합니다.
 
수십 개의 화면이 생생하게 재생되고 있는 감시카메라 화면이군요.
 
회사 외부 곳곳에 있는 감시 카메라는 사람이 없는 지금까지도 작동 중이지만,
 
내부의 카메라는 대부분 작동되지 않습니다.
 
네 (GM):관찰판정!
 
남봉구:
관찰력
기준치: 75/37/15
굴림: 2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문득, 당신은 카메라에 비친 익숙한 장소를 발견합니다.
 
주차장 너머로 작게 보이는 곳은 분명 3일 전 당신이 죽어버린 곳입니다.
 
두어 번 클릭하자, 그 영상이 촬영된 날짜와 시간대를 전부 확인할 수 있습니다.
 
그러고보니 당신이 죽은 직후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자세히 설명받지 못했었죠.
 
3일 전 날짜를 입력한 뒤 확인해볼까요?
 
남봉구:(타닥 타닥 탁!)
 
날짜를 입력하고 영상을 재생하자,
 
저화질의 영상이 움직이기 시작합니다.
 
사방에서 안타까운 비명이 터져 나옵니다.
 
지아라가 쓰러지는 당신의 몸을 받아내며 군화 굽으로 쓰러져있던 상급 크리쳐의 핵을 터트립니다.
 
지아라:이런 초보적인 실수를 하다니...
내가 남봉구한테 뭐라 할 입장이 아니네.
 
한탄하듯 말한 지아라는 당신의 눈을 감겨주고 시체를 바닥에 눕힙니다.
 
지아라:쉬고 있어. 가장 중요한 일은 끝났으니까.
 
이변은 잠시 후에 발생합니다.
 
분명 죽었을 터인 당신의 몸이 두어 번 움찔거립니다.
 
지아라가 생존자들의 신원을 체크하느라 여념이 없을 때,
 
늘어져 있던 시신이 비척비척 일어납니다.
 
끈에 매달린 인형처럼 흔들거리는 당신을 발견한 생존자 하나가 의문을 표합니다.
 
남봉구:오... 이거 완전 좀비 영화같다
 
아이:어...? 그냥 다친거였어요?
 
이상한 기미에 고개를 돌린 지아라의 표정이 경악에 물듭니다.
 
지아라:남봉구? 뭐야, 벌써 회복한 거야...?
...타이밍이 안 좋았는데...
 
광경을 지켜보고 있던 시민들이 웅성거립니다.
 
청년:이상하네요, 방금 목숨이 끊어진 게 아니었나요?
 
노인:자연의 규칙을 벗어나는 일이 벌어졌다...
 
아저씨:어떻게 되살아날 수 있는 거지?
 
그때, 당신이 팽팽하게 웅크리고 있던 몸이 용수철처럼 튀어나와 그들의 틈을 파고듭니다.
 
완전히 방심했던 지아라는 당신의 움직임을 따라가지 못했기에,
 
방어하지 못하고 당신에게 걷어차이고 맙니다.
 
우득, 갈비뼈 부러지는 소리와 함께 지아라는 마른 땅바닥을 구릅니다.
 
당신은 지아라에게 눈길을 주지 않고 이를 세워 시민을 공격하지만,
 
남봉구:ㅇㅁㅇ
 
몇 초 뒤 달려든 지아라에 의해 저지됩니다.
 
여기저기서 비명이 울리고,
 
내동댕이치고,
 
엉겨 붙어 목을 조르고,
 
끔찍한 파열음이 들리는...
 
...그 모습은 완전히 아수라장이었습니다.
 
SAN c. 1/1d3
 
남봉구:
SAN Roll
기준치: 66/33/13
굴림: 94
판정결과: 실패
1
 
화면이 더 진행되려던 찰나,
 
옆에서 불쑥 튀어나온 손이 영상을 종료해버립니다.
 
남봉구:@!#$
 
지아라:...개폐버튼, 내쪽에 있더라.
 
남봉구:깜짝이야...!
심장 떨어지는 줄 알았잖아 아라씨...
 
지아라:시간 없다니까 쓸데 없는 거나 보고 있으니 그렇지.
 
남봉구:그치만... (눈치)
저기, 아라씨... 나 벽보고 손들고 무릎꿇고 있을까...?
 
지아라:지금 그럴 시간도 없거든?
 
남봉구:으응... 미안...
 
지아라:뭐, 됐어... 그건 사고였으니까.
네가 하고 싶어서 한 일도 아니고.
 
