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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덴

(네)

(토뿌)



폐부에서부터 강한 압력이 치솟고, 이내 거센 기침 소리와 함께 당신은 핏덩어리를 토해냅니다.
그와 동시에 눈을 뜹니다.
모든 것이 얼어붙을 듯한 겨울날의 추위 속, 회색 하늘 위로 어지럽게 흩날리는 눈송이들,
어깨의 상처에서는 끊임없이 피가 흐르고 있습니다.
끔찍한 비린내에 머리가 아픕니다.
불쾌한 기분에 팔이나 다리를 움직입니다.
여기저기 끈적하게 피가 말라붙어 있습니다.
사방으로 흩어진 머리카락은 핏물에 젖어 축축합니다.
몸에 꼭 맞는 검은 군복이 지독하게 무겁습니다.
생명줄처럼 쥐고 있던 총은 저 멀리 날아간 지 오래입니다.
그보다, 당신의 상처에서 흐른 피가 차가운 웅덩이를 이루고 있습니다.
자신에게 발생한 참혹한 상황에, 이성 판정 0/1d2
에덴:
SAN Roll
기준치:65/32/13
굴림:77
판정결과:실패
토뿌 (GM):1d2!
에덴:(이게 대체 무슨 일이지?) 1
1의 이성이 감소합니다.
그리 떨어지지 않은 곳에서 오래된 라디오의 잡음 섞인 소리가 울려 퍼집니다.
"오늘은 크리쳐 발생 사…으로부터 866……니다. 안심…시오, 국민……."   
"안심, 안심하십시오.   
안전지대의 최전방은 최강의 인류에게 지켜지고 있습니다."   
안전지대가 무엇인지 기억나지 않습니다.
나이가 기억나지 않습니다.
출생지, 부모, 무엇을 하던 사람이었는지조차 기억해낼 수 없습니다.
하지만 당신은 일어나야 합니다. 이런 곳에 누워있을 시간이 없으니까요.
바짝 마른 입에서 혈향이 느껴지고, 이곳에서 벗어나고 싶은 욕구가 치밉니다.
피 웅덩이 속에 계속 누워있다간 다양한 사인 중 하나로 죽어버리고 말 테니…
욕구대로 움직이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에덴:(자리에서 천천히 몸을 일으켰다. 머리가 띵해...)
그렇게 생각한 당신은 자리에서 일어납니다.
상처를 보아하니 팔이 달랑달랑하게 달려있던 것 같은데, 지금은 제법 잘 움직이네요.
던져둔 총을 주워들어도 크게 부담 가지 않습니다.
사방에 눈이 쌓여 질리도록 새하얗습니다.
이곳은 도시 외곽, 아득하게 휘몰아치는 검은 눈보라 너머로 야경이 빛나고 있습니다.
에덴:(주변을 두리번거리다가 일단 어깨의 상처를 지혈 하려는 것처럼 손으로 꾹 눌렀다. 반사적인 행동이었다.)
드문드문 어둠이 잠식한 도시의 야경은 어쩐지 위태롭고 쓸쓸합니다.
■ 관찰 판정
에덴:
관찰력
기준치:75/37/15
굴림:1
판정결과:대성공
고소한 향기가 코를 자극합니다.
10m쯤 떨어진 곳에서, 불 앞에 앉은 낯선 사람이 등을 돌린 채 무언가를 먹고 있습니다.
라디오 소리는 저곳에서 들리는 것 같네요.
토뿌 (GM):다음 판정에서 +1의 주사위 보너스를 받습니다! (대성공 보너스 ^_^)
에덴:(ㅇㅏ앙~~~><)
원인을 알 수 없는 허기와 살벌한 추위가 당신을 괴롭힙니다.
저 사람에게 무언가를 받을 수 있지 않을까요?
주지 않는다면 억지로 빼앗는다거나, 아무쪼록 총을 가진 당신에겐 많은 방법이 있겠죠.
두 사람의 거리는 순식간에 좁혀집니다.
매끄러운 눈의 등을 밟을 때마다 볼품없는 소리를 내며 발이 잠깁니다.
온기, 식량, 그 외 다양한 것을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하니 들뜨기까지 합니다.
어쩐지 심장이 두근거리는 것 같기도 해요.
등을 돌린 사람은 당신이 바로 뒤에 왔음에도 고개를 돌리지 않습니다.
레토르트 식품의 푹 익은 건더기를 일회용 포크로 휘저을 뿐, 라디오 소리에 푹 빠져 있습니다.
여전히 최강의 인류를 운운하는 걸 보니, 분명 시답지 않은 가십 뉴스겠지만요.
에덴:저기... (말라붙은 입술을 혀로 축였지만 여전히 건조했다. 하지만 곧 그것도 해소할 수 있을 거란 생각에 미소를 지으며 말을 꺼낸다.)
문득 당신은,
자신의 숨이 굉장히 거칠어졌다는 것을 깨닫습니다.
당신은 무엇을 위해 이 사람에게 왔나요?
그러니까, 여긴 너무 춥고,
배가 고프고,
그래서, 식량과 온기를 얻기 위해서,
그리고, 아, 맞습니다…….
에덴: 뭐든 좋으니 당장 죽여버리고 싶어.
라고,
말해버렸는지도 몰라요.
부추기듯 두드리는 심장 고동 소리를, 당신은 결국 참지 못하고 낯선 사람에게 달려듭니다.
아니, 달려들었을 겁니다.
분명 달려들지 않았나요?
작동 방식도 알지 못하는 총은 내던지고, 무기가 될 만한 무언가를 잡는다거나,
없다면 날카로운 이를 세운다거나…….
대충, 그랬던 것 같은데…….
탕―!"    
굉음이 울리고, 허수아비가 쓰러지는 것처럼 무기력한 퍽! 소리와 함께,
에덴의 세상이 한 번 크게 뒤집히더니,
어느덧 낯선 사람은, 형형하게 빛나는 하얀 눈동자로 당신을 내려다보고 있었습니다.
잭:기어이 돌아버렸군.
모든 것을 집어삼킬 듯 부는 바람과 내리는 눈, 그것들로만 이루어진 전부 잿빛인 세계에서…
홀로 살아서.
문득, 당신은 가슴이 허합니다. 소중한 것을 잃어버린 것 같아요.
이를테면 심장이라거나.
이런! 내려다보니 정말 없습니다.
사람이 살아가는 데 있어야 할 장기들은 존재하지 않고,
휑한 구멍이 붉고 끈적한 액체를 토해내고 있을 뿐입니다.
어디선가 그런 이야기를 들었던가요?
정말로 잔인한 장면은 장기를 흘리고 있는 것이 아닌, 있어야 할 것이 없는 광경이라고…….
대단해요! 엄청난 위력이에요!
아마 거대한 주포 같은 것에 맞은 게 아닐까 싶습니다.
한가하게 이런 걸 추측하고 있을 땐 아닌 것 같지만요.
피를 토할 틈도 없이 시야 너머의 모든 것이 어두워지며, 몸을 지탱하고 있던 의식이 멀어집니다.
강렬한 충격과 온몸의 세포가 전멸하는 듯한 고통이란!
에덴:(엄청난걸... 현실감 없는 상황에 제 빈 구멍만을 더듬거렸다.)
당신은 어렴풋하게나마 이제 곧 죽는다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END 6. 배드엔딩.
에덴:에?
이대로 끝? 정말? 당신의 삶이 마무리되는 걸까요?
잭:에덴 로스트.
……아니, 안 돼요!
일반적인 상식으로는 받아들이기 힘든 상황에, 이성 판정 0/1D3
에덴:
SAN Roll
기준치:64/32/12
굴림:52
판정결과:보통 성공
(<ㅇ>?????)
이성 감소 없습니다!
……. 혼란스러워할 무렵, 시야가 가물가물한 에덴의 시야에 무언가가 들어옵니다.
낯선 사람의 손에 들린, 끝에서 작은 연기가 피어오르는,
검고 긴, 섬세하고 복잡한 기체는, 잠에서 깨어난 당신이 집어들은 총과 꼭 닮은 종류의 것이었습니다.
날파리처럼 웅웅거리던 지겨운 라디오 소리가 말을 끝맺습니다.
"걱정하지 마십시오, 시민 여러분. 아직 우리에겐 최강의 인류가 있습니다.   
에덴과 잭에 의해, 제 78 번째 안전지대는 오늘도 지켜지고 있으니까요."   
그 말을 끝으로 모든 것이 흐려집니다.
낯선 사람은 무전기를 고쳐 잡고 당신에 대해 보고합니다.
사무적인 어조는 덤덤하게 말을 이어나갑니다.
잭:일시적인 기억 상실, 전투에 대한 비정상적 집착, 일단 한 번 리셋 했다. 다음 소생까지 남은 시간은… … .
와우! 저 사람은 정말 어딘가의 SF 장르 클리셰 영화 등장인물처럼 말하는군요.
그런데, 방금 라디오가 뭐라고 말했죠?
정말, 이상…….
…….
[ SYSTEM : 꺼져가는 의식의 틈을 비집고, 에덴의 '소중한' 기억이 회복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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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06 Eden, Jack
image
폐부에서부터 강한 압력이 치솟고, 이내 거센 기침 소리와 함께 당신은 핏덩어리를 토해냅니다.
그와 동시에 에덴은 눈을 뜹니다.
모든 것이 얼어붙을 듯한 겨울날의 추위 속, 회색 하늘 위로 어지럽게 흩날리는 눈송이들,
가슴의 상처에서는 끊임없이 피가 흐르고 있습니다.
끔찍한 비린내에 머리가 아픕니다.
불쾌한 기분에 팔이나 다리를 움직입니다.
여기저기 끈적하게 피가 말라붙어 있습니다.
사방으로 흩어진 머리카락은 핏물에 젖어 축축합니다.
몸에 꼭 맞는 검은 군복이 지독하게 무겁습니다.
생명줄처럼 쥐고 있던 총은 저 멀리 날아간 지 오래입니다.
그보다, 에덴의 상처에서 흐른 피가 차가운 웅덩이를 이루고 있습니다.
자신에게 발생한 참혹한 상황에, 이성 판정 0/1d2
에덴:
SAN Roll
기준치:64/32/12
굴림:37
판정결과:보통 성공
(이 정도야.. 이제 익숙하지.)
이성 감소 없습니다.
이전 소생 직후와는 달리, 혼란스러움은 한결 덜합니다.
짜증 나는 라디오 소리는 더 들리지 않습니다.
당신이 한층 더 어둡게 가라앉은 회색 하늘을 바라보고 있으면,
묵직하게 눈 바닥을 밟는 군화 소리가 가까워집니다.
잭:... 이제 좀 정신이 들어?
총을 고쳐잡은 잭이 근처에 다가와 묻습니다.
그렇지 않다고 대답하면 당장이라도 한 발 더 갈길 기세입니다.
에덴:(멍하게 눈을 꿈뻑이다가 그의 얼굴을 본다.) 정신은 드는데, 아파.
잭:아픈 건 곧 괜찮아질 거야. 너는 늘 그랬으니까.
그보다 전자기기도 맞으면 고쳐진다던데, 크리쳐도 TV같은 건가.
이쪽에서 한 발 갈기고 싶네요.
잭:매번 널 죽이는 것도 힘들어.
에덴:(앗! 나도 모르게 주먹을 갈겼다!)
비무장 근접 판정 (ㅋㅋ)
에덴:(ㅋㅋ)
비무장
기준치:55/27/11
굴림:65
판정결과:실패
피해:3
(쳇!)
아이코 갑자기 어지러움이~^^;
잭:아프다면서 주먹은 멀쩡한 모양인데.
그는 당신을 처참하게 살해한 뒤에도 가벼운 농담을 던지고 있지만, 당신의 소중한 전우입니다.
잭:너, 가끔 한눈판 사이에 까마귀가 물고 간다고.
…………………………..
에덴:...
어제까지는 그랬죠.
잭이 까마귀에게서 소중한 당신을 되찾아온 무용담 따위는 듣고 싶지 않습니다.
기억을 더듬어보면, 분명 이전 임무를 끝낸 직후에 사망했던 것 같습니다.
소생 직후에는 10번 중의 1번꼴로 이번처럼 정신이 이상해지는 때도 있었는데,
그때마다 잭이 물리적인 '리셋'을 도와줬던 기억이 납니다.
죽음은 익숙하지만 다정하지 않고, 소생 직후의 첫 숨은 유난히 차갑습니다.
임무가 끝나면 휴식기가 주어지니 느슨하게 풀어질 법도 한데,
어째서인지 잭은 농담 도중에도 빈틈없는 모습으로 조금 떨어진 도시에 시선을 던지고 있습니다.
시간이 꽤 흘렀는지, 주변을 둘러보아도 음식과 모닥불은 이제 보이지 않습니다.
잭:아무튼... 일 얘기나 좀 해볼까. 이전 임무는 성공적으로 완수했어. 기억 나? 네가 과다출혈로 죽은 것까지.
에덴:그러고보니 어깨에 무슨 수도꼭지라도 달린 것처럼 물이 줄줄 새던데...
잭:... 물이? (눈을 가늘게 뜬다.) 무슨 물. 핏물 말하는 건가.
(어깨를 세게 붙잡아본다.) 멀쩡한 거 같은데. 지금은.
에덴:이런 간단한 비유도 못 알아 듣다니. 너야말로 어디 때려서 고쳐야 하는 거 아냐?
그렇다고 세게 잡지마! 아직 안 아물었으면 어쩌려고! (머리 파바박 때려버림;)
잭:아, 아. 네 손 존나 매우니까 때리지좀 마;
에덴:난 죽었다 깨어난 거니까 니가 좀 봐줘. (흥~!)
잭:이번 소생은 유독 느리더니... 컨디션도 좋아보이는데... (헝클어진 머리카락을 정리하며 노려본다.)
소생이 오래 걸려서 밥이나 먹으면서 기다리고 있었어. ...네가 두 번이나 죽는 바람에 임무가 지체되었다고.
에덴:...내가 먹을건 남겨놨지?
잭:(초코바를 던져준다.) 자.
에덴:헤헷♡ (방긋 웃으면서 받음)
(초코바를 날름 먹으며) 내가 죽은 걸로 너무 뭐라 하지마. 내가 뭐 죽고 싶어서 죽었나?
잭:좋냐? (짧게 웃는다.) 뭐라 안 해. ... 그냥... 말했듯이 이번 소생이 좀 오래 걸려서.
그런 이유로 이렇게 농땡이 부릴 시간 없어.
지령을 전달받습니다.