남봉구:으응........
저기 아라씨... 3일간 크리쳐랑 싸우느라 다친거 아니지...?
 
지아라:뭐... 크리쳐는 맞긴 하잖아?
 
남봉구:너무해...
여기서 나가게되면... 벽보고 손들고 무릎꿇고 있을게...
아니면... 아라씨가 읽는 소설...나도 같이 읽고 음. 감상문 써올까...?
아니다 아무리 그래도
아닌건 아닌거니까
이건 취소
 
지아라:따로 벌은 주려고 하지 않았는데 스스로 벌 받는다면야, 뭐.
아니?
취소 못해.
 
남봉구:왜!
취소할래!
 
지아라:이미 말로 뱉은 건 무를 수 없어.
 
남봉구:무를래 무르고싶어
 
지아라:남아일언중천금 몰라?
 
남봉구:으응 몰라몰라
나는 한입으로 두말 하는 남자 할래
 
지아라:몰라도 어쩔 수 없어 그게 세상의 이치야.
 
남봉구:그런게 어딨어!
세상의 이치 팍팍해!
 
지아라:인생이란 원래 쓰디 쓴 법이란다.
 
남봉구:나는 단 부분만 먹고싶어...
 
지아라:소주를 마시면 달달하게 느껴질지도 모르고..
 
남봉구:싫어어....
 
지아라:아무튼, 이제 농담 따먹기 할 시간도 없어.
 
남봉구:으응...알았어...
 
지아라:빨리 가기나 하자.
 
남봉구:(ㅜㅜ)
 
지아라가 당신의 등을 떠밀며 잠겨있던 지하로 갑니다.
 
남봉구:(털레털레...)
 
닫혀있던 문이 열리니 신호가 어디에서 오는지 정확하게 알 수 있었습니다.
 
신호는 지하 4층 제약 연구실에서 나오고 있었습니다.
 
연구실의 문을 열자 황량한 연구실의 내부 풍경이 한눈에 들어옵니다.
 
한 남자가 테이블 위에 엎어져있습니다.
 
대부분이 정리된 지금 볼 수 있는 건 많지 않네요.
 
네 (GM):조사 가능 포인트 : 엎어진 남자 / 테이블 / 벽면의 서랍
 
남봉구:저 사람...죽은거야...?
아라씨 가서 확인해봐...
 
지아라:얌마, 그렇게 크리쳐를 많이 죽여놓고 시체가 무섭냐?
 
남봉구:그건 그거고 이건 이거지...
 
지아라:으휴.. 저 쫄보를 어쩌면 좋아....
 
남봉구:어쩌긴... 아라씨가 평생 데리고 다니면서 나대신 저런거 봐줘야지...
나는 뒤에서 응원할게 파이팅
 
새하얀 가운을 입은 남자는 4~50대로 보입니다.
 
남봉구:아라씨, 죽었어...?
 
전혀 움직임의 기미가 보이지 않는군요.
 
지아라:(살펴보다가 고개를 젓는다.) 이건 안 되겠네... 몇 시간 전에 이미 죽은 것 같은데?
여기 핸드폰에 구조신호를 보냈던 흔적도 있고...
자, 너도 한 번 봐봐. (봉구에게 핸드폰을 휙 던져준다.)
 
남봉구:우왓 (휴대폰 받음)
민첩
기준치: 40/20/8
굴림: 38
판정결과: 보통 성공
(휴대폰 띡띡...)
 
구조신호를 보낸 시각은 지아라의 무전기에 신호가 도달한 시각과 일치합니다.
 
또한 묘한 메모장 하나가 들어있습니다.


알파를 재우는 자장가


 마력 1D6을 소모해 폭주한 알파형 크리쳐를 진정시킨다. 주문을 시전하기 전, 시전자가 차례대로 지능, 정신력 판정에 성공해야 한다. 시전자는 한 라운드에 하나의 특성치 판정만 가능하므로 총 두 번의 턴이 요구된다.
 
지아라:(봉구가 핸드폰 보는 동안 이쪽은 주머니까지 샅샅히 뒤지는 중...)
 
남봉구:아라씨 뭐 있어...? (메모장 다 보고 주머니에 쇽 넣고 멀리 떨어져서 보는중)
 
지아라:음~... 다른 건 없고 열쇠가 하나 있는데?
 
남봉구:열쇠...? 어디 열쇤데...?
 
지아라:글쎄? 아무런 태그도 없어.
찾다보면 잠겨있는 곳이 있으려나...
 
남봉구:으음... (벽면의 서랍 뒤져보러 감)
 
빼곡한 서랍에는 다양한 연구 재료가 들어있습니다.
 