잭:이게 이번 임무야.
이번엔 좀 힘들 것 같아. 뭐... 힘들지 않은 임무가 있었나 싶지만.
에덴:아으, 임무만 봐도 성가실 것 같네...
그래도 뭐 어쩌겠어. 메시아인 내가 인류의 낙원을 만들어줘야지. (초코바를 입에 다 털어 넣고는 으쓱인다.)
잭:흠, 무리해서 죽지나 마.
잭은 장비 점검을 끝내고 일어섭니다.
매서운 칼바람에 반복 재생을 눌러둔 영상처럼 규칙적으로 머리카락이 흔들립니다.
A시의 오늘 날씨는 영하 20도,
방한복을 뚫고 싸늘한 냉기가 침입합니다.
잭이 무어라 더 말하려는 듯 입을 벙긋거리지만, 이내 거대한 소음에 묻혀버립니다.
쌓인 눈을 날려버리는 강한 바람, 그리고……. 헬기입니다.
두 사람을 태운 헬기는 상공으로 날아오릅니다.
목표 지점은 1주일 전 크리쳐에게 점령당한 A시, 전력이 채 끊기지 않은 유령 도시.
창 아래로 펼쳐진 야경은 눈이 시리도록 푸른 빛을 띠고 있었습니다.
음울한 빛 사이 드문드문 자리 잡은 어둠은, 분명 도시의 예비 전력이 다해가고 있기 때문이겠죠.
감상에 젖어있을 때가 아닙니다.
에덴:허... 우습게도 예쁘네...
전력이 끊긴다면 생존자를 구해낼 수 있는 확률도 떨어질 테니까요.
헬기의 문이 열리고, 따가운 겨울바람이 휘몰아칩니다.
복잡한 머릿속이 한결 식는 것 같습니다.
발각당할 위험이 있으므로 헬기는 착륙하지 않습니다. 같은 이유로 낙하산 또한 없습니다.
내려갈 방법은 단 하나. 목표 착륙 지점이 점점 가까워지면…….
갈까, 라는 말이 떨어짐과 동시에,
두 사람은 맨몸으로 도심에 뛰어듭니다.
쿵!!!
허공을 한 바퀴 돈 당신이 착지한 시멘트 바닥에 굉음과 함께 금이 가며, 사방으로 파편이 흩어집니다.
파괴력과는 달리 미끄럼틀을 타듯 능숙한 착지입니다.
문제는 조금도 없습니다. 까딱 잘못하면 머리로 박을 수도 있지만,
뇌가 터져도 살아나는 체질이라 가능한 작전이죠.
사실, 이 소리 때문에 발각되지 않을까 싶기도 하지만, 헬기보다는 눈에 덜 띄는 방법이니 어쩔 수 없습니다.
우선 두 사람 몫의 짐가방은 내려두고, 아직 떨어지는 중인 잭을 받아볼까요.
민첩 판정
에덴:
민첩
기준치:99/49/19
굴림:41
판정결과:어려운 성공
이제는 익숙한 낙법입니다.
턱, 소리와 함께 에덴은 잭을 두 손으로 받아 사뿐히 안아 올립니다.
눈 내리는 도심이 한눈에 보이는 높은 건물의 옥상, 단둘이네요…….
물론, 낭만적인 구석은 없습니다.
잭:(힐끗 보고는 땅을 딛고 일어선다.)
에덴:공주님, 도착했습니다.
(그렇게 말하곤 장난스럽게 킬킬 웃었다.)
잭:그래, 세바스찬.
현재 두 사람이 있는 곳은 굴지의 대기업, B사의 옥상입니다.
A시의 중심지이자 가장 높은 곳으로, 도시의 상황을 파악하기에 가장 적합한 장소이죠.
새벽 2시, 시야 아래로 새카만 밤의 어둠이 펼쳐지고, 그 위에 창백한 도심의 빛이 번집니다.
잭은 주변을 둘러본 뒤 지도를 펼칩니다.
탐사 구역이 공개됩니다.


잭:피난하지 못한 사람들은 긴급 대피 구역에 뭉쳐있을 거야.
잭의 손가락 끝이 지도 표면의 점을 하나씩 짚습니다.
눈으로 그것을 좇는다면……. A시의 긴급 대피 구역인 학교, 백화점, 병원, 지하철역입니다.
에덴:으음, 보통 병원에 위급한 사람이 몰려있으려나?
잭:그럴 수도 있지. 병원으로 갈까.
에덴:이왕이면 급한 사람부터 빼내는게 나을테니까 그러자.
잭:(고개를 끄덕인다.) 가보자.
두 사람은 병원으로 이동합니다.
한 걸음 들어서면 익숙지 않은 소독약 냄새가 코를 찌릅니다.
잭:(킁, 한 번 냄새를 맡더니 내부를 둘러본다. 발치의 종잇장을 들어 살피더니,) 대피 구역은 대기실인 것 같아.
에덴:(소독약 냄새에 얼굴을 찡그리며 고개를 끄덕였다.) 너한테 지도가 있으니 안내해.
잭:병원 지도는 없는데... (고개를 까닥이고는 병원의 표지판을 한 번 들여다보고, 대기실 쪽으로 이동한다.)
에덴:...방금 집어든게 지도인줄 알았는데. (멋쩍음에 투덜거리며 뒤따랐다.)
잭:대피 구역 적힌 종이였어.
... 너는 오래 아파본 적은 없겠지. 그게 마냥 좋은 일은 아니겠지만.
고통은 인간을 보호하기 위한 통각 수단이라고 했던가요,
아! 물론 당신은 인간이 아니니 상관없습니다.
당신의 경우 긴 치료가 필요한 부상은 죽었다 살아나는 쪽이 '효율이 높기 때문에' 이해할 수 없을지도요.
물론 아픔을 못 느끼는 건 아니지만…….
잭:오래 아프거나 크게 다치면 여러모로 불편해.
에덴:(눈을 느리게 꿈뻑이다 옅게 웃었다.) 그렇겠지. 그래서 나한테 문제가 생기면 죽이는 거 아냐?
잭:맞아. ... 그런데 내가 널 억지로 죽이는 건 정신상태에 이상이 생겼을 때 뿐이야. 외에는 회복시간이 길지 않으니까 회복을 기다렸는데. ... 리셋되면서 기억 일부가 날아갔나?
■ 지능 판정
에덴:
지능
기준치:75/37/15
굴림:3
판정결과:극단적 성공
글쎄요, 아팠던 기억을 더듬던 중, 문득 어떤 기억이 스쳐지나갑니다.
감기에 걸려 고생했었죠……. 어라? 잠깐, 에덴이 감기에 걸린 적 있었나요?
에덴:(얼굴을 조금 찡그리며 머리를 툭툭 두드렸다. 진짜 머리가 고장이라도 난건가?)
잭:(그 모습을 꿈벅이며 바라본다.) 어디 아파?
에덴:으음... 아무래도 진짜 리셋 도중에 좀 문제가 생겼던 것 같은데?
다음엔 좀더 젠틀하게 부탁할게.
잭:젠틀하게 죽이는 법이라도 알아둬야 하나...
(대기실 앞에 도착해 문을 벌컥 열어젖힌다.)
대기실로 들어서면, 사람은 커녕 옷자락 하나 없이 휑하니 비어있습니다.
……이곳에 생존자 무리는 없습니다.
에덴, 강제 행운 판정.
에덴:
행운
기준치:40/20/8
굴림:95
판정결과:실패
낌새가 이상합니다.
가히 동물적인 예감을 발휘해 성큼 물러섬과 동시에,
에덴이 딛고 있던 바닥이 내리쳐오는 원뿔에 의해 반파됩니다.
두 사람은 날렵하게 몸을 굴려 피했으나, 그곳에는……. 운이 나빴네요.
어느새 두 사람을 포위한 크리쳐들이 몸을 둥글게 말며 뾰족한 돌기를 세웁니다.
에덴:...!
얼핏 보면 아름다운 금속 모형처럼 보이는 이 크리쳐는, 분명 금속형 크리쳐입니다.
에덴:아이참... 시간 없는데!
6d6마리의 크리쳐와 조우합니다.
토뿌 (GM):.
6d6마리!
20 마리 ㅠ
토뿌 (GM):전투는 시나리오 독자적 약식 전투 룰을 적용합니다!
순서는 에덴-잭-크리쳐로 진행합니다. 약식 룰이므로 반격 및 회피는 없습니다.
: '사격'을 판정하며, 성공시 4D6을 굴려 '한 번에 몇 마리를 처리했는지'를 결정합니다. 판정 실패는 공격 실패로 취급되며, 재판정 없이 다음 순서로 넘어갑니다.
전투 턴에서 순서가 올 때까지 절반 이상 남아있을 경우 에덴에게 1D3의 피해를 줍니다. 생존 크리쳐의 수가 과반수 이하일 경우 도망을 시도합니다. 이 경우, 에덴이 추격한다면 민첩 대항입니다.
★ 전투 중 PL이 끝내주는 RP를 할 경우 KP 임의로 보너스 다이스를 지급합니다.
- 보너스 다이스 1개 : 이 녀석... 멋진데?! 라는 말이 나오는 RP
토뿌 (GM):- 보너스 다이스 2개 : 테메 코레 난다 멧챠 캇코이 오마에 스게나!!! 라는 말이 나오는 RP
에덴-잭-크리쳐 순서로 전투가 진행됩니다. 에덴의 순서입니다!
에덴:아무도 없고 크리쳐만 잔뜩이라니.. 꼭 함정을 파놓은 모양새네. 오늘은 정말 친구들이랑 놀 시간이 없는데 말이야. (잭에게 농담을 던지며 총을 장전했다. 말투는 가벼웠으나 눈빛만큼은 차갑게 가라앉아있었다.)
(물흐르듯 견장을 대고 군집되어있는 것들에게 총을 발포한다. 몇 번이고 했던, 아주 익숙한 행동이었다.)
대 크리쳐 살상탄
기준치:85/42/17
굴림:98
판정결과:실패
피해:12
잭:... (헛나가는 총탄을 바라본다.)
에덴:(떨어진 가오를 급하게 뒤로 숨긴다;)
잭:정말 어디 아픈 거냐? 상태좀 봐야겠는데... (어깨를 으쓱이고는 몰려오는 크리쳐들에 살상탄을 겨눈다. 탕, 무리 사이를 파고든 총알이, 찰칵, 한 번 더 들리는 짧은 소음과 동시에 여러 갈래로 나누어졌다.)
대 크리쳐 살상탄
기준치:90/45/18
굴림:22
판정결과:어려운 성공
피해:11
11마리의 크리쳐가 시끄러운 금속음을 내며 무너집니다.
토뿌 (GM):에덴은 갑자기 달려든 크리쳐에게 2의 피해를 입습니다.
에덴:윽...!
에덴의 순서입니다!
에덴:잭이 날 너무 아프게 죽인 탓이야. (멋쩍음에 괜히 남탓을 시전하면서 꼭 화풀이라도 하듯 남은 크리쳐들에게 겨누어 쐈다. 총이 발포될 때마다 금색이 섞인 검은 머리가 흩날렸다.)
대 크리쳐 살상탄
기준치:85/42/17
굴림:30
판정결과:어려운 성공
피해:18
굉음과 함께 탄환이 무리의 중심으로 파고듭니다.
탄환은 한순간에 남은 크리쳐들의 핵을 꿰뚫습니다.
단숨에 사살당한 크리쳐들은 비명도 지르지 못하고 무너져내립니다.
전투가 종료됩니다.
잭:(성큼 다가가서 이리저리 살핀다.) 진짜 어디 잘못된 거 아니지?
에덴:(불만스러운 얼굴을 하면서도 일단 얌전히 있는다.) 우... 아니거든? 그냥.. 아까 이상한게 떠올라서 집중이 안 되었나봐.
잭:이상한 거? ... 무슨 문제 생기면 말 해. 상부에 보고해서 검사할 때 신경쓰도록 할 테니까.
아무튼 다음은 어디로 가볼까...
에덴:(이걸 말해도 되는걸까? 확실하지도 않은 일인데... 왜인지 모를 불안감이 서렸다.) 음, 뭐, 괜찮을거야. 큰일도 아니고...
이번엔 학교로 갈까? 학교 근처에 거주하는 사람이 많으니 그쪽에 몰려있을지도...
잭:그래, 그러자. 대피구역도 넓은 곳으로 정했을 것 같으니까.
두 사람은 학교로 이동합니다.
잠기지 않은 정문 너머, 운동장은 티 하나 없이 새하얀 눈이 이불처럼 덮여있습니다.
에덴이 한 발씩 내디딜 때마다 두툼한 군화 아래로 발자국이 새겨집니다.
잭:학교... 옛날 생각 나네.
잭은 학창 시절을 떠올리는 듯 잠시 감성적인 표정을 짓습니다.
에덴:학교 다녔었어?
잭:응. 공부도 열심히 하고 잘 했었는데... 그 머리로 군인이 될 줄은 누가 알았겠어.
에덴:그럼 군인말고 뭐가 하고 싶었는데?
잭:글쎄... 지금은 잘 기억이 안 나는데. 너무 바쁘게 살아왔더니. ... ... 법학에 관심이 많았던 것 같기도 해.
에덴:그으래? 나는 학교를 다녔으면 뭐가 하고 싶었으려나...
문득 이야기를 듣던 당신은 학교의 꼭대기에 시선을 고정합니다.
시린 바람에 휘청이듯 흔들리는 깃발을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으면,
■ 지능 판정
에덴:
지능
기준치:75/37/15
굴림:94
판정결과:실패
짙은 우울이 내려앉습니다.
서둘러 임무를 처리하고 한잠 늘어지게 자고 싶네요.
에덴:...이루어질 수 없는 일이지만 말이야!
잭:(무언가 더 말하려던 입을 다문다.) 내가 괜한 얘기를 했나. 그렇게 말하니 미안해지잖아. (그리고는 안내게시판처럼 보이는 것을 들여다본다.)
에덴:꼭 니 일은 아닌 것처럼 말한다? 너도 이제 학교 못 다니거든~?
잭:대피구역은 강당이래. 역시나였네. ... (흘끔 본다.) ... 그건 그렇지.
에덴:이번엔 사람들이 있길 바라자고. (위로인듯 의미없는듯 잭의 어깨를 툭툭 치고는 먼저 앞서 걸어갔다.)
잭:(뒤를 천천히 쫓아간다.)
강당 문을 열고 들어서면, 휑한 어둠만이 두 사람을 반깁니다.
……이곳에도 생존자 무리는 없습니다.
에덴, 강제 행운 판정.
에덴:
행운
기준치:40/20/8
굴림:84
판정결과:실패
낮은 울음 소리와 역한 냄새가 밀려옵니다.
온다, 라는 생각이 스쳐지나감과 동시에 에덴과 잭이 등을 맞댑니다.
끈적한 점액질의 액체가 바닥이나 벽에 닿을 때마다 뿌연 연기와 함께 탁한 소리가 울려 퍼집니다.
퇴로를 막아선 생체형 크리쳐 18마리와 조우합니다.
에덴-잭-크리쳐의 순서로 전투가 진행됩니다.
에덴의 순서입니다!
에덴:오늘 진짜 되는 일이 없는 것 같네! (짜증 섞인 말을 농담처럼 뱉으며 빠르게 군집되어 있는 쪽을 향해 총을 발포했다. 이렇게 가까이 올 때까지 역한 냄새가 나는 것도 모르고 있었다니, 역시 오늘은 몸상태가 이상했다.)
대 크리쳐 살상탄
기준치:85/42/17
굴림:2
판정결과:극단적 성공
피해:23
복잡한 수식 계산에 걸리는 시간은 단 0.01초,
세차게 바닥을 걷어차며 공격을 피해 뛰어오릅니다.
거꾸로 시야가 뒤집힌 상태로, 계산된 궤도에 탄환을 박아넣은 뒤 또다시 찰칵.
탄환은 당신을 배신하지 않으므로 찾아오는 것은 적의 죽음뿐입니다.
전투가 종료됩니다.
잭:(멍한 눈으로 '크리쳐였던 것' 들을 바라본다.)
... 너 뭐냐?
에덴:뭐긴, 구세주지. (별 것 아니라는 것처럼 미소를 지었다.)
왜? 새삼 반했어?
잭:무슨... ... (고쳐잡았던 총을 어깨에 걸쳐맨다.) 그보다 여기에도 사람은 없네. 계속 이동하고 있는 건가.
에덴:아닌 척하긴. (옅게 키득이지만 여전히 총은 손에 든채로 주변을 알게 모르게 경계했다.) 크리쳐가 나타나서 다른 곳으로 대피한 것일지도.
어쨌든 좋은 상황은 아니네. 사람에게나, 우리에게나.
잭:왜. 귀찮아? 너 전투할 때 엄청 신나 보이거든.
에덴:전투가 즐겁긴하지만 일단 우리의 임무는 차질없이 완수 되어야 할 것 아냐. 그런 기본적인 것도 모르니? (그런 얘기가 아닌 것을 알면서 꼽준다;)
잭:... 전투가 일어난다고 해서 차질이 있었던 적도, 그것 때문에 임무에 실패한 적도 없었지만... (가라앉은 눈으로 본다.) 그렇지. (몸을 홱 돌려 걸어간다.) 어디로 갈까.
에덴:내가 뭔 소리했다고 바로 꽁해지네, 귀엽게. (여전히 놀리듯 말하곤 빠르게 다가가 잭의 뺨을 가볍게 꼬집었다 놓았다.) 이번엔 백화점? 생리품 챙기러 갔을 수도 있으니까.
잭:(대답하지 않고 고개를 까닥인다. 맞는 듯.) 어서 가자. 그곳에 있던 사람들이 이동이라도 하면 귀찮아지니까.
백화점으로 이동합니다.
고층 백화점의 불빛은 멀리서도 한눈에 알아볼 수 있게 빛나고 있습니다.
그만큼 크리쳐들에게 노출되기 쉬우므로, 조심해서 나쁠 건 없겠죠.
입구의 회전문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다섯 바퀴째 돌던 잭이 입을 뗍니다.