그중 한 칸만 잠겨 있군요.
 
남봉구:어라... 아라씨 여기 열쇤가봐...
 
지아라:아니, 야... 잠깐... (테이블 위의 문서를 보다 손짓한다.)
 
남봉구:으응...? (뽈뽈 감)
 
지아라:그것보다 더 중요한 걸 발견해버린 것 같은데...
 
남봉구:뭔데...?
 
지아라:...네가 직접 읽어봐.
 
지아라가 당신에게 건넨 것은 연구일지를 정리한 종이입니다.


연구 일지
학회의 낯선 이는 자신이 외계에서 왔다고 주장했다. 그의 소지품 중 작은 금속 크리쳐의 암수 한 쌍을 손에 넣은 이후, 나는 다양한 연구를 할 수 있었다. 크리쳐의 무한한 재생 능력은 경이로웠으나, 핵이 제거되면 사망해버리는 단점이 있었다. 나는 이것을 보완할 방법을 찾기 위해 금속 크리처 핵의 중심 물질, C.V를 채취해 다양한 실험체에게 주입했다. 대부분이 견디지 못하고 흉하게 녹은 채 움직였으며, 핵이 제거되면 사망하는 성질은 유사했다. 종종 특수한 능력을 갖춘 채, 다른 녀석보다 지능 있는 개체가 나타나기도 했으나……. 이들도 역시, 핵의 제거와 동시에 죽음에 이르렀다.
그런데, 실험생물 5000마리 중 단 한 마리, 알파만이 원래의 모습을 유지하며 월등한 능력을 보였다. 알파에게서는 핵을 찾을 수 없었으며, 아주 작은 생체기관만 남아있어도 충분히 시간만 주어지면 신체를 재생해냈다. 그는 지구상에 존재하는 생물 중 가장 영생에 가깝다고 볼 수 있었다.
알파는 무리의 우두머리로 군림하던 녀석이었다. 나는 알파를 통해 실험체가 우수한 생물일수록 완전한 크리처 생성의 성공률이 높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러나 1년이 넘어갈 무렵,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 '그 사건'이 일어나버렸다. 실험실로 돌아왔을 땐 알파가 실험체 대다수를 학살한 후였다. 그건 그야말로 '폭주'였다. 알파가 자신의 동족을 알아보지 못하고 저능한 크리쳐처럼 공격을 감행한 것이다. 이후 문제를 알아보기 위해 연구를 하던 중, 알파는 숨을 거두었다. 사인은 과다출혈. 마지막에 있던 폭주 이후 알파는 평범한 실험생물로 돌아갔고, 평범하게 죽음을 맞이했다. 그 전조는 거의 없었다. 사망 후 재생 속도가 차츰차츰 느려지기 시작했던 것 외에는…….


부작용 없이 인간에게 C.V를 쓸 수 있다면, 국내의 군사력은 기하급수적으로 상승하겠지
 
남봉구:(받아서 읽어봄)
(읽으면서 곰곰) 그러니까... C.V를 맞은 인간이란건가...? (갸웃봉구 again)
 
그렇게 생각 하던 때,
 
당신은 문뜩 한가지가 떠오르고 맙니다.
 
자신이 이전, '최강의 인류'라고 불리는 사람이었다는 것을요.
 
남봉구:ㅇㅁㅇ)
 
당신의 강함은 타의 추종을 불허했고, AOC에서도 당신의 공로를 인정해 특별한 포상 휴가를 지급했죠.
 
포상 휴가를 떠나기 전날 상부에서는 당신을 호출했습니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높은 AOC의 건물 꼭대기까지 도달했던 것이 당신의 마지막 기억입니다.
 
당신은 C.V의 첫 실험체입니다.
 
이전의 기억이 머릿속을 스쳐 지나갑니다.
 
크리스마스를 보내던 나날,
 
학교에서 수업을 듣던 때나,
 
지하철에서 창밖을 바라본 일,
 
감기에 심하게 걸려 앓아 누웠던 일까지.
 
당신은 전부 기억해냅니다.
 
당신은 자신의 손을 내려다봅니다.
 
당신은 이제 괴물이 아닙니다.
 
당신은, 사람으로 되돌아왔습니다.
 
SAN c. 1.1d5
 
남봉구:
SAN Roll
기준치: 65/32/13
굴림: 51
판정결과: 보통 성공
 
지아라:이 말에 따르면... 이곳에서 크리쳐 실험을 하고 있었다는 거 아냐?
 