에덴:(잭아?)
잭:... (자꾸 빠져나갈 타이밍을 놓친다.) ... ...
에덴:잭....
너 바보야?
잭:.........................
(쇽 빠져나옴)
에덴:아~ 내가 관심 가져주길 바라고 일부러 그런거였어? (또또또 기어오름)
덕분에 재미는 쪼오금 있었네! (물 흐르듯 회전문에서 쇼속 나옴)
잭:... 자꾸 헛소리 할래? (한 번 노려보고는 백화점 내부를 둘러본다.) 벌써 년초잖아. 시간 가는 줄도 몰랐는데. 이것저것 선물도 많이 팔겠다 싶어서... 잡생각좀 하느라.
에덴:년초엔 다들 선물을 주고받고 그래?
잭:그렇지. 바쁠 때지. 새로운 계획을 세우고, 주변 사람들에게 안부를 묻고, 전하고. ... 너는 뭐 갖고싶은 선물 없냐. 내년 이맘때쯤엔 이러고 있지 않을 수도 있잖아.
에덴:올해에 줄 수도 있으면서 내년에 줄 생각이야? (입술을 삐죽인듯이 복면이 불퉁 나왔다 들어갔다.) 난.. 음... 글쎄, 뭐가 좋은지 모르겠는데....
내가 아는건 밥 밖에 없어서 말이지?
잭:... ... 맛있는 음식이나 간식 쪽으로 생각해 볼게.
에덴:좋아! 난 한 손으로 먹을 수 있는 게 좋더라. 먹으면서 한 손으로 권총도 쏠 수 있고.
잭:뭔가랑 싸우지 않을 경우를 생각하는 건 힘든 거야...?
백화점 안은 쥐죽은 듯 고요하지만,
크리스마스 선물을 받은 아이가 기뻐하며 뛰어다니는 모습이 눈에 그려집니다.
■ 지능 판정
에덴:
대 크리쳐 살상탄
기준치:85/42/17
굴림:7
판정결과:극단적 성공
피해:18
?
ㅈㅅ;
잭:?
에덴:
지능
기준치:75/37/15
굴림:52
판정결과:보통 성공
연휴나 명절은 줄곧 당신과는 상관없는 이야기였습니다.
그러나, 잭의 말을 듣는 지금은……. 네, 확실히 덩달아 연휴가 기대되는 지도 몰라요.
비록 짜증 나는 구석이 있는 직장동료지만, 소중한 휴식을 함께 해도 나쁘지 않을 것 같네요.
아무튼, 어쩐지 낯서면서도 낯익은 기대감이 피어오릅니다.
에덴:그럼... 네가 평화로운 것에서 가장 좋은 선물을 찾아와줘.
난 그런 게 뭔지 모르니까 말이지. (그렇게 말하며 씩 웃었다.)
잭:너무 어려운데. ... 노력해볼게. (그렇게 말하고는 어느새 안내데스크를 찾아 살피고 있다.)
대피 구역은 주차장이래. 음. 지하에 있으니까 괜찮으려나...
에덴:지하라... 어둡지 않았으면 좋겠는데. (그렇게 말하며 먼저 앞장 서라는 듯이 턱을 까딱였다.)
잭:(먼저 앞장서서 지하로 내려간다.)
어두운 주변에 발치를 조심하며 내려가봅니다.
주차장에서 인기척은 느껴지지 않습니다.
두 사람은 빠르게 주차된 차의 내부를 살펴보았으나……. 이곳에 생존자 무리는 없습니다.
에덴, 강제 행운 판정.
에덴:
행운
기준치:40/20/8
굴림:66
판정결과:실패
익숙한 금속음입니다.
에덴:(아니어떢꼐 이렇게까지 운이 안 좋을수가)
시끄러운 소리를 내며 나타난 23마리의 금속형 크리쳐와 조우합니다.
에덴-잭-크리쳐의 순서로 전투가 진행됩니다!
에덴의 순서입니다.
에덴:(어두운 곳에서 제대로 보이는 것은 없었다. 생존자가 보이지 않는 것이 오히려 다행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 이 상황에서는 이것들과 구분 못하고 쏠지도 몰랐으니.)
(빠르게 크리쳐 주위를 뛰어 금속이 빛이 반사하는 것을 확인해가며 총을 쐈다. 발포되며 번쩍이는 빛이 날 때마다 어디에 무엇이 있는지를 빠르게 눈에 새기며 차분하게 쐈다. 빛 반사가 잘 되는 금속형 크리쳐인것이 불행중 다행이었다.)
대 크리쳐 살상탄
기준치:85/42/17
굴림:46
판정결과:보통 성공
피해:15
어두운 곳을 본거지로 삼은 그것들은 큰 실수를 한 지도 모르겠습니다.
15마리의 크리쳐가 시끄러운 소리를 내며 무너집니다.
잭:컨디션 좋아 보이는데. ... 나는 전투 이어지니까 좀 지친다. (짧게 어깨를 돌리고는 총을 고쳐쥔다. 크리쳐들이 저에게 다가올 틈을 주지 않았다. 불시에 큰 소리를 내며 발포된 탄환은 이번에도 그들 사이를 파고들었고, 여러 갈래로 갈라져 핵을 쫓았다.)
대 크리쳐 살상탄
기준치:90/45/18
굴림:71
판정결과:보통 성공
피해:20
나머지 크리쳐들도 금속이 긁히는 소리를 내며 무너져내립니다.
전투가 종료됩니다.
잭:(한숨을 내쉬며 총을 내린다.) 이제 아무 기척도 안 들어. 경계 안 해도 돼.
여기도 허탕이네.
에덴:(그 말이 들리고 나서야 총을 내린다.) 그러게. 도대체 이 큰 도시의 인간들이 다 어디로 간거람? 꼭 증발한 것처럼.
잭:그러게 말이다. 네 말대로 증발한 게 아니어야 할텐데. (총을 어깨에 들쳐맨다.) 남은 곳은... 지하철인가. 어서 가보자.
지하철로 이동합니다.
두 사람은 역 내부로 이어지는 계단을 밟고 진입합니다.
앞서 걷던 잭이 에덴이 있는 쪽으로 돌아보며 묻습니다.
잭:지하철,... 너는 타본 적 없지? 크리쳐보다 더 어마어마한 소리가 나는데.
그 말에, 자연스럽게 시선이 컴컴한 역 내부로 떨어집니다.
좀 갑갑하긴 한데, 잭은 말을 이어가며 점점 더 아래로 내려갑니다.
잭:그래도, 안전 구역 내라면 어디든 갈 수 있어. 면허가 없어도 말이야… … 그건 꽤 편해. (총을 고쳐잡는다.)
바다 가고 싶다. 서핑도 하고... 서핑 알아? 그, 납작한 판 위에 서서 파도 타는 건데.
에덴:잭, 너무 니 중심적으로 말하지 말아줄래? 면허가 뭔지부터 설명해야지. 그것도 넘어가고 서핑이라니... 너무 건너 뛰었잖아.
잭:... 내가 얘기 안 해줬던가? 너무 비즈니스 파트너로 살아왔나 보다.
에덴:비즈니스 파트너 이전에 네가 너무 인간 중심적 사고인거야. (가볍게 말하며 팔꿈치로 툭 쳤다.)
잭:(툭 치는 것에도 얌전하다.) ... 그럼 크리쳐 입장에서는 뭐라고 설명해야 하지?
에덴:흠... 내가 아는 것은 거의 먹고 죽이는 것 밖에 없는데? (어깨를 가볍게 으쓱였다.)
잭:... ... (고개를 까닥인다.) 임무 끝나고 여름이 되면 같이 바다나 놀러 가자. ... 그럴 여유가 생긴다면.
에덴:그렇게 빠져 나갈 구멍을 만들다니. 좋아, 바다에 가게 되면 그 서핑인가, 뭔가 좀 잘 알려줘.
잭:당연하지. (슬쩍 보고는 웃는다.) 금방 배울 것 같네. 잘 할 것 같기도 하고.
■ 지능 판정
에덴:당연하지. 내가 못 하는 게 어딨을까?
지능
기준치:75/37/15
굴림:16
판정결과:어려운 성공
잭:나한테 장난 안 치는거.
문득 떠오릅니다.
코를 간지럽히는 짠 내, 한 걸음마다 바스러지는 모래사장과 한없이 파랗게 펼쳐지는 바다.
한 번도 가본 적 없는 곳임에도, 어째서 그 장소가 생각났을까요?
에덴:그렇게 빨리 답을 찾다니. 생각한 것보다 똘똘한데? (과장되게 고개를 절레절레 젓다가 문뜩 떠오른 기억에 멈췄다.)
잭:이런 대답은 예의상 거절 한 번은 해줘야 되는 거 아니냐.
에덴:(이내 돌아온 잭에 대답에 고개를 젓곤 평소처럼 씩 웃었다.) 미안하지만 난 인간의 예의는 없어서 말이죠.
잭:그래, 내가 뭔 말로 너를 이기겠냐. (느리게 눈을 깜빡이며 바라보다 몸을 돌려 내려간다.)
알기로는 역 내부 자체가 대피구역일텐데... 사람 소리가 하나도 안 들리네.
에덴:....설마 또 허탕은 아니겠지?
역 내부로 들어서면, 역시나 비어있습니다. ……이곳에 생존자 무리는 없습니다.
잭:맞는 모양인데.
에덴:..제발 거짓말이라고 해줘. (끙 앓는 소리를 내며 머리카락을 잡아당긴다.)
에덴, 강제 행운 판정.
에덴:
행운
기준치:40/20/8
굴림:85
판정결과:실패
역한 냄새가 올라옵니다.
이건 하수구 냄새인가? 싶어 돌아보면 기이한 소리를 내며 어두운 곳에서부터 스멀스멀 무언가 기어오고 있습니다.
25마리의 생체형 크리쳐와 조우합니다.
에덴-잭-크리쳐 순서로 전투가 진행됩니다. 에덴의 순서입니다!
에덴:내가 전투하는 것을 좋아하긴 하지만, 이렇게까지 몰려드니 슬슬 좀 짜증나는데. (그 말이 진심인지 미소조차 지운 채, 미간을 찡그렸다. 역한 냄새가 밀폐된 공간을 가득 채우는 것에 머리가 조금 아찔해졌다.)
(빠르게 거리를 벌리며 저와 가까이에 있는 것부터 쏘아냈다. 생체형 크리쳐들은 최대한 멀리에서 쏘는 편이 좋았다. 그것들이 터지거나 뱉어낸 산과 구역질 나는 냄새가 몸에 묻기라도 하면 끔찍했으니까.)
대 크리쳐 살상탄
기준치:85/42/17
굴림:2
판정결과:극단적 성공
피해:18
역시나, 그것들은 탄환이 핵을 뚫고 지나가자 비명과도 같은 끔찍한 소리를 내며 터져버립니다.
거리를 미리 벌려둔 덕에 그것들이 묻지는 않았네요.
잭:... (입술을 덮고 있던 복면을 코까지 올린다. 아무렇지 않은 척 했지만 냄새를 여간 맡고 있기 힘들었던 듯, 총을 고쳐쥔다. 자신도 그것들과 거리를 멀찍하게 벌린다. 터지며 이곳저곳에 흔적을 뿌리는 것도 성가셨다. 왜 하필 이것들이야, 그런 잡생각도 들었다. 그런 잡생각들은 궤도 계산에 문제될 것이 없었다. 익숙한 타이밍에 탕, 찰칵. 살상탄을 쏜다.)
대 크리쳐 살상탄
기준치:90/45/18
굴림:25
판정결과:어려운 성공
피해:10
전투가 종료됩니다.
잭:으, ... (잔해를 가만히 내려다보다 에덴을 끌고 구석으로 조금 더 들어간다.) 냄새 나니까 조금 들어가자.
에덴:(그 말에 동의하는지 별 이견 없이 잭이 끌고 가는대로 달랑달랑 끌려간다.)
잭:뭔가 이상해. 이건... 놓친 게 있는 건가?
긴급 대피 구역들은 크리쳐가 진입하기 어려우면서... 사람들이 모이기 쉬운 곳으로 설정했다고 들었거든.
이상한 점이 너무 많아. 크리쳐가 이렇게 한 장소에 많이 모여있는 것도 처음 봤고.
에덴:우리한테 잘못 전달된 거 아니야? 크리쳐만 잔뜩인데...
잭:정보가 잘못 전달된 적은 없었는데. 긴급 지령이라 더더욱 신중했을 거야.
시를 통째로 장악할 정도로 큰 피해를 본 적은 없었어. 녀석들에게는 안전지대를 뚫고 들어올 만한 지능이 없으니까……. 무리를 이끄는 통솔력 있는 리더가 있다면 몰라도.
에덴:그으럼... 여기 어딘가에 그 돌연변이가 숨어있다, 그 말이네?
잭:단서라도 있다면 좋을 텐데...
■ 듣기 판정
에덴:확실히 그렇게 생각하면 앞뒤가 맞네. 우리가 가는 것을 방해하듯 딱 맞춰 나타났으니.
듣기
기준치:70/35/14
굴림:2
판정결과:극단적 성공
웅웅거리는 듯한 소리를 듣습니다.
잭은 듣지 못한 듯 지도에 집중한 표정입니다.
에덴:(잭의 주의를 끌려는 것처럼 옷자락을 가볍게 잡아당기고는 말 없이 소리를 따라 천천히 발을 옮겼다.)
잭:...? 왜, 뭐 있어?
어쩌면 생존자가 보내는 구조신호일 수도 있겠네요.
에덴:무슨 소리가 나는데...
잭:소리? (그제야 귀를 기울여본다.) ... 웅웅거리는 이 소리 말하는 거야?
에덴:(고개를 끄덕였다.) 이 시설에서 원래 나는 소리가 아니라면... 이게 뭔가 단서가 될지도 모르겠어.
잭:따라가보자.
도착한 곳은 빈 공터입니다.
공교롭게도 소리는 더 들리지 않습니다.
에덴:...소리가 끊기다니. (얼굴을 찡그렸다.)
잭:… 뭐야. 갑자기 신호가 끊겼어. (총을 고쳐잡는다.) … 역시 함정...
그때,