남봉구:으응... 그리고 그게 나인가봐...
 
지아라:뭐? (해괴한 소리를 들었다는 듯이 얼굴을 찡그렸다가)
 
남봉구:여기. 아라씨도 연구 일지 읽었잖아...
 
지아라:아니, 뭐... 여기에 쓰여있는 폭주인가 하는게 꼭 너한테 있던 일이랑 똑같긴 했지만...
...진짜? 네가 만들어진 크리쳐라고?
 
남봉구:뭔가 파바박 하고 기억이 다시 나는데...
분명 나한테 휴가를 준다고 해서 갔는데... 이러고 있는거 보면...
이거 나 아냐...?
 
지아라:가까운 곳에서 이런 일이 벌어지고 있었다니... 믿을 수 없네...
 
남봉구:나도 믿을 수가 없네...
근데...있지, 아라씨...
더 중요한게 있어...
 
지아라:응?
 
남봉구:나 이제 죽으면 진짜 죽어
 
지아라:뭐?!
 
남봉구:어떡해...?
우리 지금이라도 빨리 튈까...?
 
지아라:아, 그, 뭐... 평범한 생물로 돌아갔다는 그거... 인가?
 
남봉구:으응...
 
지아라:뭐.. 음.... (이걸 어쩌지... 가만히 생각하다가)
여기까지 왔는데 저것도 확인하고 튀든 말든 하자.
어우... 어쩌다가 이렇게 된거래...
 
남봉구:으응... 좋아... (고개 끄덕이며 아라 끌고 잠긴 서랍 열러 감)
 
지아라가 열쇠를 구멍에 꽂아넣고 돌리자, 작은 소리가 나며 잠금이 풀립니다.
 
서랍을 열자 보이는 것은 편지 꾸러미입니다.
 
그 중에서도 제일 위에 놓여있는 두 장의 편지가 눈에 띕니다.


(1)
보내주신 새로운 C.V의 효과를 확인했습니다.

실패작은 늘 그렇듯 안전지대 밖으로 전부 폐기했습니다.
상급은 그나마 성공한 편이지만, 하급은 정말로 쓸 게 못 되는군요.
다음 달 중으로 인간을 대상으로 실험에 들어갈 예정입니다.
AOC에서 협조를 승낙했으니, C.V의 추가적 공급을 요청합니다.
해당 밀서는 확인 후 소각하십시오.
 


(2)

확인했습니다.

다만, 너무 위험한 게 아닌가 싶습니다.
요즘 들어 추가 공급 요청이 부쩍 늘었습니다.
이러다 도심지에 C.V가 유출되기라도 하면 얼마나 끔찍한 일이 일어날지….
부디 진행 속도를 늦춰주십시오.  
적당한 위기감을 조성해 민간인을 통제하는 정도로만 사용한다고 하셨잖습니까.
요즘은 연구 보고서도 거의 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남봉구:ㅇㅁㅇ)
 
편지는 서로 다른 글씨체로, 두 번째 편지는 반쯤 구겨져 있습니다.
 
작성자가 보내지 못하고 보관한 것 같네요.
 
날짜는 1년 반 전입니다.
 
요즘같은 세상에 굳이 이메일이 아닌 손편지로 적은 이유가 무엇일까 했더니,
 
이건 명백한 밀서였습니다.
 
...뭔가 이상하지 않나요?
 
시 전체를 폭파하겠다는 극단적인 선택,
 
여태껏 안전지대는 유지되며 한 번도 시 전체가 점령된 적 없었습니다.
 
시내에 지나치게 많은 크리쳐들.
 
당신에게 살려달라고 말하던 상급 크리쳐.
 
네 (GM):지능판정!
 
남봉구:
지능
기준치: 80/40/16
굴림: 37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당신은 모든 글을 읽고 결론에 다다르고 맙니다.
 
인공적으로 크리쳐를 만드는 C.V라는 바이러스가 A시에 퍼져 시민들이 생체형 크리쳐로 변해버렸으며,
 
벙커 안에 숨어있던 사람들만이 공기 중에 퍼진 바이러스를 피할 수 있던 것입니다.
 
당신이 여태 죽인 생체형 크리쳐는 총 몇 마리,
 
아니, 몇 명인가요?
 
SAN c. 1/1d3
 
남봉구:
SAN Roll
기준치: 64/32/12
굴림: 13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그리고 자연스럽게 한가지 생각이 떠오릅니다.
 