잭?:… … 너, … 여태 어디 있었어?
또 다른 잭이 저 너머에서 걸어 나옵니다.
잭?:(옆에 있는 사람을 보더니 사색이 되어 소리친다.) 에덴, 도망쳐! 그 자식은 가짜야!
잭:(미간을 찌푸린다.) 뭐?
에덴:???
잭?:저 녀석이 내 장비를 훔쳐서 달아났다고!
잭:잠깐, 무슨 개소리야. 인류 최강인 나를 감히 누가 습격해.
에덴:<ㅇ>??? (두... 잭을 번갈아 봄..)
잭?:절대 속지 마, 널 속이고 외진 곳에 데려가 살해하려는 속셈이라고.
에덴:뭐... 난 어차피 살해해도 다시 살아나는데?
잭:뭐... 속기는 속을 거 같긴 한데. (가늘게 뜬 눈으로 에덴을 바라보다 상대를 노려본다.)
똑같은 얼굴의 두 사람, 그 논쟁은 혼란스럽지만 꽤 좋은 볼거리네요.
아니, 이럴 시간이 아닙니다. 이게 대체 어떻게 된 일인가요?
■ 지능 판정
에덴:
지능
기준치:75/37/15
굴림:99
판정결과:실패
이게 뭐죠? 잭이 둘이라니,
둘 중 하나는 크리쳐가 아니고서야 이런 일이 가능할 것 같지 않습니다.
에덴:ㄴㅇㄱ
<ㅇ>
어................... 조, 좋아!
내가 누가 진짜 잭인지 분간할 수 있는 방법을 떠올렸어!
잭?:... ...?
에덴:내가 제일 좋아하는 할로윈 장난은?!
잭?:... ... 트릭 오어 트릿, 하면서 사탕 던져 주는 거 말이지?
잭:... (어쩐지 호박 냄새가 스치는 것 같아 킁, 한 번 코 아래를 쓱 훔친다.)
에덴:(낯설은 대답에 제 옆에 있는 잭에서 스을쩍 붙는다.)
잭:다음 할로윈엔 머리에 호박 냅다 씌우지 마라.
에덴:음.. 아팠으면 다음엔 찐(찜기로 쪘다는 뜻) 호박으로 할게.
잭:.....................................
다른 누구도 아닌 잭을 헷갈릴 리가 없잖아요.
그는 긴 시간 함께해온 당신의 동료인걸요.
가짜 쪽은 혼란스러운 듯 눈을 굴리다가, 멍하니 당신을 바라봅니다.
찰나의 순간이 흐른 뒤, 잭의 형태를 가지고 있던 크리쳐의 얼굴이 순식간에 녹아내리며 길쭉한 팔을 휘두릅니다.
퍽!
에덴:우왓, 기분 나빠!
그 타격을 미처 피하지 못하고 고스란히 맞은 잭이 반쯤 날아갑니다.
당신이 공격하기 위해 자세를 고치던 그때, 크리쳐가 당신의 방향으로 몸을 돌립니다.
크리쳐는 어째서인지 공격하지 않으며, 흐물흐물 반쯤 녹은 입으로 무언가 말하고 싶은 듯 우물거립니다.
얼떨떨하게 서 있는 사이,
그는 천천히 팔(로 추정되는 것)을 뻗어 당신의 양어깨를 움켜쥡니다.
역한 냄새가 밀려옵니다.
에덴:욱... (얼굴을 잔뜩 찡그렸다.)
???: 어떻게든 도움을 청하고 싶어서 신호를 보낸 거야. 크리쳐의 몸이면 공격당할 테니까.
이런 미세한 소리를 잡아낼 수 있었다는 건, 역시 에덴, 네가 인간처럼 살고 있다는 크리쳐지?
널 여태 찾았어.
최강의 인류라고 불리는 두 사람 중 한쪽이 크리쳐라는 건 도시 괴담처럼 돌아서 알고 있어.
너도 크리쳐잖아, 부탁이 있어. 제발, 나 좀 살려줘. 나도 사람처럼 살 수 있어. 응?
여태껏 단 한 번도, 크리쳐가 의사소통을 시도해온 적이 없었습니다.
이게 어떻게 된 일인가요? 혼란스러운 상황입니다.
에덴, 이성 판정 0/1
에덴:
SAN Roll
기준치:64/32/12
굴림:55
판정결과:보통 성공
이성 감소 없습니다.
에덴:(그래.. 나도 크리쳐니까 언젠가 나같은 것을 만날 수는 있겠다고 생각했는데...)
(그랬는데...)
공교롭게도 그의 말은 길게 이어지지 않았습니다.
익숙한 파열음과 함께, 크리쳐는 더 말할 수 없는 몸이 되어버렸기 때문이죠.
너덜너덜한 머리는 축 늘어지며 당신의 손에서 빠져나와 바닥에 엎어집니다.
반사적으로 고개를 돌리자 이마가 찢어진 잭이 흉흉한 표정으로 총구를 내립니다.
조금 전 공격으로 인해 어딘가에 머리를 부딪친 모양입니다.
잭:뭐 해, 정신 안 차려? 헛소리를 멍하니 들어주고 있으면 어떡해!
그러다 기습이라도 당하면 어쩌려고...!
에덴:(잭의 찢어진 이마와 구멍이 뚫린 크리쳐를 번갈아 보았다. 총을 잡은 손엔 아까부터 힘이 들어가지 않았다.)
그렇지만... 그 크리쳐는 말을 할 수 있었는걸. 처음이었잖아, 그런건...
무언가 이상합니다. 마땅히 제거되어야 할 대상을 제거했을 뿐인데, 어째서인지 찜찜한 기분이 듭니다.
정말 당신을 현혹해 기습하기 위한, 쓸데없는 소리였을까요?
상념이 이어지기 전,
잭:이리 와 봐.
잭이 아까 전, 넘어져 있던 바닥을 가리킵니다.
에덴:... (묘한 혼란이 가시지 않았지만, 그가 가르키는대로 얌전히 발을 옮겼다.)
빼곡하게 타일로 채워져 있으나, 잭이 가리키는 곳의 타일만 다른 칸과 재질이 다릅니다.
에덴:비밀 통로... 같은 건가?
잭:한 번 걷어 봐. 내 힘으로는 잘 안 뜯겨.
에덴:약하네... 그럼 이마나 지혈하고 있어봐. (애써 평소처럼 입꼬리를 끌어올려 말하곤 타일을 꽉 잡아 뜯어올린다.)
근력 판정!
에덴:
근력
기준치:99/49/19
굴림:2
판정결과:극단적 성공
타일을 걷어내면,
아, 생존자들이 숨어있던 벙커를 발견합니다.
대피 구역이 전부 크리쳐에게 점령되어 어쩔 수 없이 이곳에 숨어있었군요.
쓰러진 와중에 바로 재질 차의 이상함을 알아차리다니, 역시 잭입니다.
이것으로 구출 성공입니다. 에덴과 잭에게 구해진 사람들이 두 사람에게 계속해서 감사를 표합니다.
에덴:(그렇지만...)
"아, 정말 살았어요."
에덴:(그 크리쳐가 하필 이쪽으로 부른 것이 우연일까?)
"말로만 듣던 분들을 만나게 될 줄은 몰랐습니다."
"이제 우린 안전해!"
"아아, 신이시여……. "
남녀노소 가릴 것 없이 생존자들은 바깥 공기를 마시며 얼싸안고 눈물을 흘립니다.
꼬마: 저...
(신기한 눈으로 두 사람을 올려다 본다.) 싸인 한 장만… 해 주시면 안 돼요?
언니랑 오빠가 그 엄청 강하다는 군인들이죠?
에덴:이래서 인기인은 피곤하네~
어디에 해줬으면 좋겠어?
꼬마: 아, 싸, 싸인이 힘드시면... 사진이라도... (우물쭈물 거리다 그 말에 눈을 동그랗게 뜨고 다시 올려다본다.) 저, 제 수첩이 있는데... (수첩을 내민다.)
잭:야. 니가 인기가 많더라도 무슨 연예인이라도 되는 줄 알아?
미안하지만 싸인 안 해. 사진도 안 찍을 거고.
에덴:뭐어? 그래도 이런 애가 해달라는데!
잭:안 해. (단호하다.)
거절당한 사람들의 표정은 좋지 않습니다.
좋지 않을 뿐만 아니라 경악에 물든 것 같아, 민망할 지경입니다.
덩달아 이쪽을 보기 시작하는 사람들의 표정 역시 최악이네요.
에덴:(내가 왜 이렇게 부끄러워야 하는거지?)
그래요, 벙커 안에만 있기 힘들었겠죠.
전부 이해할 수 있습니다.
그들의 고통을 생각하니 당신의 마음까지 덩달아 쓰라려 옵니다.
아니, 마음이 아픈가요?
울컥,하고 혈액 덩어리를 뱉은 당신은 그제야 '뾰족한 무언가'가 가슴을 관통했다는 사실을 깨닫습니다.
호흡이 어렵습니다.
아, 상급 크리쳐의 숨이 붙어있었군요.
간신히 고개를 돌린 당신은 원망스러운 듯 당신을 바라보는 크리쳐의 형형한 두 눈과 마주합니다.
에덴:...아,
잭:... 에덴!
뒤늦게 잭이 당신의 이름을 부르고, 탄환을 장전하는 소리가 들립니다만……
아무래도 늦은 것 같습니다. 불타는 듯한 통증과 함께 에덴의 의식이 멀어집니다.
그래도 생존자들을 구출한 후에 죽어서 다행이에요.
임무의 절반은 성공했으니, 아주 잠깐 쉬는 것 정도는 용서해주겠죠.
풀린 눈으로 쓰러지는 에덴을 잭이 받아냅니다.
에덴:(그러게... 다른 사람들의 눈 앞에서 들키는 것보단...)
...
당신은 눈을 뜹니다. 폐부에서부터….
이런, 이제는 이 상황도 지겨울 정도네요.
자연스럽게 몸을 일으키려던 에덴은 찌릿한 통증에 힘을 잃고 도로 누워버립니다.
가슴 부근이 숨을 쉴 때마다 칼로 살을 저미는 것처럼 고통스럽습니다.
이건……. 이상합니다. 소생 후의 컨디션은 최고조여야 하는데, 이게 어떻게 된 일인가요?
자신의 상처가 완전히 회복되지 않았다는 것을 깨닫습니다. 이성 판정 0/1d2
에덴:
SAN Roll
기준치:64/32/12
굴림:61
판정결과:보통 성공
이성 감소 없습니다!
낯선 천장과 함께 고개를 돌려 상황을 파악해보지만, 이곳은 에덴이 모르는 사람의 방입니다.
머리맡에 있는 귀여운 곰 인형이 잭의 것이 아니라면 말이죠.
어두컴컴한 창문 너머로 푸른 조명이 넘어오는 것을 보니, 일단 당신은 여전히 A시 안에 있는 것 같습니다.
잭이 죽은 당신을 길바닥에 둘 수 없어 적당한 민가 안으로 들어온 것 같네요.
에덴:....잭, 여기에 있어...? (고통으로 목이 잠긴듯 했다. 거의 속삭이는 듯한 쇳소리로 그를 힘겹게 불렀다.)
잭:(심각한 낯으로 무전기를 바라보다 네 목소리에 퍼득 몸을 일으켜 빠른 걸음으로 방에 들어선다. 머리에는 대충 응급처치를 한 듯 붕대가 감겨져 있다.) 에덴, 일어났어?
좀 어때, 괜찮아?
■ 관찰 판정
에덴:
관찰력
기준치:75/37/15
굴림:69
판정결과:보통 성공
잭의 거동이 낯섭니다. 평소의 그보다 조금 더 굼뜨고 불편해 보이네요.
단순히 머리를 다쳐서 그렇다기엔 더 아픈 곳이 있는 것 같습니다.
에덴:(가슴에서 느껴지는 고통에 앓는 소리를 내곤 고개를 저었다.) 평소랑 뭔가... 뭔가 다른 것 같아. 너무 아파...
토뿌 (GM):*큰 부상으로 인해 에덴의 특성치가 초기치로 돌아갑니다.
잭:(걱정스레 바라본다.) ... 소생은 됐어도... 몸의 회복이 더딘 모양이네. 너, 3일 동안이나 일어나지 못했어. ... ... 정말 잘못된 줄 알았는데, 그래도 깨어나서 다행이야.
에덴:3일이나? (뜻밖의 정보에 눈을 동그랗게 떴다.)
아니, 애초에 왜 우리 아직까지 여기에 있는거야?
잭:그게... ... 일단 생존자들은 헬기를 태워서 안전지대로 보냈고, 2순위 사항인 크리쳐 제거로 임무가 넘어가서, 나 혼자서라도 임무를 수행하고 있었어.
(뒷목을 긁적인다.) ... 그렇게 싸웠는데도, 손을 쓸 수 없을 정도로 크리쳐가 불어나더라. 그래서 여기에 숨어 있는 거야.
상부에서는 A시를 포기한다는 결정을 내렸어. 안전지대 내부로 크리쳐가 진입하는 걸 막으려고 여길 폭파시킬 예정이래.
너와 함께 조속히 빠져나오라는 전언을 받았어. 시를 날릴 규모의 폭탄의 실린 헬기가 이쪽으로 오고 있으니까...
에덴:(정보를 받아들이려는 듯이 눈을 느리게 꿈뻑이며 듣기만 하다가) 그래서 많이 다쳤었어? 너 움직임이 평소보다 많이... ...이상하데.
(? 한데)
잭:응, 좀... 다쳤지. (시선을 피하며 머쓱하게 웃어넘긴다.) ... 이곳저곳 조금 금이 간 것 같은데... 뭐... 움직이는 데에는 지장 없어.
에덴:평소같았으면 우리 공주님 더 다치지 않게 업고 다녔을텐데 말이야. (옅게 웃다가도 통증에 얼굴을 찡그렸다.)
잭:세바스찬도 몸 성하지 못한 거 같은데 쉬지 그래. 아무튼 그래서, 탈출하려 했는데, 이것 좀 봐.
(무전기를 보인다.) 방금 막, 구조 요청 신호를 확인했어. 위치는 X 제약 회사.
에덴:아직 사람이... 있었단 말이야?
잭:그런 것 같아.
에덴:어떻게 지금까지 잘 버티고 있었네.