C.V에 노출된 사람은 크리쳐가 되고,
 
그 기간은 당신으로서 짐작할 수 없지만,
 
그렇다면,
 
3일 이상 노출되었던 지아라는?
 
반사적으로 지아라를 확인하니 그의 뺨은 상기되어 있습니다.
 
이마에 감겨있던 붕대가 느슨하게 내려옵니다.
 
머리의 상처는 어느덧 사라졌습니다.
 
아니, 오히려 지아라의 컨디션은 한결 좋아 보이기까지 합니다.
 
지아라:남봉구, 나...
 
남봉구:아라씨 어떡해!
 
컨디션과 대조적으로 지아라의 얼굴 위로 다양한 표정이 교차합니다.
 
변화에 대해서 가장 잘 아는 쪽은 몸의 주인인 지아라일 게 뻔합니다.
 
대충 짐작할 수 있습니다.
 
당신의 다음으로 '최강의 인류'라고 불리는 지아라는 어차피 당신처럼 크리쳐로 개조될 예정이었겠죠.
 
단순히 그 시기가 이번 사건을 계기로 앞당겨진 것 뿐이고요.
 
지아라는 크리쳐가 되었으며,
 
당신은 인간으로 되돌아갑니다.
 
이
 
SAN c. 1/1d5
 
남봉구:
SAN Roll
기준치: 63/31/12
굴림: 51
판정결과: 보통 성공
 
그리고 어느 순간,
 
지아라의 눈의 초점이 사라집니다.
 
그리고 아주 찰나의 순간이었습니다.
 
당신이 느리고 무거운 몸에 채 적응하기도 전, 지아라가 당신의 가슴팍을 걷어찹니다.
 
당신이 대응할 틈도 없이 휘둘려 벽에 머리를 박고 바닥으로 미끄러집니다.
 
다시 한 번 허공으로 들어 올려진 당신의 눈에,
 
아무런 감정도 없이 당신을 내려다보며 목을 조르는 지아라의 얼굴이 비칩니다.
 
HP -1
 
남봉구:저기, 아라씨, 아라씨??
(아라씨 우리 좋았잖아)
 
지아라는 당신의 말에 대꾸도 하지 않는채로 목을 조르고 있다,
 
이내 바닥에 내동댕이칩니다.
 
강한 충격과 함께 당신의 시야와 보이는 모든 것들이 흔들립니다.
 
머릿속 내내 이명이 들리며 코에서부터 무언가 흐르는 것이 느껴졌습니다.
 
갑작스러운 상황에 어지러운 머리를 흔들고 다시 지아라를 눈으로 좇으면...
 
지아라는 보이지 않습니다.
 
위에서부터 쿵, 쿵, 쿵, 하고 규칙적으로 묵직한 소리가 울려 퍼집니다.
 
계단을 타고 올라가며 손에 잡히는 것과 벽을 전부 파괴하고 부수고 있군요.
 
당신은 여기에 혼자 남아 있습니다.
 
앞으로 어떻게 해야할까요?
 
남봉구:(콜록거리면서 뒤를 쫓아가다 본 광경에 말문이 턱 막힘) 역시 아라씨...
이대로 냅둬도 아라씨는 살아있을것 같은데... (글두 가야지... 싶어서 탓탓 쫓아감)
 
후들거리는 다리로 지아라가 있는 옥상으로 향하는 도중 몇 번이고 풀려버립니다.
 
멈출 기미가 없는 코피를 닦아내며 그제야 당신은 깨닫습니다.
 
인간의 몸은 너무 유약하고, 부드러우며, 한 번 뿐인 삶은 부족하다는 사실을요.
 
벽과 계단은 강한 힘을 싣고 내리친 주먹과 발길질로 움푹 팬 채 부스러기를 흘리고 있습니다.
 
위로, 더 위로.
 
지아라의 빠른 발을 따라잡지 못한 당신은 한참 뒤에서야 옥상에 도착합니다.
 
남봉구:이런 몸으로 아라씨는 어떻게 그렇게 날 때리고 다닌거지...
 
잠겨있던 옥상의 철문은 억지로 열린 것인지,
 
단순히 그 너머로 가겠다는 의지 하나에 의해 흉한 형태로 휘어져 있습니다.
 
인간의 몸으로 과연 대처할 수 있을까,
 
불안한 마음으로 너덜거리는 문짝을 걷어내면...
 
지아라가 그곳에 있습니다.
 
남봉구:저기... 아라씨...?
아라씨의 남봉구가 왔는데... 나 알아보겠어...? (슬금슬금...
 