잭:그러게 말이다. 기상 악화로 인해 더 이상의 무전은 어려워. 헬기에 폭격 지연 요청은 안 될 것 같고… … 네가 정신을 차리지 않아서 어쩔 수 없이 구조를 포기하려 했는데, 잘 됐지.
나 혼자 갈게. 너는 부상이 심하니까 먼저 빠져나가.
에덴:뭐? 난 죽으면 다시 살아나기라도 하지 넌 죽으면 끝이야.
네가 헬기로 가. 내가 데리고 올게.
잭:지금 소생까지 시간이 느린 게 두 번이야. 죽어서 먹이가 되면 어쩌려고.
... 뜻이 같다면 차라리 같이 가는 건 어때.
에덴:워, 여차하면 같이 죽자고? (장난스러운 미소를 지었지만 그 뜻까지 장난스럽진 않았다.)
잭:아직 싸울 순 있으니까. 하나보다는 둘이 낫겠지.
에덴:갈 길 외롭진 않겠네. (이 상황이 마음에 안 드는지 여전히 날이 선 농담을 내뱉으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잭:그럼 서두르자. 앞으로 1시간 내로 A시를 빠져나가야 하니까.
에덴:빡세네~ (끙 앓는 소리를 내뱉으며 문을 열었다)
X 제약은 공기업은 아니지만, 치료용 연고의 판매로 대중들에게 친숙합니다.
신호가 나오는 곳은 X제약의 지하입니다.
잭:그렇게 멀지는 않아. 다만... 가는 길에 엄청나게 많은 것들이랑 조우하게 될 거야. ...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는데. 어떻게 할래?
에덴:음... 어쩔 수 없는 일 아닌가?
사람 한 명 못 구하면 구원자 실격이지.
잭:(짧게 웃는다.) 그럼 어서 가자.
두 사람은 고요한, 아니, 사람의 소리가 아닌, 금속이 긁히는 소리와 기이한 소리가 점령한 도로위를 내달립니다.
생체형 크리쳐들은 폐허가 된 건물의 벽을 타고 기어다니고 있고, 금속형 크리쳐들은 몸체를 부딪히며 돌아다니고 있습니다.
빠르게 내달리던 두 사람 앞을 20 마리의 크리쳐들이 가로막습니다.
에덴-잭-크리쳐 순서로 전투가 진행됩니다.
에덴 턴!
에덴:(몸에 힘을 줄 때마다 통증이 몸을 좀 먹는 것 같다. 이번엔 빠르게 처리하려고 하다간 실수를 필연적으로 하겠다는 생각이 들어, 자리에서 한 쪽 무릎을 꿇고 움직이는 것을 조준하며 숨을 참았다. 반동으로 인한 흔들림을 줄이기 위함이었다.)
(그리고 한 번의 총성. 총구에서 빠져나온 총알은 갈래로 갈라져 핵을 향했다.)
대 크리쳐 살상탄
기준치:85/42/17
굴림:20
판정결과:어려운 성공
피해:16
큰 부상에도 빠른 순발력을 발휘한 당신은 무리를 줄이며 총을 발포합니다.
결과는 보나마나죠. 수많은 크리쳐들이 비명도 지르지 못하고 무너져내립니다.
잭:... 회복 다 된 거 아니야? (이번에도 우수수 떨어져 나가는 크리쳐들을 바라보다 총을 고쳐잡는다. 바른 자세를 잡아 남은 것들에 총구를 겨눈다. 적을 수록 명중률은 낮아질 거 같은데... 짧은 고민과 함께 발사했다.)
대 크리쳐 살상탄
기준치:85/42/17
굴림:71
판정결과:보통 성공
피해:12
에덴의 화력에 몸을 돌려 도망치던 크리쳐들은 잭의 공격에 의해 잔해가 되어 스러집니다.
전투가 종료됩니다.
에덴:회복이 되었으면 한 방에 쓸었지. (가볍게 말하곤 자리에서 일어나 무릎을 툭툭 털었다.)
잭:그런가... 하긴. ... (가만히 바라보다 무심코 말한다.) 많이 아프면 업어줄까?
에덴:공주님한테 업힐 정도는 아니거든요? 건강한 공주님이 와도 걱정될 판에 아픈 공주님한테 업히는건 사양이야~
잭:... 그놈의 공주 취급은 언제까지 할 셈이야? (투덜거리며 걸음을 올긴다.)
에덴:넌 영원한 나의 공주님인데? (찡긋!)
잭:..........................................
두 사람의 종알거림을 들었는지, 벽을 타고 기어다니던 생체형 크리쳐 21 마리가 벽에서 떨어져 내려옵니다.
잭:... 입 다물고 움직여야겠는데?
전투가 시작됩니다.
에덴의 순서입니다!
에덴:아이 참, 종알거릴 틈도 안 주네. (그것보다는 시간을 갉아먹는 것이 마음에 들지 않는 것이지만. 총을 장전하고 쏘는 와중에 상념이 머리에 스친다.)
(이제와서야 구조요청을 보낸 사람들과 사인을 요청했지만 받지 못해 서운해했던 아이의 얼굴 같은 것. 그 아이를 위한 사인은 아직까지 머리에 박혀 있는듯 했다.)
대 크리쳐 살상탄
기준치:85/42/17
굴림:91
판정결과:실패
피해:12
생각이 깊어진 탓일까요? 탄환은 크리쳐들을 뚫지 못하고 건물에 큰 소리를 내며 박혀버립니다.
잭:... 뭐 해, 조심해! (큰 소리에 크리쳐들의 주의가 돌아간 틈을 타 총을 쏜다.)
대 크리쳐 살상탄
기준치:85/42/17
굴림:32
판정결과:어려운 성공
피해:14
14마리의 크리쳐가 순식간에 사망합니다.
남은 크리쳐들은 그들의 죽음에 제법 빠른 속도로 도망칩니다.
어떻게 할까요?
에덴:...지금은 저걸 잡을 시간은 없겠지?
잭:응. 시간이 없어. 어서 가자. 거의 다 왔어.
어디 스치거나 하지는 않았지?
에덴:놀랍게도 말이야. 네가 딱 좋은 타이밍에 잡아줘서 살았지. (손을 살레살레 흔들곤 발을 재촉했다.)
잭:이래도 공주 취급 할래? (빠르게 뒤를 쫓는다.)
에덴:무슨 취급을 바라길래 이렇게 집요해? 왕자 취급이 좋아?
잭:그냥 동료 취급.
에덴:그건 원래부터 하는거니까 기각.
잭:둥기둥기 받을 입장은 아니다 이 말이야.
에덴:아구, 내가 귀여워하는 게 부끄러웠져요?
잭:....................... (뒷통수 갈기고 싶은 거 참는중)
에덴:^^
저 멀리 X제약회사의 간판이 보입니다.
잭:다 온 것 같네. 조금만 더 빨리 뛰어.
에덴:(몸을 찌르는 듯한 통증을 무시하곤 고개를 끄덕였다.)
두 사람은 금세 가까워진 제약회사 내부로 진입합니다.
1층까지 진입은 수월했으나, 지하로 가는 길은 자동 개폐 시스템으로 막혀있습니다.
개폐를 해제하기 위해선 경비실로 들어가야겠네요.
잭:깊게 숨겨져 있진 않을 것 같아. 내가 좌측부터 찾아볼게.
잭은 벽에 손을 짚고 내부를 빠르게 훑어봅니다.
에덴:그럼 나는 자동으로 우측인가? (잭이 가는 모습을 보다, 몸을 돌렸다.)
잭:응. 부탁해.
당신 역시 개폐 버튼을 찾기 위해 시선을 돌리던 중, 책상 위의 컴퓨터를 발견합니다.
수십 개의 화면이 생생하게 재생되고 있는 감시카메라 화면입니다.
회사 외부 곳곳에 있는 감시카메라는 사람이 없는 지금까지도 작동 중이지만,
내부의 카메라는 대부분이 작동되지 않습니다.
■ 관찰 판정
에덴:
관찰력
기준치:75/37/15
굴림:93
판정결과:실패
무언가 기시감이 듭니다. 다시 한번 찾아볼까요? 재판정이 가능합니다.
에덴:(ㅠㅠ)
관찰력
기준치:75/37/15
굴림:9
판정결과:극단적 성공
(극단적이잖아 너무)
문득, 당신은 카메라에 비친 익숙한 장소를 발견합니다.
주차장 너머로 작게 보이는 곳은 분명 3일 전 당신이 죽어버린 곳입니다.
에덴:혹시, 여기서 전부... 보였나? (갑자기 든 지극히 합리적으로 마땅한 추론에 등골이 서늘해졌다.)
익숙한 장소를 비추는 영상의 확대가 가능합니다.
에덴:... (혹시 모르니 한 번 영상을 확대 시켜본다.)
두어 번 클릭하자, 그 영상이 촬영된 날짜와 시간대를 전부 확인할 수 있습니다.
에덴의 사망 직후,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자세히는 설명받지 못했었죠.
3일 전 날짜를 입력한 뒤 확인해볼까요?
에덴:(손에 땀이 어린다. 장갑이 습기를 머금어 축축해지는 것이 느껴졌다. 불안감이 엄습해오지만, 손은 천천히 그때, 그 시간을 입력했다.)
저화질의 영상이 재생됩니다.
사방에서 안타까운 비명이 터져 나옵니다.
잭이 쓰러지는 에덴의 몸을 받아내며, 군화 굽으로 쓰러져있던 상급 크리쳐의 핵을 터뜨립니다.
잭:이런 초보적인 실수를 하다니, 내 실수야.
한탄하듯 말한 잭은 에덴의 눈을 감겨주곤 시체를 바닥에 눕힙니다.
잭:푹 쉬어. 가장 중요한 일은 끝났으니까.
이변은 잠시 후에 발생합니다. 분명 죽었을 터인 에덴의 몸이 두어 번 움찔거립니다.
잭이 생존자들의 신원을 체크하느라 여념이 없을 때, 늘어져 있던 시신이 비척비척 일어섭니다.
끈에 매달린 인형처럼 흔들거리는 에덴을 발견한 생존자 하나가 의문을 표합니다.
이상한 기미에 고개를 돌린 잭의 표정이 경악에 물듭니다.
잭:에덴? 벌써 회복한 거야?
시민들이 웅성거립니다.
시민: 이상하네요, 방금 목숨이 끊어진 게 아니었나요?
어떻게 되살아날 수 있는 거지?
그때, 에덴이 웅크리고 있던 몸에서, 무언가 가시처럼 튀어나와 그들의 틈에 파고듭니다.
완전히 방심했던 잭은 당신의 움직임을 따라가지 못한 채 방어조차 하지 못하고 당신에게 걷어차입니다.
우득, 갈비뼈가 부러지는 소리와 함께 잭은 마른 땅바닥을 뒹굽니다.
에덴은 잭에게 눈길을 주지 않고 이를 세워 시민을 공격하지만,
몇 초 뒤 달려든 잭에 의해 저지됩니다.
여기저기서 비명이 울리고, 내동댕이치고, 엉겨 붙어 목을 조르고, 끔찍한 파열음이 들리는…….
그 모습은 완전히 아수라장이었습니다. 이성 판정 1/1D3
에덴:
SAN Roll
기준치:64/32/12
굴림:50
판정결과:보통 성공
1의 이성이 감소합니다.
잭:(어느새 다가와 화면을 꺼버린다.)
두 사람 사이에는 적막이 흐릅니다.
에덴:...잭.
잭:... ... 임무가 끝나고 얘기하자.
얘기했듯이 생존자들은 무사히 헬기에 태워 보냈어. ... ... 솔직히 말하면 부상자가 조금 있긴 했지만, 생명에 지장이 있는 건 아니야.
에덴:정말로 없어? 정말, 단 한 명도?
잭:없어. 이건 확실히 말할 수 있어.
에덴:그렇다면... 왜 숨겼어?
잭:... ... 거짓말 한 건 미안해.
에덴:...빨리 임무를 끝내고 돌아가야겠어.
나의 처분이든 근신이든 뭐든... 시민들에게 들킨 것은 물론이고 상해까지 입혔으니 어떻게든 해야지.
잭:그건... ... 그래. (어깨를 툭툭 두드린다.) 구석에서 개폐버튼을 찾았어. 어서 내려가보자.
에덴:...응. (별 말 없이 고개를 끄덕이곤 모니터를 바라보다가 결국 그렇게 자리를 떴다.)
닫혀 있던 문을 열면, 두 사람은 정확한 신호의 출처를 파악합니다.
신호는 지하 4층 제약 연구실에서 나오고 있었습니다.
문을 열면 황량한 연구실의 내부 풍경이 한눈에 들어옵니다.
한 남자가 테이블 위에 엎어져있습니다. 대부분이 정리된 지금 볼 수 있는 건 많지 않네요.
[엎어진 남자/테이블/벽면의 서랍] 이 눈에 띕니다.
에덴:저기요...? (여기까지 왔는데 혹시 죽어있는 건가 하는 섬찟한 생각이 들었다. 숨을 삼키고 엎어진 남자에게 다가가, 그의 어깨를 가볍게 흔들었다.)
잭:이 사람... 몇 시간 전에 이미 죽은 것 같은데.
새하얀 가운을 입은 남자는 4~50대로 보입니다.
그의 말대로 몇 시간 전에 이미 숨이 끊어진 것 같습니다.
손에 들린 핸드폰에는 구조신호를 보냈던 흔적이 있습니다.
에덴:늦은... 건가?
(이 사람은 뭐길래 왜 여기에서 여태 혼자 피신하지도 않고 있던 걸까. 혀로 피어싱을 가볍게 건드렸다.)
잭:(고개를 끄덕인다. 휴대폰을 들어 살핀다.) 안타깝게도... ... 괜히 왔, ... 에덴, 이것 좀 봐.
(휴대폰에 있던 메모장을 보인다.)