그는 불완전했던 정신을 어느 정도 추슬렀는지 시선을 건물 아래의 야경에 꽂은 채 눈을 떼지 못합니다.
 
주먹을 감싸고 있던 장갑은 그 힘을 이기지 못해 너덜너덜하게 찢어져 있습니다.
 
이 순간이 영원할 것처럼 눈이 쏟아지고, 하늘은 새카맣지만,
 
여전히 새파랗게 밝은 건물의 빛을 등지고 선 지아라의 표정은 보이지 않습니다.
 
그는 당신에게 크리쳐라도 괜찮다고 했던가요?
 
당신이 정신이 나가 폭주를 했음에도, 원해서 한 것이 아니니 신경쓰지 말라고 했던가요?
 
전부 위선입니다.
 
자신의 일이 아니기에 할 수 있는 말이었죠.
 
그런데도 아이러니하게 지금, 지아라를 이해할 수 있는 사람은 당신뿐입니다.
 
남봉구:저기, 아라씨...?
 
지아라:...
 
남봉구:아라씨 괜찮아...? 내 말 들려...?
 
지아라:귀 먹은 거 아니거든?
그냥, 좀...
...모르겠어. 기분이 이상해.
 
남봉구:뭐어... 익숙해지면 괜찮을걸...?
 
지아라:지금 내 몸이 내 몸같지가 않아.
그냥 평소처럼 있고 싶은데... 자꾸 널 공격하고 싶어져.
 
남봉구:어어...뭐어... 그것도 익숙해지면 괜찮을걸...?
 
지아라:...적어도 지금 당장은 무리일 것 같은데.
 
남봉구:으응...그건 그렇겠지만...
 
지아라:어떻게 할거야? 피하려면 지금 밖에 기회가 없을거야.
 
남봉구:어떻게 하긴... 가야지...? 아라씨랑 같이...?
아라씨도 아까 연구일지 봤잖아... 시간 지나면 원래대로 돌아올테고...?
그럼 그 전까지는 살아있어야하는데... 도망가는게 좋지 않을까?
 
지아라:그래...?
 
입을 작게 달싹이던 지아라는 어느샌가 다시 눈의 초점이 흐려집니다.
 
남봉구:(shit)
 
아, 이건, 또 다시 달려들 것 같군요.
 
네 (GM):마지막 전투는 약식이 아니라... 원래의 전투룰을 씁니다
 
남봉구:저 근접 25인데도요
 
네 (GM):ㅋㅋ
아~큼큼,.. 흠,,,
 
남봉구:사격 쓸수 잇는건 살상탄 밖에 없는데도요
 
네 (GM):핸드,. 쿨럭,,! 아웃,. 어흐흠...
 
남봉구:아~
 
네 (GM):이런 마스터 또 없다.
 
남봉구:L O V E LUV
 
네 (GM):그럼,,, 민첩 99가 된 지아라부터 시작합니다
 
지아라:(정신을 놓으니 총기를 사용할 정신마저 없는지, 들고 있던 것을 저멀리 내팽겨치고 마구잡이로 달려들어 주먹을 휘두른다.)
비무장
기준치: 40/20/8
굴림: 15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피해: 2
 
남봉구:
회피
기준치: 20/10/4
굴림: 39
판정결과: 실패
(이럴줄알앗다 무력하게 얻어맞음)
 
이건 지아라가 평소에 장난처럼 때리던 것과 완전히 다릅니다.
 
퍽, 묵직하게 맞은 어깨가 아파옵니다.
 
남봉구:내 팔... 아직 달려있는거 맞지...? (더듬...)
(쉬지않고 입털며... 주문 준비함...)
지능
기준치: 80/40/16
굴림: 96
판정결과: 실패
돌앗나?
 
네 (GM):
 
남봉구:상황파악 못하네?
 
네 (GM):진짜 주운
알차게 망했다
 
남봉구:ㄹㅇ로
 
당신은 무언가가 떠오를 것 같았는데, 위급한 상황이라 기억이 제대로 나지 않습니다.
 
아.. 뭐였지, 그그그...
 
남봉구:아..씁...그거...그거있는데 그...그그...
 
정말 답답한 와중인데도 지아라는 당신의 사정을 봐주지 않고 다시 한 번 주먹을 휘둘러옵니다.
 
네 (GM):
비무장
기준치: 40/20/8
굴림: 94
판정결과: 실패
피해: 1
 
남봉구:?
 
는 조금 봐주긴 한 걸까요?
 
제정신이 아니지만... 인간의 마음이 남아있을지두...
 
남봉구:다행이다... 한대라도 덜 맞을 수 있어서...
지능
기준치: 80/40/16
굴림: 47
판정결과: 보통 성공
 
안도를 하며 긴장을 푸고 있으니 잊고 있던 게 퍼뜩 떠오릅니다.
 
핸드폰에서 읽었던 그 주문.
 
지금이라면 쓸 수 있지 않을까요?
 
당신이 깨달음을 얻든 말든 지아라는 이번에 손톱을 세워 할퀴려 합니다.
 
네 (GM):
비무장
기준치: 40/20/8
굴림: 2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피해: 3
 
남봉구:
회피
기준치: 20/10/4
굴림: 9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이번에도 그냥 무력하게 대주는 수 밖에 없나)
 
당신은 무력하게 팔에 손톱 선이 그어지고맙니다.
 
남봉구:나중에 치료비 청구할래...(징징)
 
크리쳐가 되어 손톱마저 튼튼해진 것인지, 손톱이 지나간 자리엔 빨간 선혈이 흐릅니다.
 
남봉구:
정신
기준치: 70/35/14
굴림: 64
판정결과: 보통 성공
아자뵤
 
하지만 당신은 정신을 다잡고 주문을 읊기 시작합니다.
 
치료비를 청구하는 것도, 뭐가 어떻게 되는 것도,
 
모두 지금의 상황이 끝나야 할 수 있는 일일테니까요.
 
선득한 기운이 당신의 몸에서 빠져나가는 것이 느껴지고...
 
마력 -4
 
또다시 달려들려고 했던 지아라는 자리에서 쓰러지려는 듯 휘청입니다.
 
남봉구:
민첩
기준치: 40/20/8
굴림: 82
판정결과: 실패
(민첩하게 받아내보려 햇지만 실패!)
앗...아라씨 미안...
 
지아라는 그대로 바닥에 쓰러지고 말았습니다..
 
나중에 한 소리 들을지도 모르겠네요.
 
물론, 이쪽도 따질 것이 많긴 하지만요.
 
남봉구:맞아맞아 (아라 들쳐업음)
근력
기준치: 80/40/16
굴림: 46
판정결과: 보통 성공
 
바닥에 쓰러진 지아라를 들쳐업고 얼마 되지 않아,
 
정신을 차렸는지 등에서 움직임이 느껴집니다.
 
남봉구:(냅다 바닥에 내려두고 멀리 떨어짐)
 
지아라:(얼떨떨하게 바닥에 내려둬짐)
 
남봉구:아라씨 정신 차렸어...?
 
지아라:뭘... 그렇게 가있냐?
그 정도면 한 발에 다가갈 수 있을 것 같은데.
 
남봉구:그치만 아라씨한테 맞는거 아프다구... (슬슬 다가가서 도로 일으킴)
한대라도 덜 맞으려는 남봉구의 애처로운 발악이라고 생각해줘...
 
지아라:(얌전히 일으켜지곤 몸에 묻은 먼지를 툭툭 털어낸다.) 아니, 뭐... 이젠 됐어.
 
남봉구:지금 내 어깨 까보면 완전 그거일걸...? 배구선수 누나에게 얻어맞은 남동생의 등짝처럼 손자국 빨갛게 나있을걸...?
 
지아라:아까까진 그렇게 줘패고 싶어서 막... 토할 것 같고 그랬는데, 지금은 어쩐지 평소랑 똑같네...
 
남봉구:평소에는 날 안패고 싶었던것 처럼 말하는데...
 
지아라:그건... 뭐, 너도 정신 없었을 때 내 갈비 부쉈었으니까 쌤쌤하자?
 
남봉구:그거 괜찮다며!
봐준다며 !
 
지아라:그걸 믿냐?
 
남봉구:너무해!
아라씨는 어떻게 그렇게 사람 맘을 갖고 놀아 ?!
 
지아라:원래 말로만 그렇게 하고 10년 정도는 우려먹는거야.
 
남봉구:10년동안 우려먹으려고...?
 
지아라:하지만 쌤쌤 쳐버렸으니까 이젠 못 우리지. 아쉽게도...
 
남봉구:이걸 다행이라고 해야해 아니라고 해야해...
잘가... 로판 낭독회...
 
지아라:지금은 로판 낭독회가 문제가 아닌 것 같지만.
...A시 폭파까지 5분 정도 밖에 안 남았어.
 
남봉구:ㅇㅁㅇ
아라씨 빨리
빨리 나 업어
그리고 튀자
 
지아라:AOC을 피해서?
 