알파를 재우는 자장가


마력 1D6을 소모해 폭주한 알파형 크리쳐를 진정시킨다. 주문을 시전하기 전, 시전자가 차례대로 지능, 정신력 판정에 성공해야 한다. 시전자는 한 라운드에 하나의 특성치 판정만 가능하므로 총 두 번의 턴이 요구된다.

에덴:..? (잭의 부름에 그에게 가까이 다가가 핸드폰을 바라보았다.)
잭:알파형 크리쳐는 뭐지. 처음 듣는데...
에덴:설마 여기... 크리쳐를 연구하던 건가?
잭:... 자료가 더 있을 거 같아. 찾아보자.
에덴:(고개를 끄덕이곤 남자가 엎어져 있는 테이블을 빠르게 훑었다.)
연구 일지를 정리한 종이가 늘어져 있습니다.

연구 일지


학회의 낯선 이는 자신이 외계에서 왔다고 주장했다. 그의 소지품 중 작은 금속 크리쳐의 암수 한 쌍을 손에 넣은 이후, 나는 다양한 연구를 할 수 있었다. 크리쳐의 무한한 재생 능력은 경이로웠으나, 핵이 제거되면 사망해버리는 단점이 있었다. 나는 이것을 보완할 방법을 찾기 위해 금속 크리처 핵의 중심 물질, C.V를 채취해 다양한 실험체에게 주입했다. 대부분이 견디지 못하고 흉하게 녹은 채 움직였으며, 핵이 제거되면 사망하는 성질은 유사했다. 종종 특수한 능력을 갖춘 채, 다른 녀석보다 지능 있는 개체가 나타나기도 했으나……. 이들도 역시, 핵의 제거와 동시에 죽음에 이르렀다.


그런데, 실험생물 5000마리 중 단 한 마리, 알파만이 원래의 모습을 유지하며 월등한 능력을 보였다. 알파에게서는 핵을 찾을 수 없었으며, 아주 작은 생체기관만 남아있어도 충분히 시간만 주어지면 신체를 재생해냈다. 그는 지구상에 존재하는 생물 중 가장 영생에 가깝다고 볼 수 있었다.


알파는 무리의 우두머리로 군림하던 녀석이었다. 나는 알파를 통해 실험체가 우수한 생물일수록 완전한 크리처 생성의 성공률이 높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러나 1년이 넘어갈 무렵,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 '그 사건'이 일어나버렸다. 실험실로 돌아왔을 땐 알파가 실험체 대다수를 학살한 후였다. 그건 그야말로 '폭주'였다. 알파가 자신의 동족을 알아보지 못하고 저능한 크리쳐처럼 공격을 감행한 것이다. 이후 문제를 알아보기 위해 연구를 하던 중, 알파는 숨을 거두었다. 사인은 과다출혈. 마지막에 있던 폭주 이후 알파는 평범한 실험생물로 돌아갔고, 평범하게 죽음을 맞이했다. 그 전조는 거의 없었다. 사망 후 재생 속도가 차츰차츰 느려지기 시작했던 것 외에는…….


부작용 없이 인간에게 C.V를 쓸 수 있다면, 국내의 군사력은 기하급수적으로 상승하겠지.

그 때, 당신은 생각해냅니다.
자신이 이전, '최강의 인류'라고 불리는 사람이었다는 것을요.
당신의 강함은 타의 추종을 불허했고, AOC에서도 당신의 공로를 인정해 특별한 포상 휴가를 지급했죠.
포상 휴가를 떠나기 전날, 상부에서는 당신을 호출했습니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높은 AOC의 건물 꼭대기까지 도달했던 것이 당신의 마지막 기억입니다.
...
당신은 C.V의 첫 실험체입니다. 이전의 기억이 머릿속을 스쳐 지나갑니다. 크리스마스를 보내던 나날,
학교에서 수업을 듣던 날이나, 지하철에서 창밖을 바라본 일, 바다를 보며 해안선을 따라 걷던 일,
전부 기억해냅니다.
자신의 손을 내려다봅니다. 당신은 이제 괴물이 아닙니다.
당신은, 사람으로 되돌아왔습니다. 이성 판정 (1/1D5)
에덴:
SAN Roll
기준치:63/31/12
굴림:43
판정결과:보통 성공
1의 이성이 감소합니다.
잭:(어디서 찾은 것인지 열쇠를 던졌다 받으며 네 곁으로 다가간다.) 뭔가 좀 찾았어?
에덴:너무.... ...대단한 걸 발견하고 말았어.
잭:(열쇠를 던져준다.) 자. 저 남자 주머니에 있었어.
나는 이것들좀 읽어보고 있을게.
에덴:아니, 읽어볼 필요 없어.
저기에 쓰여있는 내용은 딱 하나거든.
잭:(종이를 훑다가 시선을 올려 바라본다.) ... 하나?
에덴:...잭,
나는 사람이었어. 그리고, 나는 지금 사람이야.
잭:뭐? ... (묘한 표정이 된다.) ... 그게 무슨 말이야.
에덴:난 실험체로 쓰여 강제로 크리쳐가 되었던거야. 그리고... 이젠 그 기운이 떨어져 다시 평범하게 돌아온거고.
잭:그러니까... ... 뭐라고? (놀란 얼굴로 멍하니 너를 바라보다 연구 일지를 빠르게 훑는다.)
... 이런 미친 새끼들.
에덴:우습네. 죽어가면서 구조요청을 보내 내게 굳이 이 사실을 알렸다는 것이.
잭:... ... 그 열쇠 사옹처좀 알아봐 줘. 머릿속이 너무 어지러워서... ...
*사용처
에덴:...응, 쉬고 있어. (고개를 얕게 끄덕이곤 책상 서랍을 열어본다.)
빼곡한 서랍에는 다양한 연구 재료가 들어있습니다.
그중 한 칸은 잠겨 있네요
에덴:(설마 이건가? 열쇠를 한 번 자물쇠에 꽂아넣어 비튼다.)
열쇠가 꼭 맞아 들어가 쉽게 열립니다.
서랍 안에서 편지 꾸러미를 발견합니다. 눈에 띄는 것은 두 장의 편지입니다.

(1)


보내주신 새로운 C.V의 효과를 확인했습니다.

실패작은 늘 그렇듯 안전지대 밖으로 전부 폐기했습니다.

상급은 그나마 성공한 편이지만, 하급은 정말로 쓸 게 못 되는군요.

다음 달 중으로 인간을 대상으로 실험에 들어갈 예정입니다.

AOC에서 협조를 승낙했으니, C.V의 추가적 공급을 요청합니다.


해당 밀서는 확인 후 소각하십시오.





(2)


확인했습니다.

다만, 너무 위험한 게 아닌가 싶습니다.

요즘 들어 추가 공급 요청이 부쩍 늘었습니다.

이러다 도심지에 C.V가 유출되기라도 하면 얼마나 끔찍한 일이 일어날지….

부디 진행 속도를 늦춰주십시오.  

적당한 위기감을 조성해 민간인을 통제하는 정도로만 사용한다고 하셨잖습니까.