남봉구:거기까진 생각안해봤는데...
 
지아라:적어도 목적은 생각하고 튀어야지.
 
남봉구:AOC를 피해서 도망치는게 좋을까...?
 
지아라:글쎄, 나도 혼란스러워서 아직 뭐가 떠오르진 않는데...
평소엔 내가 주로 결정하니까, 이번만큼은 네가 결정해.
 
남봉구:으음...일단... 거기 잡혀봤자 좋은 꼴 볼 것 같진 않는데...
피해서 튀자 (비장
아라씨...모아둔 돈 있지...?
있을거라고 믿어...
 
지아라:흠... 어쩌려나...
좋아 그럼, 자. (공주님 안기로 안기라는 듯이 팔을 내민다.)
 
남봉구:내 로망속에선 내가 나의 운명의 사랑을 공주님 안기 해주는 거였는데... (파스스 로망 부서지는 소리 들으며 올라탐)
 
지아라:로망 다 뒤졌네.
 
남봉구:너무해...
아라씨...나 떨어트리면 안된다...?
나 떨어트리면 진짜 죽어...(내가)
 
지아라:장담 못 하겠는데~
네가 꽉 잡고 있어.
 
남봉구:나 내릴래
 
지아라:어허, 어딜 가려고.
 
남봉구:내릴래 아라씨 못믿겠어
 
지아라:지아라가 태워주는 자유드롭 VS 화끈하게 A시랑 같이 폭사하기
 
남봉구:이거 밸붕아냐?
아라씨가 태워주는 자유드롭 타겠습니다
근력
기준치: 80/40/16
굴림: 67
판정결과: 보통 성공
(존나꽉붙잡음)
 
지아라:어억! 그렇게 꽉 잡지 말고!
 
남봉구:꽉 잡으라며 !
 
지아라:적당히 몰라, 적당히?!
요리책에도 항상 적당히라고 써있잖아!
 
남봉구:몰라몰라 나는 그런거 몰라!
 
지아라:으휴, 됐다.
 
 
남봉구:아라씨 출발~!
 
지아라는 당신을 안아 든채 옥상에서 뛰어내립니다.
 
차가운 바람이 뺨을 때리고, 두 사람의 시선이 교차합니다.
 
야경이 빠르게 스쳐 지나가며 푸른 빛이 일직선을 그립니다.
 
내리던 눈이 멎으면, 도시를 잠식한 어둠이 걷혀갑니다.
 
밝아오는 새벽 너머로 다가오는 헬기가 보입니다.
 
가볍게 바닥에 착지한 우리의 머리카락이 허공에 감겼다 내려앉습니다.
 
지아라:달릴 수 있지?
 
남봉구:oO(그냥 헬기를 부수라고 할걸)
으응...
 
평온한 어조로 지아라가 물어오면, 대답은 정해져 있습니다.
 
남봉구:잠깐...나 다리에 힘이 안들어가는 것 같아...
 
뭐가 어떻게 되었든 당신은 최강의 인류잖아요?
 
지아라:짜식아, 엄살 부리지 말고. (등 팡 때림)
 
남봉구:아파!
이번엔 진짜 아파!
 
지아라:어, 어라? 몸이 바뀌어서 힘 조절이 안 되나?
아무튼 뭐... 알아서 못 뛰면 버리고 간다?
 
남봉구:그러는게 어딨어!
 
장난스럽게 말한 지아라가 주머니에서 뭔가의 버튼을 누르자..
 
남봉구:잠깐 그거
 
달칵, 당신의 목줄이 맥없이 풀립니다.
 
남봉구:
잘가 나의 패션아이템
 
당신의 목줄이 풀린 뒤 처음으로 깊게 삼킨 겨울 도시의 공기가 폐를 콕콕 찌릅니다.
 
지아라:목에 자폭장치 걸어놓고 좋댄다.
자, 미적거릴 시간 없어. 빨리 가기나 하자.
 
남봉구:으응...
 
너덜너덜해진 군복을 한 번 고치고,
 
지아라가 내민 손을 쥐면...
 
빠르게 달려가며 풍경이 흩어지는 것이 보입니다.
 
우리는 계속해서 앞으로 뛰어갑니다.
 
앞으로, 또 앞으로.
 
< ED 1. 클리셰 SF 세계관의 인간도 계속계속 살아가고 싶어! >
 
남봉구, 생환.
 
지아라, 생환.
 
남봉구와 지아라는 안전지대를 벗어납니다.
 
으
 
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