요즘은 연구 보고서도 거의 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에덴:...허.
편지는 서로 다른 글씨체로, 두 번째 편지는 반쯤 구겨져 있습니다.
작성자가 보내지 못하고 보관한 것 같네요. 날짜는 1년 반 전입니다.
요즘 같은 세상에 굳이 이메일이 아닌 손편지로 적은 이유가 무엇일까 했더니, 이건 명백한 밀서였습니다.
뭔가 이상하지 않나요?
시 전체를 폭파하겠다는 극단적인 선택,
여태껏 안전지대는 유지되며 한 번도 시 전체가 점령된 적 없었습니다.
시내에 지나치게 많은 크리쳐들.
당신에게 살려달라고 말하던 상급 크리쳐.
■ 지능 판정
에덴:
지능
기준치:75/37/15
굴림:79
판정결과:실패
4의 행운 감소 후, 성공으로 판정합니다!
그렇습니다.
인공적으로 크리쳐를 만드는 C.V라는 바이러스가 A시에 퍼져 시민들이 생체형 크리쳐로 변해버렸으며,
벙커 안에 숨어있던 사람들만이 공기 중에 퍼진 바이러스를 피할 수 있었던 것입니다.
당신이 여태 죽인 생체형 크리쳐는 총 몇 마리, 아니, 몇 명인가요? 이성 판정 1/1D3
에덴:
SAN Roll
기준치:62/31/12
굴림:31
판정결과:어려운 성공
1의 이성이 감소합니다.
C.V에 노출된 사람은 크리쳐가 됩니다. 그 기간은 당신으로서 짐작할 수 없지만,
그렇다면,
3일 이상 노출되었던 잭은?
잭의 뺨은 상기되어 있습니다.
이마에 감겨있던 붕대가 느슨하게 내려옵니다.
머리의 상처는 어느덧 사라졌습니다.
아니, 오히려 잭의 컨디션은 한결 좋아 보이기까지 합니다.
잭:... ... 에덴?
컨디션과 대조적으로 잭의 얼굴 위로 다양한 표정이 교차합니다.
변화에 대해서 가장 잘 아는 쪽은, 몸의 주인인 잭일 게 뻔합니다.
대충 짐작할 수 있습니다. 당신의 다음으로 '최강의 인류'라고 불리는 그는,
어차피 언젠가 당신처럼 크리쳐로 개조당할 예정이었겠죠.
단순히 그 시기가 이번 사건을 계기로 앞당겨진 것 뿐이고요.
잭은 크리쳐가 되었으며, 에덴은 인간으로 되돌아갑니다.    
이성 판정 1/1D5
에덴:
SAN Roll
기준치:61/30/12
굴림:93
판정결과:실패
...이럴 순 없어.. 3
3의 이성이 감소합니다.
어느 순간, 잭의 눈에서 빛이 꺼집니다.
아주 찰나의 순간이었습니다.
당신이 느리고 무거운 몸에 채 적응하기도 전, 잭이 에덴의 가슴팍을 걷어찹니다.
당신은 대응할 틈도 없이 잭에게 휘둘려 벽에 머리를 박고 바닥으로 미끄러집니다.
다시 한번 허공으로 들어 올려진 당신의 눈에,
아무런 감정도 없이 당신을 내려다보며 목을 조르는 잭의 얼굴이 비칩니다.
에덴:큭...! 아...
HP -1.
잭:... ... (서서히 목을 쥔 손에 힘이 들어간다.)
에덴:(잭은 항상 이런 기분이었을까, 아주... ...더럽기 짝이 없다.)
잭:(순간 깜빡인 눈에 빛이 돌아온다.) ... 아.
이내, 잭은 당신을 내동댕이칩니다.
강한 충격과 함께 당신의 시야와 보이는 모든 것들이 흔들립니다.
머릿속 내내 이명이 들리며 에덴의 코에서부터 혈액이 흘러내립니다.
갑작스러운 상황에 어지러운 머리를 흔들고 다시 잭의 모습을 눈으로 좇으면…….
그는 보이지 않습니다.
에덴:....잭? (코피는 대체 몇 년만에 터트려본 것인지. 어질어질한 시야 속에서 그를 찾으려 눈을 돌리며 코를 대충 손등으로 훑었다.)
위에서부터 쿵, 쿵, 쿵, 하고 규칙적으로 묵직한 소리가 울려 퍼집니다.
계단을 타고 올라가며 손에 잡히는 것과 벽을 전부 파괴하고 부수고 있군요.
에덴:잭, 이 미친 불도저야. 이러다가 여기 나가기도 전에 건물이 무너지겠다. (고통에 큰 소리를 내지도 못하고 웅얼거리듯이 말하며 그의 흔적을 따라 올라갔다.)
후들거리는 다리는 옥상으로 향하는 도중 몇 번이고 풀려버립니다.
멈출 기미가 없는 코피를 닦아내며 그제야 당신은 깨닫습니다.
인간의 몸은 너무 유약하고, 부드러우며, 한 번뿐인 삶은 부족하다는 사실을요.
벽과 계단은 강한 힘을 싣고 내리친 주먹과 발길질로 움푹 팬 채 부스러기를 흘리고 있습니다.
위로, 위로, 더 위로.
잭의 빠른 발을 따라잡지 못한 당신은 한참 뒤에서야 옥상에 도착합니다.
잠겨있던 옥상의 철문은 억지로 열린 것인지,
단순히 그 너머로 가겠다는 의지 하나에 의해 흉한 형태로 휘어져 있었습니다.
불안한 마음으로 너덜너덜한 문짝을 걷어내면,
잭이 있습니다.
그는 불완전했던 정신을 어느 정도 추스른 것처럼 보입니다.
주먹을 감싸고 있던 장갑은 그 힘을 이기지 못해 너덜너덜하게 찢어져 있습니다.
이 순간이 영원할 것처럼 눈이 쏟아지고, 하늘은 새카맣지만,
여전히 새파랗게 밝은 건물의 빛을 등지고 선 잭의 표정은 보이지 않습니다.
에덴:야아, 공주님. 내가 당신을 데리러 탑을 올라왔답니다. (여전히 코피는 줄줄 흐르고 고통에 얼굴이 펴지진 않지만 입꼬리를 씩 올려보였다.)
잭:... 에덴... ... 왜 쫓아온 거야. 어서 도망쳐.
에덴:내가 왜 도망쳐야해? 건방지게.
잭:이번엔 정말 너를 죽일 지도 몰라.
에덴:그게 아니지, 잭.
이번엔 내가 널 죽일 차례인거야.
잭:... ...
그는 모든 사실을 알고도, 언제나와 같이 당신의 어깨를 두드려 주었죠.
의미를 알 순 없지만, 분명 제 딴에는 위로라고 했던 행동일 겁니다. 하지만,
전부 위선입니다.
잭은 당신이 아니기에 할 수 있는 위로였을 거예요.
그런데도 아이러니하게 지금, 그를 이해할 수 있는 사람은 에덴뿐입니다.
잭:... 나를 죽일 거야? 하긴, 통제할 수 없이 강한 크리쳐는 위험요소일 뿐이지...
에덴:워, 예전의 날 까는거야?
잭:예전처럼 이렇게 장난 주고받을 때가 아니야. ... (더 무를 곳이 없었지만 조금씩, 네게서 더 멀어지려 뒷걸음질을 친다.)
에덴:무슨 소릴 하는거야? 예전이랑 달라진 게 없는데.
크리쳐 하나와 최강의 인간 하나. 봐봐, 평소와 똑같잖아.
...아니면, 내가 너보다 약해서 널 제압할 수 없을 거라는 둥의 소리를 하고 싶은거야? 그건 진짜 건방진데.
잭:빨리, 도망치지 않으면... (그 때, 상대를 바라보던 눈에 빛이 꺼진다. 불시에 달려들었다.)
두 사람의 전투가 시작됩니다.
토뿌 (GM):전투는 coc의 전투룰을 사용합니다.
잭-에덴 순서로 전투가 진행됩니다!
잭:(사용법은 잊어버린 총을 내던져두고, 잠시 주춤거리는가 싶더니, 손톱을 세우고 달려든다.)
저항으로 인한 패널티가 발생합니다. -1의 주사위로 판정합니다!
잭:
비무장
기준치:60/30/12
굴림:486234
+2:보통 성공
+1:보통 성공
  0:보통 성공
-1:실패
-2:실패
피해:5
잭의 공격이 빗나갑니다. 에덴의 순서입니다.
에덴:여기에 들려서 한 가지 다행인 점은 있네. (아까 읽었던 종이를 떠올렸다. 이곳이 실험을 진행한 곳이라 모든 것이 사실이라면,)
(그를 위한 자장가를 불러주자.)
알파를 위한 자장가를 시전합니다. 지능 판정.
에덴:
지능
기준치:75/37/15
굴림:2
판정결과:극단적 성공
성공합니다. 잭의 순서입니다.
잭:(또 한 번 주춤한다. 혼란스러운 낯빛으로 상대를 바라보다, 이내 본능이 앞서 달려들었다.)
패널티가 발생합니다. -1의 주사위로 판정합니다.
잭:
대 크리쳐 살상탄
기준치:90/45/18
굴림:323941
+2:어려운 성공
+1:어려운 성공
  0:어려운 성공
-1:어려운 성공
-2:어려운 성공
피해:10
비무장
기준치:60/30/12
굴림:822411
+2:극단적 성공
+1:어려운 성공
  0:실패
-1:실패
-2:실패
피해:2
저항에 의한 것일까요, 공격이 또 한 번 빗나갑니다.
에덴의 순서입니다.
에덴:(그래도 이 방법을 알게 되어서 참 다행이다 싶었다. 더 이상 피를 튀겨가며 애써 진정시키지 않아도 되니.)
(그런 생각을 하며 그를 위한 자장가를 이었다.)
정신력 판정.
에덴:
정신
기준치:65/32/13
굴림:1
판정결과:대성공
1d6의 마력이 감소합니다.
에덴:2
2의 마력이 감소합니다.
전투가 종료됩니다.
눈에 빛이 돌아온 잭이 에덴의 품으로 쓰러집니다.
잭:... ... (힘없이 웃는다.) 걱정이 무색하게 됐네...
에덴:난 최강의 인간이잖아. 뭘 걱정한거야? (웃으며 잭의 이마를 가볍게 쓸어 올려준다.)
잭:다쳤잖아. (손길에도 얌전하다.) ... 나 때문에...
에덴:그렇게 따지면 내가 널 다치게 한 것이 먼전데?
잭:그건, ... ... 괜찮아. 내가 널 다치게 한 게 중요해.
에덴:...어우, 그런 말을 직접적으로 들으니 조금 낯간지러운데.
너 정말 나한테 반한건 아니지? (장난스럽게 말하며 키득였다.)
잭:... ... ... 자꾸 그런 거 물어볼래?
에덴:설마 진짜인거야? (과장되게 놀란 낯으로 내려보았다. 누가 봐도 놀리는 눈치였다.)
잭:... 아냐. (떨어져 자리에 주저앉는다. 다리에 힘이 풀렸다.)
에덴:어어, 괜찮아? 우리 이제 헬기 타러 가야지.
잭:돌아가려고?
에덴:터지는 도시 안에 그대로 있을 수는 없잖아. 자, 손! (그를 향해 손을 뻗어보였다.)
아, 물론 돌아간다는 것이 이 일을 얌전히 받아 들인다는 뜻은 아니야.
최강의 인간을 적으로 돌릴 일을 벌였으니 그에 맞는 짓을 해줘야지.
잭:... ... 어떻게 할 셈이야? (손을 붙잡고 몸을 일으킨다. 그리고 제 손을 내려다 보았다. 손에 잡히는 모든 것을 부쉈던 손이다. 멀쩡한 것이 어색했다. 현실을 피하려는 것처럼 네게로 시선을 돌린다.)
에덴:어떻게 해줄까? 바라는 거라도 있어?
잭:(짧게 웃는다.) 네가 하고 싶은 대로 해. 나는 묵묵히 따를 테니까.
에덴:좋아, 앞으로 꽤 바빠질거야. 이미 뭘 할지 어느 정도 구상했거든. (짓궂은 얼굴로 씩 웃었다가 일어난 그를 바라보았다.)
그러고보니 크리쳐가 된 소감은 어때?
잭:그냥... ... 어색해. 혼란스럽고. 네가 있으니 크게 걱정은 안 되지만, 그래도.
에덴:흠... 좋아, 그럼 일단 바닥에 한 쪽 무릎을 꿇고 앉아봐.
잭:... (의심의 눈빛이 스친다.)
에덴:아, 빨리빨리!
나 못 믿어?
잭:지금은, 조금... (솔직히 대답하며 한 쪽 무릎을 꿇고 앉는다.)
에덴:너무 솔직한걸~ (투덜거리듯 말하고선 그의 뒤로 가, 목에 팔을 두르고 올라탄다.)
아가씨는 몸이 아프니 헬기장까지 안전하게 모셔다줘, 세바스찬.
잭:(픽 웃는다. 늘 제 앞에서 당당하게 전장을 휩쓸었던 그 거대한 사람이 이렇게나 가볍다.) 그래, 공주님.
잭은 당신을 업고 옥상에서 뛰어내립니다.
차가운 바람이 뺨을 때리고, 두 사람의 시선이 교차합니다.
야경이 빠르게 스쳐 지나가며 푸른 빛이 일직선을 그립니다.
내리던 눈이 멎으면, 도시를 잠식한 어둠이 걷혀갑니다.
밝아오는 새벽하늘 너머로 다가오는 헬기가 보입니다.
가볍게 바닥에 착지한 잭과 에덴의 머리카락이 허공에 감겼다 내려앉습니다.
-
헬기에 올라탄 두 사람은 운전사의 무전으로 약간의 잔소리를 듣습니다.
폭발에 휘말리면 어떻게 하려고 했는지,
몇 번의 꾸지람이 이어진 뒤에서야 헬기는 A시의 밖으로 벗어납니다.
야경이 아름다웠던 도시는 헬기가 완전히 벗어난 뒤에서야 폭발과 함께 불길에 휩싸입니다.
창문 너머의 붉은 빛이 에덴과 잭의 얼굴에 내려앉습니다.
… …
탕!
검은색 의자에 앉아있던 마지막 사람이 뒤로 넘어가며, 회의실 내부는 혈향과 살덩어리로 채워졌습니다.
코를 찌르는 냄새에 미간을 좁히며 밖으로 나가면 총을 느슨하게 든 잭이 당신을 맞이합니다.
잭:이쪽 정리는 끝냈어.
복도 너머에서부터 잭이 있는 곳까지, 길게 핏자국이 이어집니다.
이걸로 당신과 잭의 복수는 종료되었지만…….
뒤이어 찾아올 혼란은 아무것도 모르는 안전지대 시민들의 몫이겠죠.
창밖, 검은 어둠 위로 새파란 야경이 번집니다.
목줄이 사라진 목은 허전할지언정 춥지 않습니다.
두 사람은 가볍게 손을 맞잡습니다. 그렇게 혼돈에 빠진 세상을 뒤로하고,
앞으로, 또 앞으로.
ED 2. 클리셰 SF 세계관의 인간도 새로운 시작을 하고 싶어!
에덴, 잭 생환. 에덴과 잭은 안전지대를 벗어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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